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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메이커 체크인 Aug 18. 2020

이태원에 새로 생긴 호텔에서 느낀점

몬드리안 호텔 투숙기


정확히 언제부터인진 잘 모르겠다.

 

청담동에 있던 노티드 도넛을 먹기 위해선 항상 줄을 서야했다. 최소 20분 정돈 기다려야 한다. 더 놀라운 것은 다른 지점 또한 마찬가지 라는 것이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늦으면 내가 원하는 맛은 품절이 되어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정말 어떤 사람은 오픈 하기 전부터 미리 대기타고(?!) 있다가 오픈 하자마자 먹고 싶은 맛을 쟁취해 낸다고도 한다. 솔직히 처음엔 '도넛을 저렇게 까지 먹는다고?' 라며 이해를 못했다:


귀엽게 생긴 스마일이 많은 인기를 끌기도 하는 도넛집


근데 어느날 이태원에 새로 호텔이 하나 생긴다고 한다. SNS 상으로 이미 유명인들은 오픈 전부터 한 번씩 다녀와 이슈가 되기도 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 호텔의 객실 영업이 8월1일에 한다고 한다.


나 또한 대기타고 있다가 객실 예약이 풀리자마자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해버린다. 그리고 호텔이 정식으로 오픈하자마자 체크인 하러 뛰어간다. 주차를 하고 난 뒤, 지금 난 몬드리안 호텔 입구에 서있다.


각자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이렇게 되는 듯 하다.

얼리어답터처럼 누구보다 빠르게 이용해보겠다는 생각도 조금은 있었지만 그것보단 그냥 호텔을 좋아하는 나머지 나도 모르게 '홀린 듯' 가버렸다. 8월1일에 오픈한 호텔을 8월1일에 가기로 한다.


이젠 그 노티드도넛을 먹겠다고 오픈전부터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 2000% 이해한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에 홀렸을 뿐이다.



몬드리안 호텔 투숙기 시.작




#엘리베이터


주차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린다.

체크인을 하러 가야하는데 1층인지 2층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같이 탄 다른 사람이 잘 해결해 주겠지 싶었는데 이런.... 그분도 내가 해결해주길 바라는 눈치이다.


심지어 눈이 마주쳤다. 큰일이다. 눈치게임이 시작되었다. 뻘쭘하다. 차에 짐을 두고온 척 하며 내릴까 싶었다.


우리가 햇갈렸던 이유는 '로비'와 '리셉션' 사이에 혼선이 와서 였다.


어디로 가야~하죠~ 아저씨~ <김연우 -이별택시 중->


솔직하게 말하면 난 저 두 단어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지 못했다. 그저 어영부영 느낌만 알 뿐.

호텔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호텔을 돌아다니며 리뷰하는 사람으로써 부끄러웠다.


왜 이 차이를 몰랐을까.


항상 호텔에 가면 '로비=체크인' 하는 곳 이란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해외여행을 갔을 땐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했던 기억도 어렴풋이 난다. 혼란스럽다.

아마 나를 비롯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당연히 로비에서 체크인하는거 아니야?' 라고 하실 수 있다.


이렇게 계속 생각만 하다간 엘리베이터는 내일까지 움직이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엘리베이터 안에 붙어있는 층별 안내에 따라 로비가 적혀있는 1층으로 가보자.


눈치게임에서 밀린 난 자신있는 척 하며 '1층'을 당당하게 누른다.




#1층


눈치게임을 함께 했던 모르는 투숙객과 1층에 당당히 내렸다. 아... 이런.


예상대로다.

이 곳의 로비는 체크인을 하는 곳이 없다.


리셉션이라고 써져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 놀랍게도 나를 비롯한 다른 손님들도 어디로 가야하는지

헤매는 모습을 종종 목격했다.


사실 리셉션이 정확한 표현방식이긴 하다.

 

re·cep·tion :
1.(호텔 등의) 접수처 / 2.리셉션, 환영 연회 / 3.(어떠한) 환영


이번 일을 계기로 로비와 리셉션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안내표에 'CHECK IN HERE' 라는 문구 한 줄만 써놨어도 투숙객들이 체크인하러 어디로 가야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뭐 이미 지난 일이다.

이왕 이렇게 된거 1층부터 둘러보자.


1층에 도착하자마자 상당히 눈에 띄는 것이 몇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1층 한가운데에 있는 이 에스컬레이터이다.


