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 칼럼]제 8화.햄버거
SUPER DUPER BURGERS
4 년 전 겨울, 샌프란시스코로 여행을 다녀왔다. 옷을 잘만 껴입으면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기에 적당한 패딩을 입고 시내로 마실을 나왔다. 미국에는 "In & Out"과 "Shake Shack"이라는 두 햄버거집이 각각 서부와 동부에 양대산맥을 이룬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굳이 찾아 가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필코 버거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기에, 걷다가 우연히 찾은 버거집에서 저녁 한 끼를 해결하기로 했다.
심플하고 큐티한 간판에는 "Super Duper"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고, 안쪽 깊숙이 들어가 보니 오픈 키친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수퍼두퍼 버거는 육즙이 가득했고, 특별할 것 없이 모든 채소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맛을 냈다. 그리도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우리 할머니의 인정을 받아냈으니, 말 다했다.
우리나라 햄버거
수제버거던 패스트푸드던 우리나라 햄버거집의 평균적인 퀄리티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쉐이크 쉑, 바스 버거, Burger B, 르 프리크 등 소개하고 싶은 곳이 많았지만, 201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먹었던 "Super Duper"의 맛을 최대한 떠올리며 기본에 가장 충실한 버거집을 선택했다.
No Stress Burger
Classic Cheese Burger - 5,500원
Double Cheese Burger - 7,000원 (Set - 추가 4,500원)
해방촌을 먼발치에서 보면 샌프란시스코의 트윈 픽스라는 곳과 많이 닮아 있다.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에서 Golden Gate Bridge (금문교)를 건너면 절벽 같은 곳에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트윈 픽스가 있는데, 남산 타워로 향하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따라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해방촌과 유사한 형태를 띠며 그 분위기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나 올해는 이상 기후 때문인지 미세먼지가 많이 사라져, 해 질 무렵에 핑크빛 하늘을 등진 해방촌을 보고 있으면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추억과 분위기가 슬금슬금 떠오른다.
해방촌 No Stress Burger의 육즙 가득한 고기와 기본에 충실한 속재료를 품은 버거는 4 년 전 먹었던 슈퍼두퍼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폭식 칼럼] 제 8화. 햄버거 - No Stress Bur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