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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인어 Aug 03. 2018

잃어버린 글쓰기27

브런치에 글을 쓰는 10가지 이유

브런치에 가끔 글을 끄적인다.


나는 왜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을까?


에 대한 답이 정리가 되는 시점이 왔다.


힘들었던 인생의 전환기에 정신 차리고 보니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었다.

요즘 들어 다시 글을 쓰는 에너지가 충전되면서

자판을 두드리느라 손가락이 바쁘다.

갑자기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이유를 좀 정리하고 가야겠다.






하나.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이 편해지는 글 공간이다.



일기라면 비밀 일기장처럼 꼭꼭 숨겨둘 일이지

누군가 읽을 가능성이 있는 이 곳에

필명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왜 브런치에 일기를 쓰고 있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까지 토해내는 브런치는 나에게 일기장과 비슷한 효력이 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쓰기 보다는 생각을 정리하고 하루를 돌아보는 일기.

내 자신에게 힘이되고 힐링이 되는 시간이다. 이런 시간을 펼칠 수 있는 노트같은 공간이 펼쳐져 있다.

블로그와는 또다른 느낌이다.


다시 힘을 내기 위해서 내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순간을 생각했다. 그리고 고마운 분이 알려준 브런치에 잃어버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작가의 꿈을 가진 이들에게 먼저 작가라고 불러주는 이 곳이 마음이 편했기 때문일까.


 


둘. 누군가 읽어 준다는 것.


글을 쓰기위해서는 동력이 필요하다.

글쟁이의 가장 중요한 동력은 독자의 반응이다.


좋은 반응이든 나쁜 반응이든 무반응보다는 반응이 있어야 해.

신문사 사장님이 항상 강조했던 말이다.


생각나는 대로 막 적어두고 퇴고도 하지 않은 글은

작가서랍에 넣어 두면 될 일인데


발행을

과감하게 누르고서는


오자가 그대로 떠다니는 채로? 다시 읽으면 낯 뜨거움, 민망스러움 등을 느낄 거면서


이거 누가 읽으면 어떡하지?


퇴고해주고 편집해주는 편집장도 거치지 않고

마구 글을 써댄다.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다.


알림에 파란 점이 찍히면

뭘까? 하고 브런치를 열어 본다.


쓰다보니

웬일로 구독자가 생기고

조회수가 올라가면 나도 모르게

흥이 난다.





셋. 타이틀과 상관없이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곳.


푸드 전문 기자로 10년을 살았다. 김기자가 나였고 내가 김기자였다. 김기자라는 페르소나는 내 안의 소심함과 섬세한 감성을 감춘 전혀 다른 여성이었다. 취재 현장에 있는 김기자를 목격한 한 일본 전통주협회 고문님은


“김 상(씨)과 평상시에 그냥 대화하는 모습과

취재할 때 김기자와 전혀 다르다”고 했다.


내가 생각해도


평상시 무거운 것을 잘 안 들으려고

약한척

남자 직원에게


“이것 좀 들어주실래요?”


라고 부탁하는 나.

괜한 약한 척인 것만은 아닌데.


출장을 가면

니콘 렌즈가 두개 들은

DSLR가방을 메고 한 손에는 카메라를

쥐고 서 있다.


그렇게 10년을 살았는데

갑자기 기자 일을 그만두고 나니

다시 인간 김 씨로 돌아왔는데

글을 쓸 곳이 필요했다.

누가 시키는 글 말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쓸 데가 필요했다.


기자의 글이 아닌

다시 진공상태로 깨끗해진 무념무상

아무런 타이틀도 없이

그저 인간 김 씨로 돌아와서

쓸 데를 찾았다.



한 분야에서만 특정 독자를 대상으로 글을 쓰다가

즐겨 먹던 브런치와 또 다른 브런치에 글을 쓴다.

또 다른 망망대해에서 색다른 도전이다.





넷. 글을 다시 쓰기 위해 쓸 곳이 필요했다.


브런치는 때마침 필요할 때 영감이 떠올랐을 때 끄적일 수 있는 노트와 펜과 같은 곳이다.

글은 누가 읽어주지 않아도 그 자체로 나를 위한 힐링 효과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자 생활을 끝내고 백수로 돌아와 시간이 많았는데 글을 전혀 못 썼다. 쉬는 내내 아펐기 때문이다. 몸도 마음도 상했다. 6개월간 한 번도 노트북을 열어보지 못했다.