화려한 에스컬레이터


처음부터 여기에 에스컬레이터가 있는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몬드리안 호텔은 이전에 캐피탈 호텔이었다. 이 호텔을 리모델링하고 새롭게 탄생시키는 과정 중에 이 에스컬레이터가 탄생했다고 한다. 심지어 바라보는 각도마다 컬러가 달리 보이는 디자인 덕에 이 에스컬레이터는 몬드리안 호텔의 척추 역할을 하는 듯 한 느낌이다.


어쩌면 이 호텔의 상징이 될 수도 있겠다.

에스컬레이터 자체만으로 상징물이 되는 듯한 인상을 받은 것은 파리의 핫한 미술관인 '퐁피두 아트센터' 이후로 처음이다.


(좌) 몬드리안 호텔 / (우)퐁피투아트센터 -> (사진출처 : 클룩)


흔히 접할 수 없는 광경에 저절로 카메라를 꺼내들게 된다.

다시 봐도 '예쁘다'는 말 말곤 할 수 있는 표현이 없다.


몬드리안 호텔 에스컬레이터


갑자기 궁금해졌다.

에스컬레이터에 왜 이렇게 힘을 줬을까?


사실 이 에스컬레이터는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몬드리안 호텔의 하이라이트는 지하에 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지 살펴보자.


몬드리안 호텔 이전 (구)캐피탈 호텔 시절엔 정말 건물에 '호텔' 만 있었다.

쉽게 생각하면 호텔에 외부 브랜드는 입점이 되어있지 않고 오직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자사 브랜드만 있는 경우를 뜻한다. 대부분의 호텔이 이런 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예전의 방식을 탈피하고 독특한 형태로 운영이 되는 곳들이 있다.

압구정역과 이어져 있는 안다즈 강남과 홍대에 세워진 라이즈오토그래프를 보면 재밌는 형태이다. 안다즈 강남부터 살펴보면 지하 1층엔 오복수산을 비롯한 다양한 F&B 브랜드들이 입점되어 있다. 그리고 지상1층엔 블루보틀까지.


사람들이 사이에서 '괜찮다' 싶은 브랜드들을 입점시켜놔서 투숙객들이 아닌 사람들도 마음 편하게 들낙 거릴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라이즈오토그래프는 한 발 더 나아갔다.

홍대의 특유의 '예술적 영감'과 '힙함'을 중요시 여기는 이들은 호텔 1층엔 '타르틴 베이커리'를 입점 시켜놓고 패션 편집숍 웍스아웃을 호텔과 이어버린다. 그리고 지하엔 아리리오 갤러리까지.


그래서 투숙객이 아닌 사람들도 서슴없이 출입을 하며 이 공간은 항상 북적이는 즉,

'활기가 넘치는' 공간이 되었다.


(좌) 안다즈 호텔 1층 / (우) 라이즈 호텔 1층


이젠 호텔만 단독으로 운영하기엔 값 비싼 땅값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며, 객실 장사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Retail 과 Hotel이 하나로 합쳐지는 추세이다.


오히려 투숙객 입장에서는 호텔을 이용하면서 더 다양한 시설들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 할 수 있게 되어서 좋고, 호텔 입장에선 부분적으로 임대사업까지 펼치는 격이 되며 투숙객이 아닌 사람마저 호텔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만든다. (이제 입점되어 있는 브랜드의 입장은 어떨지 궁금하다.)


아무튼 몬드리안 호텔 또한 이 흐름에 발맞춰 가고자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기존 캐피탈 호텔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고자 했는지 지하1층에 서점계에서 핫 이슈를 만들었던 '아크앤북', 안다는 사람은 모두 아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띵굴', 그리고 '태극당' 카페까지.


아크엔북 다운 책 큐레이션. 크.


아크앤북은 이 브랜드 하나만으로 장편의 글을 써내려갈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한남동에 있는 '사운즈한남' 안에 있는 서점인 '스틸북스'를 애정하는 만큼 아크앤북을 좋아하기도 한다. 역시 아크앤북 특유의 기획력 답게 호텔 안에 입점되어 있으니 센스있게 '호텔' 관련 서적을 큐레이션 해놓았다.


역시는 역시다.



(좌) 태극당 / (우) 띵굴마켓

카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태극당'은 모를 수가 없을 듯 하다. 흔하디 흔한 '스타벅스'가 입점하지 않고 아크앤북처럼 개성이 뚜렷한 브랜드가 들어와 있어서 더욱 반가웠다. 태극당의 커피를 호텔에서 즐길 수 있다니. 그저 행복할 뿐이다.


