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내 글을 읽고 웃어도 좋다
진짜 작가가 되려거든
내 안의 비평가를
침묵시켜라.
나에게 글 쓸 수 있는 힘을 준 말이었다.
누군가에게 내 글이나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
너무 부끄러워서 일기에만 글을 적었었다.
그러다가 대학교 동아리방에 있는
날적이라는 공동 일기장에 글을 쓰면서
내 글을 누가 읽는
즐거움을 처음 겪었다.
어느 날은 내 글을 좋아하던 친구로부터
왜 했는지 모를 걸 하는 경향이 있다며
나를 보고 웃어댄 적이 있다.
그 뒤로 난 두려워져서 아무런
창작활동도 못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나 뿐만 아니라 내 밖의
비평가 마저 침묵시켜야 했다.
평가는 내 몫이
아니다.
그 뒤 20대 후반 기자가 되고 처음으로
내 이름의 기사가 신문에 인쇄되었을 때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다.
누가 내 기사를 읽으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감을 잠재워준 것은
편집장님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기자생활 10년을
마감시켜주신 분도 편집장님었다.
그리고 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한
사람이라도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기쁘다.
감사하다.
지금도 내 글을 누가 읽을까봐 부끄럽다.
내가 보이려하지 않는
속내까지 다 들킬까봐
누가 내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 같은 기분처럼
지금은
스토리텔러라는 이름으로
글쟁이를
하고 있지만
나는
아직도
내 글 어딘가에
보일
무지함과 무식함과 틀린 문법과 맞춤법
꼬인 문장과 조사들이
부끄럽다.
그래도 써야한다.
신이 내리면 무당이
되어야하듯
뭔가 내려왔으면
써야하는
것이
글쟁이.
퇴고는 계속된다.
일단 쓰자_@a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