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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인어 Jul 21. 2018

잃어버린 글쓰기24

엉뚱한 내 글을 읽고 웃어도 좋다

진짜 작가가 되려거든
내 안의 비평가를
침묵시켜라.

나에게 글 쓸 수 있는 힘을 준 말이었다.

누군가에게 내 글이나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

너무 부끄러워서 일기에만 글을 적었었다.


그러다가 대학교 동아리방에 있는

날적이라는 공동 일기장에 글을 쓰면서

내 글을 누가 읽는

즐거움을 처음 겪었다.


어느 날은 내 글을 좋아하던 친구로부터

왜 했는지 모를 걸 하는 경향이 있다며

나를 보고 웃어댄 적이 있다.

그 뒤로 난 두려워져서 아무런

창작활동도 못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나 뿐만 아니라 내 밖의
비평가 마저 침묵시켜야 했다.
평가는 내 몫이
아니다.


그 뒤 20대 후반 기자가 되고 처음으로

내 이름의 기사가 신문에 인쇄되었을 때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다.


누가 내 기사를 읽으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감을 잠재워준 것은

편집장님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기자생활 10년을

마감시켜주신 분도 편집장님었다.


그리고 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사람이라도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기쁘다.


감사하다.


지금도 내 글을 누가 읽을까봐 부끄럽다.

내가 보이려하지 않는

속내까지 다 들킬까봐

누가 내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 같은 기분처럼


지금은

스토리텔러라는 이름으로

글쟁이를

하고 있지만


나는

아직도

내 글 어딘가에

보일

무지함과 무식함과 틀린 문법과 맞춤법

꼬인 문장과 조사들이

부끄럽다.


그래도 써야한다.


신이 내리면 무당이
되어야하듯
뭔가 내려왔으면
써야하는
것이
글쟁이.






퇴고는 계속된다.
일단 쓰자_@a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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