태극당 매장에서 고개를 돌리면 띵굴마켓이 있다. 여기 천천히 둘러보면 재밌는 곳이다. 마켓쪽엔 작지만 강한 부티크 브랜드들의 식료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전통주' 이다.


'아니 이런 술이 있었네?', '뭐야 전통주 왤케 이뻐?' 라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전통주를 구경하기 바빴다.

(결국 2병을 사들고 나왔다. 1병에 7천원짜리 2개..)


그리고 띵굴에선 다양한 소품들과 라이프스타일 굿즈들을 볼 수 있다. 문제는 하나같이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아이템들이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 투숙비용이 조금만 저렴했어도 여기서 뭔가를 구매했을 것이 분명하다. 특히 컵 같은 것들. 후 위험했다.


몬드리안 지하1층 띵굴


이 뿐만이 아니다.

패션샵과 랍스터바 그리고 일식집까지 꽤 다양한 시설들을 지하 1층에 입점 시켜놓았다.

이미 사람들에게 '힙' 하다고 소문난 브랜드들이 모두 모여 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이 부분에서 몬드리안 호텔은 이태원 지역에서 핫플레이스가 되고자 하는 포부가 돋보였다.


투숙객들과 더불어 나아가 일반 방문객까지 모두 잡겠다는 포부 말이다.


지하 1층에 입점되어 있는 브랜드들


문제는 호텔과 지하1층 사이의 접근성을 높여야 하기도 했고, 그럴라면 사람들이 1층으로 들어와서 지하로 내려가는 형태이거나, 건물 외부에서 지하1층으로 바로 들어가는 형태여야 한다.


그래서 이들이 내린 결론은 아예 1층공간은 '공용공간'으로 풀어 버리고 호텔 로비는 2층으로 올려버린다.


그리고 지하1층과 지상1층을 잇는 에스컬레이터를 신설하기로 한다.


몬드리안 호텔의 핵심인 에스컬레이터


그렇게 에스컬레이터가 탄생했다.

그것도 꽤나 멋지게.


이 정도 이유면 나라도 에스컬레이터에 힘을 잔뜩 주고 싶었을 듯 하다.


만약 독자분들께서 이 글을 읽고 난 후 몬드리안 호텔에 방문하게 된다면 더욱 재밌게 공간을 둘러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1층엔 합리적인 금액대인 펍 '아톤 브루어리'와 커피빈 카페가 들어와 있다. 게다가 이들이 어떻게 공간을 꾸며놓았는지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곳곳에 사진 스팟들도 있으니 곧 많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꼭 투숙이 아니더라도 편하게 올 수 있게 장치를 마련해놓은 몬드리안 호텔.


몬드리안 호텔 1층



이 부분이 몬드리안 호텔이 가진 핵심이자 하이라이트여서 객실을 먼저 리뷰하는 대신 부대시설 관련한 설명이 길었다.


이제 체크인 하러 2층으로 올라가보자.




#2층 : 로비 아니, 리셉션


1층과 지하를 열심히 구경하다보니 체크인 시간이 다가왔다.

이날이 객실 영업 한지 첫 날 이라 그런지 나를 비롯한 체크인 하려는 사람들이 더러 보였다.

하지만 기대했던 바완 달리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의아하기도 했었다.


2층 공간 또한 재밌게 설계 해놓았다.

보통 1층에 체크인/아웃 하는 프론트 데스크가 있고 그 주변엔 항상 호텔 다이닝 레스토랑이라던가 카페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대기하는 사람들의 공간이 여유롭지 못했다. 물론 규모가 남다른 호텔들에겐 해당사항이 없지만.


몬드리안 호텔은 이미 1층 공용공간에 모든 것을 풀어놨기에

2층 체크인/아웃 하는 공간이 여유로울 수 밖에 없다.


몬드리안 호텔 2층 리셉션(체크인하는 곳)


그리고 2층의 맨 끝쪽으로 가면 노트북으로 작업 혹은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다.

조용히 이 곳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차 한잔 마시면서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도 적당하다.


이번에는 다른 곳을 둘러보느라 이 곳에서 작업을 못해봤지만, 다음 번에 한 번 더 방문할 일이 생기면 꼭 이 곳에서 글을 쓰리라 다짐한다.


(정말 신기하게도 디자인이 잘 되어 있는 곳에선 작업도 뭔가 잘 되는 듯한 기분을 받곤 한다.)


