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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붕어만세 Sep 05. 2024

분서갱유 | 焚書坑儒

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책을 불사르고(焚書) 유학자들을 파묻다(坑儒). 통일 전쟁을 시작하고 불과 10년 만에 전국을 통일한 진시황은 다양한 사상들이 통일 제국을 통치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일부의 실용적인 책을 제외한 모든 책을 빼앗아 불태워 버렸는데, 책(書)을 불태웠다고(焚)해서 분서라고 합니다.


분서가 있고 얼마 뒤, 진시황은 불로초를 찾겠다는 서복에게 현혹되어 큰 망신을 샀습니다. 유학자들은 진시황이 책들을 불태우고 철학을 멀리해서 서복처럼 간악한 자를 알아보지 못한 탓이라고 비난했고, 진시황은 자신을 비난하는 유학자(儒)들을 모두 산 채로 매장(坑)해 버렸습니다. 이를 갱유라고 합니다.


저것들 이름 싹 적어와. 공정하게 다 죽여야겠다.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전국시대의 통치 제도인 봉건제는 신하에게 땅을 떼주고 알아서 다스리게 하는 제도입니다. 진나라가 새로 도입한 군현제는 모든 고을을 중앙 관리가 다스리는 제도구요. 당연히 지방의 세력가들은 군현제를 반대했습니다. 그러자 오래된 제도와 사상들이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방해한다고 여긴 진시황은 의학, 농사, 기술 서적을 제외한 모든 책들을 불태워 버리라는 명을 내렸습니다.


논점에서 완전히 벗어난 해결 방법이었습니다만, 명령은 가차 없이 실행되었습니다. 박사관에서 소장한 일부의 책들만 남기고 민간의 책들을 모두 빼앗았는데, 특히 다른 나라의 역사서와 제자백가의 사상서들을 집요하게 찾아 불태웠습니다. 훗날, 학자들이 기억에 의지해 책을 복원했지만 기억이라는 게 원래 믿을만한 게 아니라… 여담으로, 이때 불탄 책을 복원하고 설명 붙이는 학문이 훈고학입니다.


분서가 있고 약 1년 뒤, 서복이 불로초를 찾아온다며 웅장한 스케일로 나랏돈을 해 먹고 튀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도 불로불사는 허황된 이야기라 많은 유학자들이 진시황을 비난했는데, 옛 지식과 사상을 모두 불사르니 서복 같은 이들에게 현혹되는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잖아도 민망한데 정곡을 찔린 진시황은 화풀이에 가까운 악수를 두었고, 그 결과 무려 460여 명의 유학자들이 바른말한 죄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국 통일을 비롯해 이루어낸 업적이 적지 않음에도, 진시황이 폭군의 대명사가 된 이유입니다.



덧 1)

서복은 남의 나라의 명승지인 정방폭포에 "나 왔다 갔다"고 개인 메세지를 새겼다는 그놈이 맞습니다. =_=a



너는 뭐 술 먹으려고 왕이 됐냐? 차라리 쏘주 회사를 차려.




가만 보니까, 진짜 잘 타게 생긴 글자였네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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