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국경을 맞댄 오나라와 월나라는 툭하면 싸움을 벌였습니다. 당연히 두 나라 사람들도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고 싸웠지요. 어쩌다 한 배(同舟)를 타게 된 오(吳)나라 사람과 월(越)나라 사람은 매우 난처합니다. 평소처럼 싸우자니 배가 뒤집힐 것 같고, 얌전히 협력하자니 서로 싫어 죽겠거든요.
오월동주는 이렇게 사이가 안 좋은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을 말합니다. 혹은 곧 다시 싸울 것이 뻔하지만, 당장의 이익을 위해 잠시 협력하는 상황에도 사용합니다.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오나라는 국상을 치르고 있는 월나라에 쳐들어갔습니다. 국상 중에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라 월나라 사람들은 크게 분개했고, 치열하게 싸운 끝에 오나라에 대승을 거뒀습니다. 얼마나 매섭게 몰아쳤는지, 침공한 오나라 왕 합려가 창에 맞을 정도였습니다. 오나라는 급히 후퇴했지만 합려는 부상이 악화되어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2년 뒤, 이번에는 월나라가 오나라를 쳐들어갔으나, 오히려 단단히 준비하고 있던 오나라에게 크게 패하고 말았습니다. 항복한 월나라 왕 구천은 오나라로 끌려가 모진 수모를 당했고, 월나라 사람들은 이 치욕을 잊지 못했습니다. 왕을 아버지처럼 여기던 시절이라, 월나라 사람들의 울분은 상당했을 겁니다.
기원전 487년, 어렵게 풀려난 월나라 왕 구천은 오직 복수만을 생각하며 나라의 힘을 기르는데 전념했습니다. 10여 년 뒤, 오나라가 이웃 나라들과 전쟁을 거듭하며 휘청이기 시작하자,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월나라는 거듭해서 오나라를 쳤고 기원전 473년, 기어이 오나라를 멸망시켜 버렸습니다.
이렇게 두 나라가 오랜 세월을 다투자, 두 나라 사람들도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댔습니다. 전국시대의 수많은 나라들이 서로 죽자고 싸웠지만, 유난히 사이가 안 좋은 두 나라를 꼽을 때 오나라와 월나라를 꼽는 이유입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