2층 라운지



체크인을 하던 도중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너무 오픈하자마자 간 탓일까. 아쉽게도 수영장은 아직 출입이 불가했다. 당황스럽다.

사전에 안내가 없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이용가능하냐고 확인을 해보니 '당분간'은 준비중이라 이용이 불가하다 라는 답을 들었다.


만약 몬드리안 호텔에 8월 안에 가시는 분들께선 필히, 호텔측에 문의를 하시는 것을 권한다.


그래서 이 글을 쓰면서 기사를 검색해보니 실내수영장은 이번달 8일부터 오픈 한다고 하고

실외 수영장은 아직 미정인 상태라고 한다.

(8월11일자 기사 : http://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0/08/11/2020081100051.html)




#객실 : 수페리어 킹


갓 구워 나온 빵처럼 따끈따끈한 신상 호텔에서 하루라니.

이 객실은 아무도 쓰지 않은 '새 것' 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에 설레었다. 과연 이들의 객실은 어떨까. 객실키를 찍는다. 그리고 문고리를 아래로 힘껏 내린다. 드디어 문이 열린다.


어..? 음...


이게 나의 솔직한 리액션이었다. 객실 비용은 세금+조식포함 47만원(주말기준).

결코 저렴한 금액이 아니다. 객실의 크기는 '작다'고 느껴졌다. 아무래도 객실 비용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객실 크기만 가지고 호텔을 판단 할 순 없지만...


몬드리안 호텔 수페리어 킹 룸
몬드리안 호텔 수페리어 킹 룸


지난 5월에 다녀왔던 포시즌스 서울과 금액이 비슷비슷하고, 파라다이스시티 프리미어 디럭스룸과도 가격이 비슷한데 객실 크기 만큼은 확연한 차이가 난다.


호텔을 누구보다 많이 돌아다니는 내가 이렇게 느꼈을 정도면 다른 투숙객들은 더 '오잉?' 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건물을 무너트리고 완전하게 새로 지은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건물을 리모델링을 했으니

여러모로 제한되는 것들이 많았으리라 생각해본다.

그래도 '이 가격에 이 정도?' 라는 생각을 떨칠 수 가 없었다.

(현재는 객실 가격이 하향 조정 되어 있는 상태이다.)


사실 객실 예약을 할 때 스탠다드부터 프리미어룸까지 꼼꼼하게 살펴봤었다.

객실 구조, 객실 평수 모두 동일했다. 적어도 공식 홈페이지에 나온 것에 의하면. 그렇다면 차이는 딱 하나 뿐이다. 바로 객실 층수.


그리고 객실 등급이 한단계 씩 올라갈 수록 가격차이도 8만원에서 많게는 12만원까지 차이가 나버린다. 


차이는 뷰(층수) 뿐인데 말이다. 흠... 생각이 많아지는 순간이다. 새로운 경험한 걸로 위안 삼기로 했다.

이하 생략.


일단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객실을 관찰해보자.


몬드리안 호텔 객실


선릉역에 있는 크레센도 호텔도 아코르에서 관리하고 이번 몬드리안 호텔도 마찬가지이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디자인은 사실 선릉역에 있는 크레센도 호텔과 비슷하단 느낌을 받았다.

디자인만 놓고 봤을 때 크레센도 호텔의 상위 호환 버전인 듯 했다.


(좌) 몬드리안 호텔 / (우) 크렌센도 호텔 / 모두 아코르 그룹


이들의 디자인 센스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이들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특히 침대에 누웠을 때 파란색과 주황색의 조합은 기가막힌다. 색 조합이 너무 좋았다. 뿐만아니다. 전체적으로 브라운 계열의 색과 은은하게 포인트가 되는 골드를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객실이 '따뜻하다'.



모던하고 시크한 느낌보단 이렇게 아늑한 느낌 덕인지 더욱 편안하게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내 방이 이런 분위기었으면 어땠을 까 싶다.



그리고 아늑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두번째 이유가 있었다.


객실에서 포인트가 되는 부분들은 모두 딱딱한 직선이 아닌 아이폰의 모서리처럼 유려한 곡선으로 되어있다. 이 작은 디테일들이 모여 도시적이고 차가운 느낌을 걷어내고 부드럽고 심적부담이 덜하며 맘이 편해지는 효과가 있다.


특히 세면대쪽이 이 객실의 분위기를 잡는데 큰 공을 세웠다고 생각한다.

