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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메이커 체크인 Jan 11. 2020

한 번 알면 잊기 힘든 패션브랜드가 있습니다

메종키츠네 | 단순히 옷파는 패션브랜드가 아닙니다

이번 글 맛있게 읽는 법>

이번 글은 청각과 함께 하면 글의 맛이 가미가 된다.
키츠네 레이블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B_CXOyhpgjkYA_G04Y31WsBiukO1lq7n




파리하면 빠질 수 없는 것
바로 쇼핑

일단 가볍게(?!) 요정도

익히 알고 있는 파리의 마레지구는 옷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눈 돌아갈 만한 브랜드가 잔뜩 몰려있다.

(심지어 세일 기간이라면 눈이 뒤집어진다.)


마레를 돌아다니면 개성이 강하거나 기억에 뚜렷하게 남는 브랜드들이 있는데 유독 한국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메종 키츠네

심상치 않다. 관찰해보고 싶다 이 브랜드

다른 프랑스발 브랜드에 비해 유독 메종 키츠네에 한국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도대체 뭘까?

그리고 마레지구에서 브랜딩이  되어있는, 구경  만한 브랜드는 어디가 있을까?


하나씩 관찰해보자!



메종 키츠네는 사실

패션 브랜드가 아니었다


여행을 가면 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옷을 하나씩 사 오기 마련이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우리나라보다 싸니까! 마치 노노 재팬이 터지기 전 일본에 가면 꼼 데 가르송 하트가 박혀있는 카디건이던 티를 한 장이라도 사 오는 것처럼 파리의 메종 키츠네의 여우가 박혀 있는 옷을 사 온다는 것이 그런 느낌일까?


공교롭게도 메종 키츠네는 프랑스에서 레코드샵을 운영하던 길다스 로엑과 그의 샵을 손님으로 방문하던 일본인 건축학도 쿠로키 마사야의 합작이다.

 

이렇게만 보면 패션 브랜드가 탄생할 것 같은 조합은 확실히 아니다.

 독특한 사실은 그렇게  둘은 '키츠네'라는 음악 레이블을 만든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길다스 로엑이 운영했던 레코드샵이 그의 감각적인 셀렉들로 구성되어 당시 힙하다는 젊은 사람들에게 하나둘씩 소문이 나고 여기서 다프트 펑크와 연이 닿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다프트 펑크의 아트 디렉팅을 맡게 되어 뮤직 비디오 촬영을 위해 일본으로 가게 되었고 그때 마사야와 함께 가게 된다.


일본 출장에서 서로의 감각과 호흡이 잘 맞는 것을 확인 한 둘은 음악 레이블(02)을 시초로 하여 패션 브랜드(05)가 탄생하고 카페(13)까지 만들어진다. 현재는 발리 울루와뚜에 키츠네 호텔(20)까지 설립 중이다... 어메이징..
이는 단순히 음악 레이블이 중심이 되어 음악을 위한 굿즈가 아닌 각각 독립 브랜드로 운영이 되고 있는 메종 키츠네.


어쩌면 키츠네의 음악이 맘에 들어서 의류 매장에 방문해보고, 키츠네 옷을 입고 키츠네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키츠네 카페에서 커피 한 잔까지 마시면


그 누가 메종 키츠네의 팬이 안 될 수 있을까? 

(로엑과 마사야는 혹시 브랜딩 천.. 재?)


Sorry (feat. No2zcat)dress & sogumm

심지어 키츠네 레이블 (Kitsuné Musique)의 음악들은 상당히 감각적이다... 플레이리스트에 이미 잔뜩 담아놨다. 나 혼자만 알기 아쉬워서 링크 공유를 해야겠다 (키츠네의 성공적인 브랜딩)

링크 : https://music.apple.com/kr/playlist/new-hot-fresh-kitsun%C3%A9-musique/pl.a97cb50f3cbc4a9dacccd24bc3063999



근데 왜 하필 여우일까?


심지어 이름마저 불어인 '메종()' 일어인 '키츠네(여우)' 합쳐진 단어이다.


