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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노 Aug 21. 2015

여름 제주도 여행 Part 3

용눈이오름 : 오름에서 맞는 오르가슴

이번 제주도 여행 중 두모악에 있는 김영갑 갤러리에 들렀었다.

그곳에서 인상적이였던건 오름에 대한 작가의 무한 사랑이였고

특히 그 수많은 오름 중 작가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용눈이오름이였다.

그를 이곳으로 수천번 찾게 만든 매력은 무엇이였을까?

몇차례의 제주도 방문에도 한번도 가보지 못한 이곳을

이번 여행에서 비로소 가보게 되었다.


@용눈이오름

주차장에 도착하고서도 엄청난 폭염에

쉽사리 내리지 못하였다.

..

아무도 없는 주차장

..

한참을 음악을 들으며 멍하니 있다가

어느 모녀가 오름에 올라가는걸 보고는

힘든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용눈이오름

생각과는 달리 완만한 오름길에 안심하며 최대한 속도를 줄인채 걸어 갔었고

주위 풍경은 잠시나마 폭염을 잊게 할 정도로 시원하고 좋았다.

@용눈이오름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땅에서도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지만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였다.

@용눈이오름

제주에는 눈만 돌려도 사방이 오름..오름투성(?)이였고

여기 경치 하나만큼은 정말이지 기가 막혔다.

@용눈이오름

다행히 바람은 계속 세차게 불어주었고

덕분에 풍차도 시원하게 돌고 있었다.

@용눈이오름

파란 하늘

흰구름

짙은 갈색의 땅

그리고 초록빛 풀과 나무

어느 하나 눈에 거슬리는 색이 없다.

@용눈이오름

타임 스택..

풍차 장노출..

그제서야 삼각대를 차에 놔두고 온걸 후회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욕심도 잠깐...

그냥 맘편하게 즐겨보기러 한다.

멋진 풍경을 앞에 두고도 사진 욕심을 내지 않는것...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용눈이오름

가슴속 답답한 것들을

여기서 던져 버리기 시작한다.

@용눈이오름

일요일..

극성수기지만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

도로가에 차도 거의 없다.

모든것들이 폭염에 녹아버린 것 같았다.


덕분에 이 멋진 풍경을 독차지해 본다.


오늘 이곳, 이 시간, 이 풍경은

나만 가지고 있는거다.

@용눈이오름

하늘과 땅의 경계선에 서 계신던 분

방해 주기 싫어 뒷모습만 살짝 찍고는 돌아선다.

@용눈이오름

오름위에 다다를수록 용눈이의 매력이 보이기 시작한다.

@용눈이오름

하늘과 땅이 맞닿는 경계선

@용눈이오름

그 경계선에서 나오는 수천가지 곡선들

@용눈이오름

그리고 또 수만가지 곡선들

@용눈이오름

때론 여인의 잘룩한 허리 같이

@용눈이오름

때론 봉긋한 어머니 젖가슴 같이

@용눈이오름

다양한 곡선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눌러된다.

@용눈이오름

그리고

묘한 곡선의 매력에 점점 빠져 든다.

@용눈이오름

내 삶도 저 곡선 어디쯤엔가 있을것이다...

한참을 땡볕에 서서 곡선을 바라다 본다.

@용눈이오름

지금 나는 저기 어디쯤 서있나..


선이 부드럽고 볼륨이 풍만한 오름들은 늘 나를 유혹한다.

유혹에 빠진 나는 이곳을 떠날수 없다. 달밝은 밤에도, 폭설이 내려도, 초원으로 오름으로 내달린다.

그럴때면 나는 오르가슴을 느낀다. 행복감에 가쁜 숨을 쉬며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

그 절정의 기쁨을 느낄 때마다 나는 다짐한다.

죽는날까지 자연을 떠돌아다니리라. 홀로 초원에 묻혀 살아가리라.

끼닛거리가 없으면 없는대로,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살아가리라.

모두를 망각하고 초원으로 바다로 흘러 가리라.


오름에서 맞는 오르가슴 中 - 김영갑

@용눈이오름

그렇게 용눈이오름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To be continued


여름 제주도 여행 Part1

길 떠나다


여름 제주도 여행 Part2

백약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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