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쉬 Poem and She

단상

by 김성호

외우는 시가 있느냐 묻기에

참지마라 마려우니까 사람이다 하였다가

한때는 많은 날을 쉬 쌀 생각에 하였다가

방광을 잃고 나는 쓰네 하였다가

오줌을 싸노라고 땅을 파다가 하였다가

오줌발이야 손가락 둘로 하였다가

슬프다 내가 쌌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하였다가

이거 온통 요실금 걸린 싯구절이 아닌가 하여 화들짝 놀랐다가

아무리 머릴 짜내봐도 그토록 외운 호젓한 시 한 수 떠오르지 않아

시를 쓰느니 쉬나 싸야겠다 하였다


시즈곤이라더니 시의 시대는 영영 끝나버렸나

요즈음 문학이란 쉬보다 못하여서 시 쓰는 자들은 죄다 시시 아니면 쉬쉬해지고 마는 것이다

시시보다는 쉬쉬가 낫다 싶은 나는 술이나 퍼붓고 쉬나 만들기로


그렇다면 나의 쉬는 어디에 있을까

나의 사랑 나의 열망 나의 쉼터

일단 쉬자



2022. 7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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