이쯤 되면 수많은 동물 중에 왜 하필 여우인지 궁금해진다. 업태를 막론하고 브랜드 로고를 '동물'을 형상화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동물과 브랜드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억지로 껴맞추는 것은 아닌지, 같은 동물이어도 문화권마다 상징성이 다르기에 더욱 조심스럽고 일단, 엔간한 동물들이 로고화 됐기에 차별성을 주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메종키츠네는 아주 간단하며

심지어 납득이 간다.

생각보다 다양한 여우들

일본 신화에서 여우는 상황에 맞게 자신의 얼굴을 변신하고, 다재다능함의 상징이라고 한다.


벌써 느낌이 확 온다. 하나의 패션 브랜드를 뛰어넘어 카페, 음악, 호텔까지 경계를 넘나들며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그들의 행보는 정말이지 '여우'같다.


하지만 이 여우는 브랜드 경험을 제대로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한다.



음악 레이블, 패션 브랜드
카페, 이젠 호텔까지

 

(좌) 키츠네 레이블  (중) 마레 메종키츠네  (우) 팔레루야알 근처 카페 키츠네


실제로 파리에 가서 구글맵에

'메종 키츠네'라고 검색하면 카페도 나오고 의류매장도 나온다.

당황하지 말자 위에서 한 번 언급했듯, 그 모든 것이 우리가 찾고 있는 '메종키츠네 이니까'
(필자는 처음에.... 솔직히.. 카페 키츠네는 그냥 카페인 줄 알았다)


사실 놀라운 것은 일반적인 패션 브랜드와는 다르게 '브랜드 경험' 굉장히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단 것이다.


BX 전문가가 아닌 이들이지만 고객들에게 메종 키츠네를 어떻게  '경험' 시켜주고 싶은지 감각적으로 알고 그저 즐기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 센스가 부러울 뿐..)


심지어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EXPERIENCE'라고 표현한 걸 보면 브랜드를 경험시켜 고객이 아닌 팬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이 정도면 메종키츠네는 이제 패션 브랜드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샵이라 표현해도 되지 않을까?


일단 의식주를 다 갖춘 패션 브랜드(SPA 브랜드 제외)를 대보라 하면 떠오르는 곳이 몇 군데나 있을까?


메종키츠네는 '의류'에 국한되지 않고 '브랜드'에 집중했기에 다양한 분야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들의 '끼'를 맘껏 표출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재밌는 브랜드라 생각한다.


메종 키츠네가 2020년, 발리에 호텔까지 완공을 한다면 그들의 브랜딩은 모든 게 잘 맞물리는 톱니바퀴 마냥 딱딱 맞아떨어져 고객들에게 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여 메종 키츠네를 머릿속에 제대로 인식시킬 '힘'이 생긴다.


이들을 이제 '패션 브랜드'라고 지칭할 수 있을까?

브랜드에 집중하면 왜 파워풀해지고 고객들을 더욱 가둬(?!) 놓을 수 있는지 이제 그 이유가 나온다.



Cafe Kitsuné ,
차만 마시고 끝나면 섭섭하지


기둥 사진 맛집으로 유명한 팔레루아얄 바로 옆에 있는 카페 키츠네. 파리에서 루브르가 있는 1구에 위치 선정한 것 또한 훌륭하다. 카페 키츠네에선 단연 커피와 브런치도 즐길 수 있지만 메종키츠네의 테이블웨어(굿즈)들과 키츠네 뮤직에서 선정한 감각적인 음악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미 패션 브랜드를 가지고 있기에 카페 키츠네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다수의 굿즈를 구매할 수도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지 않을까?? (심지어 카페 키츠네 커피 원두까지)


또한 음악 레이블을 가지고 있기에 카페 키츠네에서 커피 한 잔 기울이는 그 특별한 순간을 완벽하게 묘사해줄, 카페 키츠네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음악까지 큐레이션 한다.  더 놀라운 것은 10시간짜리 플레이 리스트를 카페에 방문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했다는 것... (이런 식으로 계속 브랜드를 각인시킨다)


메종 키츠네를 입고 메종키츠네를 들으며 메종 키츠네를 마시는 사람을
진정한 파리지앵이자 감각적인 사람으로 인정하는 느낌마저 든다.

