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그라미 Aug 19. 2019

수학시험 징크스 유형(#2)

수학시험에 대한 다양한 징크스들이 있다. 평소에는 수학을 잘 풀다가도 시험만 치르면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해당된다고 할 수 있는데, 바라보는 부모님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고, 당사자인 학생은 수학에 대한 두려움과 마음의 부담감이 짓누르게 된다.


평소에는 수학 문제를 잘 풀던 학생이 시험만 되면 죽을 쑵니다.


평소 어려운 문제도 잘 풀고 척척 해 내는 학생이 있었다. 고집도 있고 공부에 대한 욕심도 있는 남학생이었다. 때문에 시험에서도 예상대로 잘 볼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그 예상은 아주 정확하게 빗나가고 말았다. 이유가 뭔지 궁금해 질문을 하고 보니 첫 문제부터 풀리지 않아 그대로 시험 시간의 절반을 다 써버렸다는 것이다. 1번부터 막힌 문제를 푸느라 시간을 다 써버려 겨우 3번까지 밖에 풀 수가 없었다고 한다.


허걱!! 이건 뭐지?? 충격이다....


첫 문제에 막혀 다음 문제를 풀 수 없었던 학생은 첫 문제를 못 풀면 다음 문제도 풀지 못할 것 같아 계속 붙잡고 있었던 것이다.


이 학생의 징크스는 첫 문제였다. 지금까지 학생은 첫 문제를 잘 풀면 이후는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해 좋은 성적을 냈지만 첫 문제에서 막히면 그날 시험은 망하는 것이다. 그날 이후로 학생은 트라우마가 생긴 듯했고 첫 문제에 대한 부담감이 스스로를 얽매이는 족쇄가 됐다. 우리나라 속담에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이 학생의 경우는 첫 단추에 목숨을 거는 심각한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첫 문제가 막히면 다른 문제부터 풀기를 권했지만 이미 마음속에 고집처럼 첫 문제라는 자신만의 '룰'을 정해 놓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충고는 귓등을 통해 튕겨져 나갔고 고집스럽게 자신의 룰을 지켜나갔다. 이 고집이라는 놈은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지만 스스로도 잘 제어하기 힘든 놈이다. 알면서도 그렇게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하는 놈.


이 학생의 경우는 트라우마에서 빠져나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한 번 빠져나오면 다시는 잘 걸리지 않는다. 다행히 고등학교 1학년이어서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던 터라 부모님과도 충분한 상담을 해야 했다. 학생의 독특한 성격과 심리적인 문제에 대해 부모님들도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 답이었다. 부모님들은 결과를 기대하기 때문에 과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자녀가 겪고 있는 상황을 충분히 이해시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가족의 믿음과 응원 속에서 얼마든지 자신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과 고집스러운 룰을 깰 수 있도록 좋은 말을 해 주는 것이 징크스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징크스는 마음의 두려움이다.
마음의 불안감을 자신감으로 바꾸는 것이 이기는 길이다.


다한증 / 시험을 볼 때 손에서 땀이 나 시험지가 다 젖어요.


이런 경우는 아주 특별한 경우로 자녀의 손에 땀이 많은지 꼭 확인이 필요하다. 중학생이었던 한 여학생의 경우 체구가 작고 어렸을 때부터 병치례가 많았던 학생이었다. 그런데 그 학생은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손에서 땀이 났다. 특히 긴장을 하게 되면 연필조차 잡기 힘들 정도로 땀이 나서 항상 손수건을 들고 수업을 해야 했다. 늘 젖어있는 손은 축축해서 물에 오래도록 담가져 있는 피부를 연상케 했다. 이런 경우는 부모님이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시험지가 땀에 젖어서 글씨가 안 써져요.
시험지가 다 젖어서 찢어지고 문제도 잘 안 보여요.


학생의 시험지를 받아 든 순간, 정말 뜨하! 했다. 시험지가 젖었다 말라서 상태가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수학을 풀이한 흔적들은 물에 묻혀 보이지 않았고 여기저기 사프가 지나간 곳은 다 찢겨있었다. 한마디로 수학 문제를 푼 것이 아니라 물과의 전쟁을 치르고 온 느낌이었다. 이런 상태에서는 수학을 푸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으로 암산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불가능해 보였다. 학생의 마음이 느껴졌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마도 수학시험이 주는 중압감과 자신의 다한증 때문에 오는 두려움 때문에 손에서는 평소보다 더 심한 땀이 났을 것이다. 그러니 시험 점수는 실력과는 별개로 기대하면 안 되는 상황이다.


평소에도 학생의 다한증을 알고 계셨던 부모님은 이렇게 심각한 줄은 몰랐다고 하시면서 손수건만 잘 챙겨주셨다고 한다. 그러나 다한증이 심해지면 인생의 좋은 기회를 지속적으로 놓치게 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부모님은 자녀의 신체적인 특수 상황에 대해 늘 관심을 가지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 원인을 찾고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수학시험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청심환을 먹어도 좋을까요?


청심환을 먹는 것은 사람마다 체질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은 긴장감이 풀려 졸음이 몰려와 고생했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자신의 체질을 파악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수학문제가 잘 안 읽혀요. 뜻을 잘 모르겠어요.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기를 권한다. 최근에 수학 문제 유형을 보면 문장이 길어지고 수식을 문장 안에서 찾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문장을 수식으로 바꾸어야 풀 수 있다. 즉 수능 형식의 문형들이 출제되고 있다. 최근 초등학교 수학에서도 문장 형태로 되어있는 문제를 많이 볼 수 있는데 긴 문장을 수식으로 바꾸어 풀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맥 파악 능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앞으로 수능 시험 문제는 더욱 다양해지고 복잡해질 것이다. 문장도 더욱 길어질 것이다. 그 긴 문장을 수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맥을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그 힘은 책을 읽는데서 길러진다.


책을 읽음으로써 조사의 의미와 쉼표에서 끊어진 문장 전체의 주어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다. 그러나 책을 읽지 않게 되면 수학 문제에서 파악해야 할 주어를 놓치게 돼서 무엇을 구해야 할지 모르게 되는 것이다. 또한 단어 자체의 뜻을 몰라 문제풀이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한 번은 고등학교 수학과정인 확률에서 '윷놀이' 문제를 풀 때였다. 그런데 학생이 윷놀이를 모르는 것이다. 민속놀이인 윷놀이는 모르다니...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 말판을 그려가며 한참을 설명한 후에야 확률 문제를 풀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윷놀이를 학생들 대부분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문제가 요구하는 핵심을 모를 뿐만 아니라 말 뜻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그렇다 보니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국어시간을 방불케 한다. 시험을 볼 때는 문제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책 읽는 중고생이 줄어들고 있다. 학업에 치이고 학원이 치이고 과제에 치이느라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을 낼 수가 없다. 초등학교 때까지 읽은 책이 밑바탕이 되어 겨우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중학생이 되고부터는 성적 지향의 제도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더욱 책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권면해 주고 숨통을 트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부모님이 먼저 책 읽는 본을 보여주며 함께 읽는 것도 좋은 일이다. 실제로도 책을 많이 읽는 학생이 수학을 잘하고 더불어 모든 성적이 고르게 우수한 경우가 많다.


(다음에 징크스는 심리적인 현상일 뿐임이 이어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수학시험 징크스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