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자꾸 들여다보면 관심이 생기고 관심이 가다 보면 애정하게 된다. 세상사 모두가 그런 것, 정말로 확신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다는 사실 뿐이다.
오직 내게만 관심을 두고 서른 네 해를 살았다. 그동안 귀한 것을 많이도 잃었고 추락에 추락만을 거듭하였다. 끝끝내 나를 지켰다고 믿었으나, 손에 쥔 건 내가 아닌 자존심 뿐이다.
이제 나는 밖으로 눈을 돌려 익숙지 않은 곳으로 나아가려 한다. 때로는 시시하고 때로는 지루하며 때로는 시간낭비처럼 여겨질지 모른다. 하지만 나아가야 만나고 만나야 바라보며 바라봐야 비로소 평안하리라.
수없이 마주할 실패 앞에서 '나란 인간은 원래가 이렇게 생겼다'고, 다시는 핑계대지 않을 것이다. 움직이고 들여다보고 관심을 가질 것이다.
매직스피커는 좋은사람되기 프로젝트의 주요한 줄기다. 남과 세상에 좀처럼 관심을 가져본 적 없는 나란 인간이, 어디까지 변할 수 있는지를 살피는 하나의 실험이다. 좋은 인간이 되겠다는 결심이며, 좋은 기자를 향한 도전이다.
뛰어난 자질을 갖췄다고 자부했으나 돌아보면 이룬 것 하나 없다. 마음은 좁고 초라한데 슬픔만 짙어지니 삶이 갈수록 어두워진다. 빛은 위태롭고 스러져간다.
도망치지도 숨지도 않고 빛의 스러짐에 대항해야 한다. 언제가는 좋은 사람이 되리라는 믿음으로.
2019. 6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