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가혹(苛)한 정치(政)는 호랑이(虎)보다도 무섭다(猛).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태산을 넘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산 길을 지나는데, 한 여인의 서러운 곡 소리가 들렸습니다. 기이하게 여긴 공자는 제자인 자로를 보내 사연을 알아보게 했습니다.
자로가 곡 소리를 따라가 보니, 세 개의 무덤 앞에서 한 여인이 구슬피 울고 있었습니다. 자로는 이 무덤들은 무엇이며, 어떤 사연으로 울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여인이 말하길 무덤은 시아버지와 지아비, 아들의 무덤으로 모두 호환으로 목숨을 잃어 울고 있는 것이라 답했습니다. 자로는 안전한 성 안으로 집을 옮길 것을 권했습니다만, 여인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호랑이도 물론 무섭지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고 답했습니다.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노나라의 15대 왕 노환공에게는 네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세 아들은 훗날 삼환이라고 부르는 세력가로 자라났는데, 이들은 뇌물을 받아먹으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온 세상에 그 죄가 까발려져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안하무인으로 설치던 삼환은 21대 왕 노선공이 2살에 왕위에 오르자, 모든 실권을 틀어쥐고 나라의 곳간을 파먹기 시작합니다. 26대 왕 노정공이 즉위할 무렵, 삼환은 아예 나라 안에 자기들의 성벽을 따로 쌓아놓고, 왕 위에 앉아서 국정을 농락하고 있었습니다.
노정공이 공자를 재상으로 임명하자, 공자는 자로에게 군사를 주어 삼환이 쌓은 성벽을 허물고 무기를 몰수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삼환이 제나라를 업고 칼을 빼들자, 되려 공자가 실각하고 맙니다. 게다가 제나라 역시 공자가 노나라의 기강을 세우는 것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제나라는 삼환의 우두머리인 계손씨에게 미녀를 보냈고, 계손씨가 여색에 빠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어지러운 노나라의 국정은 더욱 문란해지고 맙니다.
공자가 여인의 서러운 울음 소리를 들은 것은 노나라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태산을 넘을 때의 일입니다. 여인의 사연이 실화인지, 우화인지는 모르겠으나 '가혹한 정치가 호랑이보다도 사납다'는 가르침만은 선명하게 잘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먼 훗날, 30대 왕 노목공이 삼환을 뿌리 뽑을 때까지, 삼환은 무려 280여 년간 나라를 안에서 파먹었고, 이로 인해 노나라는 크게 휘청이며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야 했습니다.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로도 많이 씁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