6개월이 지나고 일본여행을 갔다. 그곳에서도 너무 힘들어 감기가 들었고 호텔 침대 위에 그냥 누워 있는데 앞으로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을 거 같았다. 눈물이 흘렀다. 그때 잃어버린 글쓰기가 생각났다. 이런 상황을 털어놓을 곳이 필요했다.





다섯. 정체성에 대한 탐구


회사를 그만두기 전부터 퍼스널 브랜드에 관한 컨설팅을 받았다. 교육이 아니라 내 자신에 관한 컨설팅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자신의 정체성과 페르소나에 대해서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여섯. 한 독자가 생겼다.



어느 날 알림에 누군가 내 글을 구독한다고 쓰여있었다. 신문을 그만 두고 더 이상 내 구독자와 팬이 없을 줄 알았는데 구독자가 생기다니. 브런치 정말 고맙다.


“한 사람이라도 내 글을 읽어준는다면 나는 글쟁이로서 행복하다.”


라는 각오로 글쟁이를 시작했고 다시 펜을 들 수 있었다. 독자가 생긴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다. 다시 살 수 있게 만드는 것. 내 안에 작가를 깨워주는 분이 독자다.





일곱. 끄적이던 글을 다시 꺼내 퇴고하기 시작했다.


구독자가 생겨나고 글을 방치해둘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글을 정리하고 퇴고하는 시간을 더 갖고자 한다. 본업이 있어서 생각만큼 속도가 빠르지 못하다. 그래서 더욱더 내가 여기에 글을 쓰는 이유를 짚고 넘어가야 했다.

하지만 작가가 꿈이어서 이 곳에 가입했고 아직 글을 쓰는데 망설이는 브런치 작가라면 퇴고를 완벽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좋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없다.

그냥 끄적이다.

내가 써서 좋고.

안 읽으면

내가 읽고

조금 고치고

덧붙이고


남들은

어떻게 쓰는지

독자가 되어

라이킷도 해주다가


다시

내 글 쓰다보면

어느새 완성되지 않을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가장 좋은 글과

나쁜 글의 차이는

퇴고의 횟수다


라는 말이 글쟁이들의 통념이다.

어차피 퇴고해도 퇴고해도 완벽할 수 없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혼자 쌓아 둔 서랍을

열어라.(ㅎ 오바;; 브런치 관계자 아님. ㅜㅜ)





여덟. 매거진을 만들고 싶었다.


어떤 매체의 창간멤버라는 자부심이 쌓여 있어서 또 뭔가 매체를 창간하고 싶었다. 하지만 매체를 창간한다는 것은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머리 속에 창간하고 싶은 매체는 가득했지만 혼자서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브런치는 뚝딱하면 매거진이 만들어졌다. 머리 속이 개운해진다. 실현시키지 않은 아이디어가 머리 속에 멤돌지 않고 바로 실행시킬 수 있어서 너무 속이 시원했다.


계속 퍼내야만 한다




아홉. 배우면서 걸어가는 길



네가 나를 작가로 불러주었을 때

정말 기뻤다.

글을 쓰는 로망을 가진 사람이 많다.

작가에 대한 로망을 품지 않았던

문학 소년 소녀는 드물다.


그런 사람들에게 브런치는 작가라고 불러준다.

책이 될 거라는 기대감을 주고

실제로 책으로 발행이 된다.


아는 길도 실제 걸어본다는 것은 중요하다.

SNS를 하다보면 나만이 느끼는 발전이 있다.

글을 써놓고 누군가 반응을 기다리다가 상처받고

쓸 글이 없다고 금새 페이지를 덮어버린다.


자신 만이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다보면

SNS하다보면 얻는 것이 있다.





열_가치를 퍼블리시하다


책이 아니더라도 무엇인가 께속 써내고 퍼내는 것은 의미가 있다.

브런치에서 아이작 유 작가님의 일상을 퍼블리시 하라는 글을 읽고 동기부여가 되었다.


생계로 글을 쓰고 있는 직업도 중요하지만

그외의 시간에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다른 자아의 글을 퍼내는 것의 의미를 또 한번 깨달았다.


내가 퍼블리쉬한 것을 통해 세상은 더욱 더 가치있는 공간이 될 거야!

[브런치 위클리 매거진] 퍼블리쉬 유어 라이프 by 아이작 유 https://brunch.co.kr/magazine/publishyourlife #브런치 #브런치위클리매거진



바로 내게 와닿는 말이었다.






@asi


글쟁이 메모장. 타고 남을 재를 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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