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오토바이의 나라

냉장고는 없어도 오토바이는 있지요

by 골목길

라오스의 도로를 보게 된다면 생각보다 많은 오토바이와 차량 때문에 놀랄지도 모른다.

이는 차량과 오토바이의 수에 비해 잘 정비되지 못하고, 충분히 넓지 않은 도로 때문에 그렇게 보일지도 모른다.

행사라도 있는 날이면 주차 때문에 차들이 꽉 막히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기도 하다.


베트남 등 오토바이로 출퇴근을 하고, 도로에 가득 찬 오토바이로 유명한 나라들이 있다.

라오스 역시, 오토바이의 나라로 불릴 정도로 오토바이가 대중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19년 아세안 데이터 포털에 따르면, 라오스 인구를 약 7백-7백5십만으로 가정했을 때, 약 170만 대의 오토바이가 등록되어 있다. 이는 인구 4-5명당 한대의 오토바이가 등록되어 있다는 것인데, 실제로 시골지역의 미등록 오토바이를 생각해보면 더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라오스 도로에서는 좌측, 우측, 중앙선 가릴 것 없이 오토바이가 튀어나온다. 밤 시간에는 불빛을 끄거나 고장 난 오토바이를 그냥 몰고 다니는 오토바이도 보이고, 이런 이유 때문인지 매달, 매년 많은 부상자와 사망자 소식이 뉴스에 나온다.


헬멧은 교통경찰이 단속을 할 때 쓰거나, 아예 쓰지 않고 다니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 경찰들도 제복을 입고 헬멧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는 것을 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많은 오토바이 사용인구에 비해, 교통 법규나 안전에 대한 정비가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미비한 안전법규나 정비가 시골지역에서는 더 어처구니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기도 한다.

물론, 외국인인 나의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들 현지인들에게는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음식을 사 먹는 것이 부담되는 것인지 아니면 도시락을 싸오기 힘든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많은 어린 학생들이 점심시간이면 집으로 돌아가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들 중 많은 아이들이 10대 초반이거나 중반인데, 많은 아이들이 오토바이로 이동한다. 본인 스스로 운전해서 말이다.


사실, 라오스에서는 18세가 되어서 운전면허증 발급이 가능하다. 그래서 시골지역에서 아이들이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것이 불법이다. 누가 봐도 앳된 보이는 외모의 아이들이 웃으면서 오토바이를 운전한다.


그러면서도, 누구 하나 이들에게 잘못된 것을 지적하거나, 위험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수도 비엔티안에서 조금만 벗어난 지역에서는 일상적이고, 암묵적으로 '괜찮은' 행동들인 것이다.


비단, 외곽지역뿐 아니라, 라오스에서 아슬아슬한 오토바이 장면을 많이 보게 된다.

지금에서도 조금은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걱정스러운 맘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엄마나, 아빠의 등을 꼭 붙잡고 오토바이를 타는 5살이 안된 아이.

어린아이가 두 손을 다 뻗어도 엄마의 허리를 못 잡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면서도, 기마민족은 몽골, 오토바이 민족은 라오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운전하는 엄마

3명, 4명이 오토바이에 밀착해서 차있는 모습

2대의 오토바이가 나란히 달리면서 대화를 주고받는 모습

커브길에서 다른 차선에서 갑자기 차량 앞으로 끼어들며 방향을 돌리는 오토바이


한국에서의 교통법규로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요즘의 라오스 도로에는 오토바이에 이어 자전거까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으니,

이제는 전기차를 맞이할 준비를 하면 될 듯하다.

얼마 전, 라오스는 중국으로부터 전기차를 받았다.


좁은 1차선 또는 2차선 도로에 옹기종기, 대형트럭, 승용차, 화물차, 오토바이, 자전기에 전기차까지 퍼즐 끼우기 하듯 채워지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유류를 수입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은 라오스이고, 대중교통이 너무나 불편한 라오스이기에 일반 서민들에게 오토바이는 사회생활을 위한 필수인 것은 분명하다.


현재의 문제점을 언급하긴 했지만, 학생들을 위한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고, 버스가 잘 다니고, 유류 가격이 안정되고,

교통법규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고,

운전면허에 대한 교육이 잘 이루어진다면 앞서 말한 일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되겠지 하는 생각도 한다.


상황이 만든 문제들이기에, 그래서 그 문제를 지적만 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더 개운치 않기도 하다.


오토바이의 나라 라오스. 냉장고는 없어도, 세탁기는 없어도, 오토바이는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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