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것이 전부는 아닐지 몰라
해외여행을 하거나, 생활을 하면서 내가 경험하고 알고 있던 것과 조금은 다른 풍경과 모습에 '아! 이곳은 보통 이러는구나, 이런 문화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나 역시도 짧은 여행이나 해외에서의 생활에서 '내가 경험한 것이 모든 것 인양' 생각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많은 경험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 이전에 알고 있었던 사실을 수정하며 머릿속에 기억시키기도 한다.
어느 여행지에서 짧은 배낭여행이나 단기간의 생활 후 새롭게 느낀 경험들은, 시간이 꽤 지나고 나서 새롭게 해석되거나 내가 알고 있던 경험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무수히 많다.
그렇기에, 어떤 사실을 이야기할 때 '과연 내가 알고 있고 경험한 것이 모든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며 조심스러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다른 누군가가 본인이 알고, 경험했던 범위 안에서 이야기를 한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가장 많은 사실을 인지하니 말이다.
아니 오히려 나의 개인에게 있어서는, 누군가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른 해석을 말하거나 보여주는 경우, 즐거운 순간으로 느낀다.
왜냐하면 내가 알고 해석하던 것에 더해 또 다른 해석과 의미를 고민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해석의 경험을 도전하거나 시도해볼 만한 이유를 주기도 한다.
경험과 생활을 통해 얻는 '다른 문화'는 사실 조금만 생각하면 아주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한국과는 다른 문화를 볼 수 있는 해외여행과 생활의 경험에서 아주 많이 다른 듯하면서도 조금씩 공통점을 찾아보면 비슷하거나 '거의 같다'라는 느낌의 문화들이 종종 보이기도 하니깐 말이다.
예를 들어, 라오스의 결혼을 생각해보면,
한국인 중에서 라오스에서 결혼 상대자를 찾거나 국제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리고, 항상 보게 되는 질문들 중 하나가 '지참금'과 '결혼서류(승낙)' 등에 대한 것들이다
라오스의 결혼 문화 중 한국과는 다르다고 느낄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남성 측에서 여성 측에 '지참금'을 준다는 것이다.
아마도 농경사회인 라오스에서는 결혼 후 여성이 남성 집안으로 이동하기에 노동력을 대신하기 위해 여성 집안에 돈을 주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았을까 유추해본다.
그런데, 이런 라오스의 당연한 문화를 '돈을 주고 여성을 산다'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그래서 조금은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현대사회에서 '평등한 위치에서 사랑해서 결혼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남성 측이든, 여성 측이든) 더더욱 그렇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도, 돈을 주는 것이 문화일까 라고 생각해보다가, 한국을 생각해본다.
많은 것이 변하고 있고, 특히 젊은 층에서도 새로운 문화들이 생기면서 남성-여성의 역할과 결혼에서의 역할이 과거보다 많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부장적인 분위기는 아직은 조금 남아있고(물론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혼 시 남성 측에서 결혼 후 '살 집'을 준비하는 것에 조금은 더 부담 지워지거나(느끼거나) 경제적인 면이 고려되는 점 등에서도 조금은 비슷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다만, 농경사회를 벗어난 한국에서 여성의 결혼이 '노동력 이동'이라는 측면은 사라진 점은 아예 다른 점일 것이다. 특히나 맞벌이 또는 여성 동등한 사회생활인 요즈음에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과거보다 많이 바뀌었고, 바뀌어가고 있다. 결혼 시 경제력은 여전히 높은 고려대상이겠지만, 결혼 준비에 있어서는 서로 간 비슷한 부담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라오스의 결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 없다.
'돈을 준다'는 것을 조금 다르게 이해하는 사람들은 '당연한 것', '라오스의 문화니까' 또는 '한국에서의 결혼비용보다 저렴하고 예물 준비하는 것과 비슷하거나 상쇄되는 행위'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돈을 준다'는 것을 '생소한 문화이자 이해하지 못할 풍습'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어떤 설명과 설득에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예물을 준비하는 것'은 상호 간의 상의를 통한 곳이지 남성 측에서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다르면서도 비슷한 것은 종교인 불교와 장례식에서도 볼 수 있다.
라오스의 불교는 한국의 불교문화와 어떻게 다를까.
라오스의 불교는 상좌부 불교 (소승불교), 한국의 불교는 대승불교이다. 한국의 불교가 조금 더 대중적이라면 라오스의 불교는 스님들에 대한 존중으로 시작된다.
라오스의 불교는 라오스 인들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해 있고, 거의 대부분의 라오스 축제는 불교와 연관되어 있다.
라오스의 불교는 한국의 불교와 다소 다른 모습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라오스 장례식을 보면 한국과 비슷한 부분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장례식을 찾는 하객들이 영정사진을 보며 가족을 위로하고 고인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
*라오스의 장례식에서는 고인을 관에 넣고 화장터까지 행렬을 하는 부분이 더 있다. 그리고 이 행렬에는 스님과 여자 신도(매씨라 불린다), 가족이 함께하고, 신발을 벗고 성스럽게 진행한다.
그리고, 화장 후 그 유골재를 모시는 것.
*화장한 재를 가족에 따라 항아리에 넣고 집에 모시거나, 사원에 탑을 만들어 모시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모습을 보면서 한국에서의 장례식이 떠올랐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전문업체가 맡아서 장례식을 진행하는 한국에서처럼 라오스에서도 전문업체가 맡아서 하는지에 대해 물어보니,
전문업체보다는 가족, 친척 그리고 친구와 이웃들이 고인을 모시는 장례식을 대부분 준비한다고 한다. 물론, 도시의 부자들은 업체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마도, 고인을 모시는 것에 '성스러운 행위'에 더 삶의 비중을 두는 라오스인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개인마다 다를 수도 있겠지만, 라오스 사람들에게 있어서 생일날보다는 결혼과 죽음이 더 중요한 날로 생각된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근거로 생각해보면, 사원에서의 라오스 인들의 기도가 대부분 가족의 행복 그리고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의 평안이라는 것이 다시 떠오르기도 한다.
가끔은 생각해본다.
다르면서도 비슷한 문화의 양면을 보려고 노력하면서도, 그것조차도 내가 알고 있는 좁은 범위에서의 '경험과 앎'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래도 분명한 건 'O, X'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