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복이 와요.
갱년기 부부, 그들의 사는 이야기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 아래로 산책을 하는 것 외엔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이었습니다.
그러나 화창한 햇살과 봄바람이 마음을 이상하게 흔들어 놓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딱히 웃을 일은 없었지만 그 순간은 소리 내어 웃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웃었습니다.
으. 하. 하. 하.
마치 국어책을 읽듯 또박또박 쉼표를 찍어가며 소리만 흉내 냈죠.
또 한 번
으. 하. 하. 하.
그런 저의 모습을 타인의 눈으로 바라보자니 왠지 멋쩍고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진짜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껏 목소리를 높여 우하하하 웃어젖혔습니다.
함께 길을 걷던 남편이
검지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며
'미친 거 아냐?'라고 무언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래도 상관없이 계속 웃었습니다.
큰소리로.
푸하하하하
음하하하하
그러자 어느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진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건 분명 기쁨이고 행복이었습니다.
어디서 그런 기쁨과 행복이 솟아났는지 저는 모릅니다.
그냥 큰소리로 한바탕 웃었을 뿐인데 말이죠.
저는 남편에게도 웃어보라고
말하면서 계속 웃었습니다.
만면에 행복이 가득한 미소를 띤 저를 보더니
남편도 따라 웃습니다.
처음에는 '똥 묻은 개' 취급하며 멀찌감치 떨어져 걷더니
웃음이 전염됐는지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정말 기분 좋게,
토함 하듯 웃었습니다.
한참을 웃자니 어느새 배를 움켜쥐며 데굴거리는 저와 남편을 발견했습니다.
머릿속은 정말 하얗게 지우개로 지운 듯
모든 근심과 걱정이 싹! 달아난 느낌이었습니다.
그저 평온함과 기분 좋은 행복만이 남았습니다.
그때 이후로
기분이 안 좋을 때
우울할 때
아무 생각이 없을 때
가끔 머리에 꽃을 꽂고 미친 척 웃어 봅니다.
푸하하하하
웃으니 정말 기분이 좋네요.
그날 저는 깨달았습니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 행복이 올라온다는 걸 말입니다.
행복이란 상황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바로 저의 마음에 숨겨져 있는 보석을 찾는 일입니다.
매일매일 그 보석을 채굴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인생의 기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