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그렇다. 아무나 받지 못할 극찬이다.
달이 차면 이내 기울고 꽃은 활짝 필수록 빨리 진다. <열자>는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을 마주한다고 경고하였다.
지나침을 경계하는 건 현명한 일이다. 반만 핀 꽃을 보며 웃는 선비도, 술을 조금만 취하도록 마시는 여인도 그래서 멋이 있다. 드래곤도 하늘 끝까지는 이르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런데 어느 정신 나간 색히들이 천하 만민을 농락하고도 발을 뻗고 주무시는가.
구대문파 오대세가도 속을 들여다보면 구린내가 진동한다. 속리산 빡빡이들이 담배피며 카드 잡고, 예수쟁이들은 여학생 팬티 벗겨 희롱한다. 의사가 환자를 죽이고, 학생이 선생을 후려쳐도 제지하는 이가 없다. 그리고 언론은 언제나처럼 뒤지는 걸 싫어한다.
상황이 이러한데 무림맹은 장삼봉 무당산 용 때려잡는 소리나 하고 앉았다. 어쩌다 누군가 일어서 이치에 닿는 말을 할라치면 그가 바로 사파고 흑도라고 지목된다. 녹림의 산적떼가 화산파 문도들보다 의롭다는 난세가 바로 지금이다.
내가 먼지 슨 막대기나마 뽑아 들어 강호에 정의를 세우는데 힘을 보태려는 이유다. 너희가 극에 이르렀으니 반이 무엇인지 볼 때가 되었음이다.
출생의 비밀이라 하면 기자세계에서 나만큼 특별한 인간도 흔치는 않다. 취재와 기사 이전에 그를 넘어서는 수련을 수도 없이 겪었으니, 부육고와 학정홍도 필요치 않다. 뜻과 명분 있는 곳에 깃발을 펄럭이면 기연은 아니라도 인연은 만날 것이다. 세상이 어지러울 수록 협객도 많은 법이니.
그럼에 호기롭게 외쳐본다. 들어라 이 개새끼들아. 타구봉법은 바로 너흴 위해 만들어졌다. 2000년 전통의 오리지날 타구봉법은 카피레프트 정신에 입각하여 개를 패는 모두에게 정통을 허한다. 내게 마침 봉 한 자루와 마늘 잔뜩 쑤셔둔 된장 한 통 있으니, 날이 밝는대로 버르장머리 손절한 놈부터 실컷 후두려까려한다.
정말이지 이놈의 세상엔 나쁜 개새끼가 너무나도 많다. 나는 가마솥을 걸고 된장을 바르는 외엔 이런 개새끼들을 대하는 다른 방법을 배우지 못하였다.
2020. 2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