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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Feb 07. 2022

아침 일찍 일어난 사람 중에서 가장 게으른 나

나름 일찍 나간 아침 산책에서

일찍 눈이 떠진 아침. 무엇을 할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놀면 뭐하니?' 싶어, 운동이라도 나가려 다짐한다.


아직 약간은 쌀쌀한 기온의 아침. 새벽이라 부르기도 애매하고 아침이라 부르기도 애매한 시간.


하지만 다짐을 했으니 발걸음을 옮겨본다. 


라오스 비엔티안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산책장소로 떠오르고 있는, 아니 사실은 이미 떠오른 탓 루앙 호수로 가기로 한다.


오래전부터 개발계획을 발표했지만 최근에서야 호수에 물이 채워지고 도로가 정비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사실 몰린다는 표현까지는 아직 섣부르지만, 인근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고, 

햇빛이 없는 아침 이른 시간과 오후 늦은 시간에는 산책이나 조깅을 하는 사람이 많다.


또 나름 잘 정비된 탓 루앙 호수 주변의 도로 때문에 사이클과 보드를 즐기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오랜만에 찾은 탓 루앙 호수인데 야자수가 보인다. 몇 개월 전에 봤던 때보다 키가 더 큰 듯하다. 제법 키도 커지고 잎도 자라나고 있어서 조금만 더 있으면 그늘막도 만들 수 있겠는걸? ㅎㅎ


그렇다. 탓 루앙 호수의 가장 큰 단점은 햇빛을 피할 그늘이 전혀 없다는 것. +.+

하지만 이것도 개발되면서 주변에 가게가 생기고, 변화가 생길 거라 기대한다.



잘 닦여진 도로를 달리는 아이들.

사실 어른도 어른이지만 아이들이 자전거를 탈 공간이 많이 없다. 

놀 공간 자체가 많이 없어서,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큰 센터나 몰 내부의 놀이시설에 데리고 가서 놀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도 중상류층 이상이어야 쉽게 갈 수 있는 것이고...


자전거를 타는 아이도 중상류층 이상의 집안이겠거니 싶다.


조금 더 걸으니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다가가 보니 간이 카페가 준비되어있다. 

아침 일찍 운동을 한 사람들이 운동 후 커피나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이동 카페를 준비한 것~!

올~ 굿 아이디어. 한 바퀴를 도는 동안 이곳이 유일하니 이곳에 사람들이 자리를 잡는다.




탓 루앙 호수 한 바퀴를 걸어서 도는 데에는 대충 25-30분 정도 걸리는 듯하다. 나는 걷고, 다른 사람들은 사이클을 타거나 뛰고. 

그래서 내가 한 바퀴를 도는 동안 반대편으로 뛰는 사람을 2-3번 마주치기도 한다 ㅎㅎㅎ

(좀 게으르게 느껴져서 강 쪽으로 눈을 돌리기도 하는 나 +.+)

아~~~ 강 쪽의 경치가 좋아서~~




탓 루앙 호수를 걸으며 여러모로 이곳을 생각한다. 중국의 자본으로 개발되고 있는 곳. 그래서 이 주변에는 중국의 투자로 지어지는 아파트가 많고, 이미 지어진 재래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면서 언젠가 한 번은 이곳에 100m의 대 불상을 세우는 계획을 말했던 중국. 

(중국의 불교와 라오스의 불교는 대승불교와 상좌부 불교로 그 성격이 다르다.)

그래서 논란거리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소는 필요하다. 사람들이 움직이고 활동하고 또 함께할 수 있는 장소가 말이다. 

그래서인지 생기자마자 꾸준하게 찾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자주 찾는 이곳, 이곳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항상 이곳에 오면, 이곳에서 내가 제일 게으른 사람임을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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