이미지입니다. 재생되는 거 아니에요



Kitsuné Musique

레코드샵에서 레이블까지


위에서 한 번 언급했듯, 작지만 감각적인 레코드샵을 운영했던 길다스 로엑의 영향이 큰 듯하다.
레코드샵을 넘어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음악앨범을 제작하고 콘서트까지 열게 도와주는 레이블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재밌는 것은 키츠네 레이블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마치 LP판을 차곡차곡 정리해둔 레코드샵이 떠오른다. 만약 그가 레코드샵 운영을 안 했다면 이런 디테일들이 나올 수 있었을까?

마치 LP판 커버를 연상시키는 UI들

이렇게 '메종 키츠네'라는 브랜드 하나로 다양한 경험을 주고 있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오감'을 자극하는 '호텔'까지 20년 완공 예정으로 발리의 울루와뚜에 설립 중이니 메종키츠네의 행보가 굉장히 기대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브랜드는 여러모로 '팬'이 될 수밖에 없는

마성의 매력을 가지고 있음이 틀림없다.

(괜히 '여우'를 시그니처 심벌로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니다)


베이식한 디자인의 의류와 포인트가 되는 여우 심벌, 그리고 미각과 청각 그리고 앞으론 촉각까지 자극하는 브랜딩이 갖춰졌는데 그 누가 이 브랜드를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심지어 한국에서 메종 키츠네를 접하면 상대적으로 비싼 느낌이지만, 파리 본토에서 만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기에 방문을 안 할 수가 없다.

 

심지어 옷 좋아한다는 사람들은 익히 알고 있는 아더 에러와 콜라보를 한 상황과 가로수길에 메종키츠네 매장이 들어와 있는 마당에, 파리에 가서 메종키츠네를 접한다면 그 '경험'은 몇 배는 좋지 않을까 싶다.

국내에서 메종키츠네의 가격이 생각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에 파리에서 만나는 메종키츠네는
합리적인 가격적인 측면과 오감을 자극하는 브랜딩 전략이 바로 메종키츠네의 인기 비결이 아닐까?


그렇다면 메종키츠네 말고 그 근처에 어떤 브랜드들을 접하면 좋을까?




마레를 간다면
둘러볼 만한 브랜드들


이제 즐거운 쇼핑 얘기를 조금 해볼까 한다. 쇼핑 얘기는 언제 해도 즐겁다.(헿)
파리에서 쇼핑을 하기 위해서 1번쯤은 '마레 지구'를 올 것이다. 마레는 골목골목에 편집숍 혹은 개인 디자이너 브랜드 샵들이 숨어있기 때문에 제대로 알고 가지 않고 가면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 (가뜩이나 얘네들 문 6-8시면 다 닫아버리는데...ㅂㄷ)


그래서 '마레에서 1시간 안에 가볼만한 브랜드들 둘러보는 방법'에 대해 짧게 공유드리고자 한다

저 순서대로 움직이면 1시간 내에 쇼핑 주파 가능하다.


쇼핑이란 사실 철저하게 개인의 주관과 취향이 반영되어있기에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특히 2번과 3번으로 작성되어 있는 곳엔 '메르시', 'A.P.C', '메종키츠네', '아크네 스튜디오', '에뛰드 스튜디오', 'AMI'가 있다.


1번에 위치한 나이키 랩에서 나이키의 개성 있는 제품을 접하고 산드로 매장에서 미니멀한 디자인을 접한 후 2번과 3번으로 넘어가면 1시간 안에 양손 가득한 쇼핑백을 들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왜냐, 12-1월에 가면 세일을 하고 있기 때문)



그중 '아크네 스튜디오'
또한 가히 인상적이다.

아크네 스튜디오 매장 디피
국내에 없는 제품들이 많이 돋보이는 아크네 스튜디오 in 파리

아크네 스튜디오는 스톡홀름에서 설립된 패션 브랜드이다.

