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뜬 밤

단상

by 불은돼지

# 고도를 기다리며


무언가를 기다리면 그리움이 깊어진다.

실체를 알고 싶지만 알 수 없다.

그래서 마냥 기다려 본다.

예상컨데 기다리다 끝나는 헛헛한 무언가 일테지만

그래도 몸을 기꺼이 움직여 본다.

바람부는 능선에 가슴을 풀어 놓고

귀를 기울여 책을 보고

그대와 아들의 눈을 들여다 본다.


# 대화


서울 출장길에 아주 오래된 친구와 점심 대신 커피를 한잔한다.

이 더운날 뜨아라니.... 미친.....

대화는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변형이다.

"사람 사는 것이 별반 다를 것이 있겠어?" 라는 당연함이 있다면 굳이 불러내서 커피를 마시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아이들 크는 이야기, 강남에 사는 수고스러움과 기저에 깔린 자부심과 앞으로의 걱정이 묻어 난다.

사람을 안다는 것은 같은 이야기라도 이렇게 다르게 읽힌다.


# 나들이


식탐이 없는 나는 왜 뚱뚱할까?

몸은 회계 장부 같은 것이라서 어쩌고 저쩌고..........

여튼 음식이 대한 흥미는 이 짧은 인생에서 최저점을 갱신하고 있지만

이 새우 만큼은 1년에 한번 먹어 주는 것이 좋다.

동해안 여행을 참칭했지만 해변을 한번도 거닐지 않고 죽자고 술만 먹었던 남자3명.

내년에도 같이 갈 수 있을지 없을지. 같이 할 수 있을때 잘 지내도록 해본다.

도화새우.jpg 도화새우(새우깡 봉지에 있는)와 꽃새우. 맛있다.

Tip. 주문진, 속초, 강릉쪽보다 묵호, 동해 쪽이 30% 정도 저렴합니다.


# 그리고 달뜬 밤


내방 창에 달이 걸리기만을 기다린다. 몇일의 저녁 동안 미인 속눈썹 같은 달부터 소원 들어주기에는 애매한

달까지 보았다.

기다린다는 것은 이렇게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우연에 기대는 운명은 가련하겠지만 비루하지 않게 살아 남겠다.

그리고 그 누구도 고도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우연이 세월에 나이테를 만들면 알수는 없어도 이야기는 될 수 있다.

달뜬밤.jpg 천제망원경 사세요. 달은 이뻐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