 

객실이 아늑하게 느껴지는 이유


객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면 가장 처음으로 맞이 하는 것도 세면대 이고 이목을 확 끌어당기는 것도 세면대 이다. 이 객실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고 있다.


모서리의 자연스러운 곡선처리와 나무 소재 그리고 은은한 간접등까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아늑하게 달래주며 반기는 듯 하다. 그래서 유독 내 핸드폰 갤러리에 세면대를 끼고 찍은 객실 사진이 많은가보다.


하지만 디자인적으로 아니, 시각적으로 탁월한 세면대에도 기능적인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객실이 상대적으로 넓지 않은 만큼 수납공간 또한 여유롭지 않다. 2인이 투숙을 하게 되는 경우 정말 필요한 물건 그리고 자주 들고 나가는 물건들은 객실 내에 풀어두기 마련이다.


특히 세면대 근처엔 호텔에서 제공하는 기본 어메니티와 개인이 챙기고 온 화장품 파우치, 로션 등을 올려두곤 한다.


세안도구는 항상 세안을 하면서 손 닿는 곳에 두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호텔 세면대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주변에 물건을 어느정도 올려놓을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다.


머큐어 앰버서도 홍대 세면대 옆 여유공간

 

몬드리안 호텔은 어땠을까?


세면대 자체가 가로로 길게 예쁘게 설치 되어 있다. 그래서 주변에 여유 공간이 부족하다. 즉 뭔갈 올려놓으면 자꾸 떨어트린다. 심지언 샤워를 하고 나와 머리를 수건으로 털면서 세면대 근처에 있는 뭔가를 집어서 사용할 경운 특히 더 부산스럽다.


이런 사용성을 놓치는 것은 디자인적으로 살짝 아쉽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세면대 주위에 요령껏 물건들을 잘 올려놓는다. 이 역시 기존의 건물을 기준으로 재활용하는 것이니 여러 제약들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관찰하다 보니 슬슬 목이 탄다. 물 좀 마시고 싶은데 미니바가 어디갔지?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객실에 저 파란색 가구(?!)가 뭔지 궁금했었다. 저건 대체 뭘까.

아무 생각없이 문을 열어본다. 와우. 미니바였다.


짜자잔 미니바 등장


보통 미니바를 서랍장처럼 당겨서 열 수 있게 만들거나 아니면 투박한 정사각형 냉장고만 덜렁 들어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의 객실 크기와 구조적인 상황을 보면 아무래도 빌트인을 할 자리가 마땅치 않다. 그래서 이들은 센스 있게 풀어낸다. 어차피 밖으로 빼놓아야 하는 것이라면 '예쁘게' 빼놓자! 라고 다짐이라도 한 듯 하다.


꽤나 인상깊었다. 객실 안의 밀도를 높여주며 포인트가 된다.




# 뷰


호텔에선 '뷰'를 또 빼놓을 수 없다.

이왕 간거 좋은 경치를 바라보면서 쉬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우리 인간의 본능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마저 든다. 정말 고급 아파트들은 항상 주변에 산이나 바다 그리고 강을 끼고 있는 것 처럼 말이다. 아쉽게도 난 고급 아파트에 살고 있지 않으니 하루만이라도 좋은 '뷰'를 느끼고 싶단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할 때가 있다.


그럼 몬드리안 호텔의 뷰는 어떨까.


내가 투숙했던 객실의 뷰는 엄청 특별한 것 없이 무난했다. 주변에 빌딩숲을 이루지 않고 주거단지다 보니,


높은 건물이 시야를 가로막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그리고 덤으로 가장 좋은 것은 자동차들이 '부응!' 하는 소리 하나 없이 조용하다는 것.


몬드리안 호텔 객실 뷰


사실 호텔에서 '뷰'가 참 복불복 같단 생각이 든다.

호텔 사이트에 모든 객실호수 별로 뷰 사진을 죄다 찍어서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번거롭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쓰다보니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 같단 생각이 문득 들긴 했지만. 아무튼, 같은 층이어도 객실이 어느 방면을 보고 있냐에 따라서도 '뷰'가 천차만별 달라진다.


이렇게 객실을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이 객실과 어울리는 음악이 듣고 싶어졌다.

살짝 그루비하면 좋을 듯 하다. 블루투스 스피커에 음악을 연결한다

.

그리곤 이제 본격적으로 쉬어보도록 한다. 우선 밀린 예능부터 보자.





