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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상실

단상

by 김성호

너를 잃은 것은 내가 아니다.
나였던 그 무엇이다.
그래서 슬퍼하고 있는 것도 내가 아니다.
나였던 그 무엇이다.

내가 너를 잃지 않은 것은,
그래서 슬퍼하지 않는 것은,
내가 이미 너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였던 그 무엇이 너를 잃어버린 것은,
그래서 여기 슬퍼하고 있는 것은,
최후의 최후까지 너를 잃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9. 1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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