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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인어 Sep 01. 2016

잃어버린 글쓰기16

수치심 이야기하기

#담고 있는 이야기를 시작하는 방법


최근 유투브에서 본

'수치심'에 대해서 연구하는 스토리텔러의

'TED'강연이 떠오른다.


'브레네 브라운'의 '나는 왜 내 편이 아닌가'라는 

제목의 그 강연에 따라서 

수치심을 느꼈던 몇 가지 순간을 떠올려본다.


1. 인터넷에 글을 쓰고나서

많은 사람이 내 글을 읽고 난 후의 반응이 두려워

얼른 내리고 싶을 때가 있다.


2. 강연이 끝나고 나서

사람들이 나를 형편없는 강연자라고 생각할까봐

강의했던 순간순간의 내 모습을 떠올리기 보다는 얼른 잊고 싶어 한다.


3. 자존심 상하는 일이 있을 때

누군가 그 사실을 알까봐

마음이 아프지만 아무에게도

말 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다.


나이들수록 수치심에 대해서 토로하지 못하고

혼자 자신을 감추며 그리고 그렇게 감춘

자신이 자신이라고 자신을 속이며

살아갈 수도 있는 일이 잦아지는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안의 위대한 또 다른 나는


1. 인터넷에 쓴 글을 지우지 않는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반응이 있으면 감사하며

또 다시 글을 쓴다.


머리 속에 맴돌던 수많은 이야기의 

조각 퍼즐을 맞추는 것은

글쟁이에게 무한 기쁨이다.


2. 강연했다고 당당하게 SNS에 자랑한다. 그리고 또 다시 강연의 기회가 온다면

뭔가 더 나은 자료와 이야기로 사람들 앞에 서리라고 다짐한다.


내 이야기가 부족하더라도 

나갈때 나의 이메일 주소를 확인한 

그 한사람의 청강자에게만이라도

새로운 영감과 활력의

에너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3. 내가 가장 수치스러웠던 순간은

물론 내가 그곳을 빨리 떠나고 싶어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생각없이 여느 때와 같이 출근한 그곳의

내 책상에 후임자가 앉아있던 때였다.


자존심 상하고 충격적이었다.

이미 오래 있을 만한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서 떠나고 싶었지만

계속 내 의사를 모른척 하다가

후임자를 구했다는 사실을 사소한 문자로라도

전날 미리 알려주지도 않는 그런 배려없는 회사를 떠났다는 것이

며칠 지나니까 너무나 다행이며

심지어 행복감을 다시 찾은 듯 했다.




수치심으로부터 도망치기보다는

수치심을 극복하기 위해서

내 자신에게 더욱 솔직해지고

그리고 그런 수치심의 순간을

이야기해도 들어줄 그런 사람들을

더 많이 만들고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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