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눈이오름 : 오름에서 맞는 오르가슴
이번 제주도 여행 중 두모악에 있는 김영갑 갤러리에 들렀었다.
그곳에서 인상적이였던건 오름에 대한 작가의 무한 사랑이였고
특히 그 수많은 오름 중 작가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용눈이오름이였다.
그를 이곳으로 수천번 찾게 만든 매력은 무엇이였을까?
몇차례의 제주도 방문에도 한번도 가보지 못한 이곳을
이번 여행에서 비로소 가보게 되었다.
주차장에 도착하고서도 엄청난 폭염에
쉽사리 내리지 못하였다.
..
아무도 없는 주차장
..
한참을 음악을 들으며 멍하니 있다가
어느 모녀가 오름에 올라가는걸 보고는
힘든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생각과는 달리 완만한 오름길에 안심하며 최대한 속도를 줄인채 걸어 갔었고
주위 풍경은 잠시나마 폭염을 잊게 할 정도로 시원하고 좋았다.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땅에서도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지만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였다.
제주에는 눈만 돌려도 사방이 오름..오름투성(?)이였고
여기 경치 하나만큼은 정말이지 기가 막혔다.
다행히 바람은 계속 세차게 불어주었고
덕분에 풍차도 시원하게 돌고 있었다.
파란 하늘
흰구름
짙은 갈색의 땅
그리고 초록빛 풀과 나무
어느 하나 눈에 거슬리는 색이 없다.
타임 스택..
풍차 장노출..
그제서야 삼각대를 차에 놔두고 온걸 후회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욕심도 잠깐...
그냥 맘편하게 즐겨보기러 한다.
멋진 풍경을 앞에 두고도 사진 욕심을 내지 않는것...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가슴속 답답한 것들을
여기서 던져 버리기 시작한다.
일요일..
극성수기지만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
도로가에 차도 거의 없다.
모든것들이 폭염에 녹아버린 것 같았다.
덕분에 이 멋진 풍경을 독차지해 본다.
오늘 이곳, 이 시간, 이 풍경은
나만 가지고 있는거다.
하늘과 땅의 경계선에 서 계신던 분
방해 주기 싫어 뒷모습만 살짝 찍고는 돌아선다.
오름위에 다다를수록 용눈이의 매력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늘과 땅이 맞닿는 경계선
그 경계선에서 나오는 수천가지 곡선들
그리고 또 수만가지 곡선들
때론 여인의 잘룩한 허리 같이
때론 봉긋한 어머니 젖가슴 같이
다양한 곡선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눌러된다.
그리고
묘한 곡선의 매력에 점점 빠져 든다.
내 삶도 저 곡선 어디쯤엔가 있을것이다...
한참을 땡볕에 서서 곡선을 바라다 본다.
지금 나는 저기 어디쯤 서있나..
그렇게 용눈이오름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