#조식


평일에 집에선 꿉꿉함과 더위 때문에 푹 잘 수 없었는데 역시 호텔은 호텔이다.

아주 쾌적하게 수면을 취한 것 같다. 벌써 아침의 해가 떠버렸다. 때마침 배도 고프니 일어난 상태 그대로 머리만 좀 어떻게 가다듬은채 조식 먹으러 1층으로 내려간다.


신상호텔의 조식은 어떨까. 그리고 조식 먹는 곳의 분위기는 어떨까. 기대된다.


조식 먹는 곳의 이름은 'CLEO' 이다.

왜 클레오 일까? 마치 화장품 브랜드 같기도 하다. 그런데 입구를 들어가면



이렇게 클레오파트라도 추정되는 인물이 화려한 옷들과 금붙이들을 몸에 감싼채 오묘한 눈빛으로 우릴 쳐다본다. 입구부터 이들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그에 걸맞게 공간 또한 화려하다.


CLEO 공간 분위기


'화려함' 이란 말 밖에 안나온다. 그 외에 특별한 임팩트를 받진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화려함을 온 몸으로 느껴서일지도 모르겠다. 이 곳은 해가 떠오르는 시간대보단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대에 더욱 어울릴만한 공간이라 생각한다.


한가지 맘에 들었던 것이 있다. 뷔페식 조식이 아니었다는 점.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난 뷔페의 수 많은 음식들 앞에서 뭘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해진 몇 가지 메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을 선호한다. 총 4가지 종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지중해식, 유럽식, 아메리칸 그리고 한식


한식을 먹어볼까 하다가 고등어구이 혹은 '갈비' 라는 설명글을 보고 접어뒀다. 아침부터 너무 무겁게 먹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나마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아메리칸 스타일' 과 '유럽의 아침'을 선택한다.


(좌) 아메리칸스타일 / (우) 유럽의아침


'아메리칸스타일'에 비해 '유럽의 아침'은 빵 몇개와 시리얼이 나와 비교적 빈약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정말 완전히 가볍게 먹고 싶다면 '유럽의아침'이 적당할 듯 하다. 그리고 나처럼 적당히와 배부름의 중간을 원한다면 '아메리칸스타일'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조식까지 깔끔하게 경험을 하고

몬드리안 호텔에서의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하루동안 몬드리안 호텔에서 살아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아직 초반이니까 그럴 수 있다"


신차 발표가 나고 바로 신차를 구매를 하게 되면 항상 차량 결함이 발생하곤한다. 결국 몇 달간 기다렸던 차를 다시 수리 맡기게 되는 상황을 맞이 한다. 호텔도 그런것 같다. 오픈 하자마자 뛰어갔는데 아직 꽤나 어수선한 분위기에 준비상태는 아쉬웠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줄 알았더니, 나와 같은 날에 체크인 하셨던 다른 분들의 반응 또한 미적지근 한 상태이다. 그렇지만 공식적으로 오픈 하는 날 바로 방문한 적도 처음이니 색다른 경험 했다고 생각한다.


여름철 성수기 시즌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터인진 잘 모르겠지만, 조금 더 체계적으로 갖춰놓은 상태에서 9월에 오픈을 했으면 첫 스타트가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투숙객들에게 수영장 같이 중요한 내용을 사전 안내를 하지 않았다는 점, 직원들끼리도 약간의 팀워크가 맞지 않아 보이는 점, 시설물들이 완벽히 구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점. 그리고 객실 요금이 꽤나 높게 잡혀있는 점 등등. 이런 문제들은 사실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생각한다. "어찌 오픈 첫날 부터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라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한다.


하지만 몬드리안 호텔에서 기대되는 점이 있다.

이들이 입점 시켜놓은 브랜드들과 시너지를 잘 낸다면, 정말 부담없이 왔다갔다 하는 복합공간으로도 많은 인기를 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 곳들이 하나 둘 생기다 보면 호텔에 대한 인식이 조금 더 편안하게 바뀔것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숙박을 하러 오는 것이 아닌 '즐기러' 혹은 잠시 '쾌적하게 시간을 보내러' 가는 그런 공간.


몬드리안 호텔은 가을쯤에 한 번 더 가보려 한다.







브런치에선 투숙 '경험' 위주로 글을 쓰다보니 미처 다 담지 못하는 일들이 발생하더군요.

그래서 고민 끝에 블로그를 하나 만들어버렸습니다. 이제 더더욱 상세한 '정보'에 대한 이야기들은 블로그에서 확인해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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