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심 이야기하기
#담고 있는 이야기를 시작하는 방법
최근 유투브에서 본
'수치심'에 대해서 연구하는 스토리텔러의
'TED'강연이 떠오른다.
'브레네 브라운'의 '나는 왜 내 편이 아닌가'라는
제목의 그 강연에 따라서
수치심을 느꼈던 몇 가지 순간을 떠올려본다.
1. 인터넷에 글을 쓰고나서
많은 사람이 내 글을 읽고 난 후의 반응이 두려워
얼른 내리고 싶을 때가 있다.
2. 강연이 끝나고 나서
사람들이 나를 형편없는 강연자라고 생각할까봐
강의했던 순간순간의 내 모습을 떠올리기 보다는 얼른 잊고 싶어 한다.
3. 자존심 상하는 일이 있을 때
누군가 그 사실을 알까봐
마음이 아프지만 아무에게도
말 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다.
나이들수록 수치심에 대해서 토로하지 못하고
혼자 자신을 감추며 그리고 그렇게 감춘
자신이 자신이라고 자신을 속이며
살아갈 수도 있는 일이 잦아지는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안의 위대한 또 다른 나는
1. 인터넷에 쓴 글을 지우지 않는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반응이 있으면 감사하며
또 다시 글을 쓴다.
머리 속에 맴돌던 수많은 이야기의
조각 퍼즐을 맞추는 것은
글쟁이에게 무한 기쁨이다.
2. 강연했다고 당당하게 SNS에 자랑한다. 그리고 또 다시 강연의 기회가 온다면
뭔가 더 나은 자료와 이야기로 사람들 앞에 서리라고 다짐한다.
내 이야기가 부족하더라도
나갈때 나의 이메일 주소를 확인한
그 한사람의 청강자에게만이라도
새로운 영감과 활력의
에너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3. 내가 가장 수치스러웠던 순간은
물론 내가 그곳을 빨리 떠나고 싶어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생각없이 여느 때와 같이 출근한 그곳의
내 책상에 후임자가 앉아있던 때였다.
자존심 상하고 충격적이었다.
이미 오래 있을 만한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서 떠나고 싶었지만
계속 내 의사를 모른척 하다가
후임자를 구했다는 사실을 사소한 문자로라도
전날 미리 알려주지도 않는 그런 배려없는 회사를 떠났다는 것이
며칠 지나니까 너무나 다행이며
심지어 행복감을 다시 찾은 듯 했다.
수치심으로부터 도망치기보다는
수치심을 극복하기 위해서
내 자신에게 더욱 솔직해지고
그리고 그런 수치심의 순간을
이야기해도 들어줄 그런 사람들을
더 많이 만들고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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