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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Jan 17. 2022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 팬데믹 상황에는 잊히나요

개발도상국의 아이들, 라오스의 아이들. 팬데믹은 아이들의 권리를 박탈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이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


2년이 넘는 시간, 보고 싶은 사람을 보지 못하도록 막은 것.


그리고 경제, 여행, 전반적인 삶.


누군가는 놀고 즐겨야 할 시기를 즐기지 못했다며,

누군가는 해야만 할 일들을 하지 못했다며,

누군가는 계획해둔 일들이 미뤄지고 취소되었다며,


화가 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에게 하소연하고 화풀이해야 할지 모를 것이다.


모두가 피해자고, 모두가 아쉬운 상황이다.


그런데 적어도 아쉽다는 것을 알고 있고, 아쉬운 소리를 할 수 있는 성인과는 달리 이제 10살도 되지 않거나 10살 안팎의 아이들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는 사람이 적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교육 체계가 열악한 라오스에서는 말이다.




코로나19가 계속해서 나빠지고, 세계적으로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학교 수업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했다.

말이 좋아 온라인 수업이지, 장기 방학이나 마찬가지이다.


특히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온라인 수업을 위한 기계장치, 인터넷 설치 그리고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은 개발도상국가의 많은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방학기간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욱이 동남아 최빈국 라오스의 시골 학교를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온라인의 '온'자도 꺼내기 힘들 것이다. 전자기기를 이용해서 수업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직접 선생님을 만나서 수업을 하는 것 역시도 교사의 역량과 학교의 환경 등에 의해 많이 낮은 수준으로 평가받기에 온라인 수업은 꿈도 꿀 수 없다.


실제로, 팬데믹으로 학교가 휴교한 시점 라오스 시골지역의 아이들은, 논으로 밭으로 다니거나, 집안 일손을 돕거나 나무의 열매를 따먹고 지내기도 한다.


팬데믹은 아이들에게 집안일을 하도록 강요하게 만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 역시 하교 후에나 휴일에는 농사일을 돕는다.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의 아이들은 그나마 상황이 나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온라인 수업을 위한 환경이 시골보다는 나으니 말이다. 하지만, 장비만 있다고 해서 수업이 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가 보다. 시스템이나 체계가 마련되지 않았기에, 아이들에게 장기 방학이 주어진 것은 어디나 마찬가지였던 듯하다.


시장에서, 그리고 길거리에서 얼핏 봐도 10살도 안되어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아침 이른 시간에도, 낮시간에도 심지어는 저녁시간에도.


처음에는 안타까운 마음에 물건을 구매하던 나였지만, 얼마 되지 않아 한두 명의 아이들이 아닌 마치 보편화된 현상으로 보였고, 현지인들 역시도 대수롭지 않은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어쩌면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해결방안이 없으니 덤덤한 척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코코넛 주스를 자주 사 먹는 길거리 가판대가 있다. 차를 세워두고, 1통 2통의 코코넛 생과일 주스를 아주머니께 부탁한다.

어느 날부터, 아주머니께서 자신의 딸을 데리고 와 장사를 한다.


"아주머니, 딸이에요? 학교 갈 시간 아니에요?"
"네 딸이에요, 학교가 문을 닫아서 지금은 가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집안일할 때 장사시키려고 데리고 나왔어요"



그리고, 이후   이상을 매주 코코넛 주스를  먹을 때마다 아주머니가 아닌 아이의 모습을   있었다. 주스를 시켜먹으면서도 작은 손으로 마체테 칼을 들고 코코넛 껍질을 내리치는 모습을 보면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고개를 돌리고 핸드폰을 만지는 척했다.

그리고, 코코넛 주스 값과 작은 과자를 건네면서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것이 다였다.

그렇게 매번 아이와 만났다.




개발도상국을 바꿀 수 있는, 아니 조금이나마 선진국을 따라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이들에 대한 교육 투자' 라 믿고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의 정부에서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과 경제 성장에 대부분을 투자한다. 그래서 개발도상국의 교육 분야는 국제단체나 선진국에서 온 비정부기구 등의 단체들에 의해 지원되는 경우가 많다.


팬데믹 상황에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싶고, 유흥을 즐기지 못해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가끔 보인다.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아이들, 그저 따르고 기다려야만 하는 아이들. 이것이 당연한 것인 양 받아야 들여 야한 아이들.

권리이지만 권리인 줄 모르는 아이들.

삶이 원래 이런 것인 것처럼 느끼게 되는 아이들.


만약 팬데믹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해야 할 분야가 있다면...


팬데믹은 모른다. 이런 권리를 빼앗는 게 옳은지 아닌지.

하지만 성인들은 안다. 교육과 그에 맞는 환경이 필요한 아이들의 권리를 지켜주지 못하는 게 옳은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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