아크네는 패션 브랜드로 멈추지 않고 사진, 예술, 건축 등 문화예술 영역을 아우른다. 영상과 아래의 사진을 보면 느낌이 확 오듯, 독특한 매장 레이아웃과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미술관 아닙니다. 아크네 매장입니다.

가격도 인상적으로 비싸다


아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지만 요즘 해외직구가 너무 잘 풀려있어 그런지 현지 구매와 해외직구랑 가격차이가 드라마틱하게 나지 않는다. 아크네 스튜디오도 약간의(?!) 할인을 기대하고 갔으나 할인은 2020년 1월부터 들어가는 거였고, 할인 버프를 받지 않은 순정의 아크네는 비. 싸. 다.

하지만 국내 아크네 매장보다 몇 배는 더 다양한 아이템들이 들어와 있으며 그들의 매장 Display 방식과 '아크네 다움'을 느꼈으며 매장에 있는 내내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눈 호강을 많이 했기에 '아이쇼핑'으로 만족하는 걸로!! (정신승리)

다음번에 아크네 스튜디오 매장을 온다면 꼭 하나는 사들고 나가겠다는 소소한 목표가 생겼다.



제일 감각적인 블루 컬러를 쓰는
에뛰드 스튜디오


이번 파리 여행 때 다시 한번 방문한 에뛰드 스튜디오. (에뛰드 하우스 아닙니다)
현대미술작가 이브 클랭의 IKB-BLUE에 이어 개인적으로 블루 컬러를 가장 잘 쓰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좌) 이브 클랭 블루 (우) 에뛰드 스튜디오의 블루

사실 저런 블루 컬러를 뽑아내기가 쉽지 않다. 너무 튀지도 가볍지도 않지만 적당히 짙은 농도를 지는 그런 블루.

지금은 화면상으로 마주하는 블루라 다소 밝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에뛰드 스튜디오 하면 이제 저 블루 컬러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스쳐 지나가기 쉬운 에뛰드 스튜디오 쇼룸

나름 합리적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에뛰드 스튜디오.

(여기에 들어갔다가 에뛰드 블루 컬러의 토트백을 하나 사들고 나왔다)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
AMI

하트와 A가 시그니처인 AMI

여기서 내가 추구하는 스타일의 패션이 드러난다. 아크네, 에뛰드 그리고 마지막 AMI.

심플한 듯, 무심한 듯 하지만 그 안에 임팩트 있는 작은 포인트 덕에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는 느낌을 연출하는 그런 스타일. 이것이 진짜 '프렌치 시크' 일까?


AMI는 불어로 '친구'를 뜻한다. 편안하면서 무심한 스타일, 캐주얼과 시크의 그 사이를 추구하는 AMI.

AMI는 겉으로 봤을 땐 '뭐야 심플한 게 전부야?'라고 할 수 있지만 입었을 때 그 실루엣을 느껴보면, AMI의 팬이 될 수밖에 없다.

가격은 확실히 국내보다 저렴한 편이긴 하다. 당연히 프랑스 본토 브랜드인 만큼 스타일 수도 훨씬 다양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메종 키츠네부터 마지막 AMI까지, 파리 마레지구엔 이보다 훨씬 더 젊고, 트렌디한 브랜드들과 편집숍들이 많이 있다. 이번 두 번째 파리에 방문했을 땐 편집숍보단 '브랜드'에 집중을 하고자 했다.
설립한 지 10년 미만 아니, 5년 언저리를 웃도는 브랜드들이 세계로 뻗혀나갈 수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한 번만 마주쳐도 머릿속에 확 남는 사람이 있으며 대부분 그런 사람들에겐 자기만의 '색'이 명확하다.

브랜드 또한 마찬가지다. 어쩌면 짧은 시간에 많은 고객들을 팬으로 만들고, 세계무대로 뻗혀나가는 패션 브랜드들은 고유한 '자기다움' 이 있기 때문이다.


메종 키츠네처럼 의류보단 브랜드에 집중을 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브랜딩 전략.

단순 옷만 보는 것이 아닌 음악을 듣고, 커피를 마시며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공존했기에

그리고 파리 버프를 받아 한국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파리 메종 키츠네엔 한국사람들이 유독 많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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