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붕어만세 Jul 25. 2024

관포지교 |管鮑之交

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춘추 전국 시대의 다섯 패자를 꼽을 때 항상 들어가는 인물이 제나라의 왕 제환공입니다. 제환공이 즉위한 뒤 제나라의 국력은 가파르게 상승했는데, 이 성장을 이끌어낸 두 명의 뛰어난 신하가 바로 관중(管)과 포숙(鮑)이었습니다.


관중은 큰 벼슬을 얻기 전, 가난에 불운까지 겹쳐 종종 어려움을 겪곤 했습니다. 포숙은 그때마다 물심양면으로 관중을 도왔죠. 훗날, 제환공에게 관중을 추천한 것도 포숙이었습니다. 관중은 '나를 낳아주신 것은 부모님이지만, 알아주는 것은 포숙'이라 말하며 깊은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고, 후세의 사람들은 두 재상의 돈독한 우정을 관포지교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술 한잔에 안주 하나는 국룰이야.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관중은 자신이 모시는 공자 규를 왕으로 올리기 위해, 포숙이 모시는 공자 소백을 죽이려 했습니다. 관중이 쏜 활에 소백이 피를 토하자, 소백의 죽음을 확신한 관중은 공자 규에게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화살은 소백의 허리띠에 맞았고 소백은 급히 입술을 깨물어 관중을 속인 것이었습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공자 소백은 서둘러 왕위에 올라 제환공이 됩니다.


왕이 된 제환공의 첫 번째 명은 당장 관중부터 잡아 죽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포숙은 ‘제나라 하나만을 다스리려면 자신만으로 충분하지만, 천하를 얻으려면 관중이 필요하다' 며 오히려 관중을 재상으로 추천합니다.


관중은 저승에 한쪽발을 디뎠다가 내려왔으나 '벼슬이 너무 낮아서 일을 못하겠다 ‘, ‘내가 돈이 없어서 일을 못하겠다.’, ‘왕이 체면을 좀 살려 줘야 뭘 좀 해보겠다.’ 며 당치도 않은 요구를 거리낌 없이 했고, 제환공은 그때마다 관중의 요구를 들어주었습니다. 그러자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한 관중은 각종 개혁책을 연이어 쏟아내 제나라를 강국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제나라는 연나라, 노나라, 위나라의 어려움을 돕고, 이민족의 침입을 물리치며, 급부상하던 초나라를 압박해 천자에게 조공을 바치게 했습니다. 그 덕에 제환공은 역시 즉위 7년 만에 패자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뛰어난 업적에도 불구하고 관중은 그다지 인품이 좋은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재물 밝히고 여자 좋아하고 사치를 누리는 사람이었습니다. 반면, 포숙은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다.‘는 말을 들을 만큼 청렴하고 강직한 사람이었습니다. 날카로운 현실 감각을 가진 유들유들한 재상과 이상적인 정치를 꿈꾸는 청렴한 재상은 서로의 장단점을 잘 보완하며 정치의 균형을 잡았고, 제나라는 나날이 강성해져 확고한 패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걘 사람이 너무 꼬장꼬장해요.




덧) 鮑(절인물고기:포)의 소전체를 못 찾아서, 각각 魚(물고기:어)와 包(감싸다:포)를 합쳐서 만들었습니다. 실제로는 저렇게 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FIN.



이전 01화 지록위마 | 指鹿爲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