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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Feb 18. 2022

라오스의 반려동물 아니 아직은 애완동물

라오스에서도 많은 단체들이 동물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얼마 전 라오스의 SNS에서 한 남자의 우는 듯한 슬픈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오랫동안 보였다. 


현지 친구가 말하길 

"그 남자가 오랫동안 같이 지내던 원숭이가 있었는데 그 원숭이 종이 희귀종이고 개인이 기르는 게 불법이어서 동물보호단체에서 데리고 갔어. 그래서 그 남자가 울었던 거야"


라오스 남부를 여행할 당시, 재래시장을 걷다가 원숭이를 품에 앉고 장을 보고 있는 현지인을 보고서는 잠깐 흠칫했던 기억이 난다. 


아직 원숭이라면, '조심해야 할 동물', '어떤 병원균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동물', 또 '인간과 비슷한 종이기도 하며 해코지를 하기도 하는 동물' 정도로 인식하고 있던 나였기에 원숭이를 보고서는 좀 더 떨어져 걸었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해외여행을 다닐 시 원숭이가 있는 지역은 항상 조심해야 할 구역으로 가이드나, 현지인들이 경고를 한다. 

가벼운 사고로는 관광객의 소지품을 훔쳐 나무 위나 높은 곳으로 도망가버리고, 파손시키는 행동들부터 음식을 훔치거나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며 상처를 입히는 행동까지 원숭이도 폭력성이 있기에 조심해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 



"라오스 사람들 원숭이를 애완동물, 반려동물로 많이 키워?"


"아니 몇몇 정도만, 수도에서는 거의 안 키우고 시골이나 산 쪽 멀리 사는 사람들은 키우기도 해"




그렇게 현지인 친구에게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는 원숭이를 애완동물,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을 보는 것은 쉽진 않겠구나 생각하며 지내왔는데!!!



재래시장을 방문한 오늘, 과일을 사고 돌아 나오는 길, 한쪽 구석에 목줄이 묶인 무엇인가가 보이는데...


원숭이


작은 체구에 목줄이 묶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더 불쌍해 보이는 모습이다. 

쓰레기 더미인지, 물건들이 흐트러져있는 공간인지,


주인은 옆에서 물건을 팔고 있고, 권숭이는 배가 고픈지 음식물을 찾아 먹고 있다. 



아직은 반려동물의 개념보다 애완동물 또는 소유하고 있는 동물의 개념이 큰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물론, 라오스에서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들을 한껏 꾸미고 케어하며 돌보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동물들이 있는가 하면 길거리에 무법천지로 돌아다니는 개들과 고양이도 많고, 로드킬을 가끔씩 보게 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도 반려동물과 애완동물의 개념이 바뀌기 시작한 게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심지어 아직까지도 반려동물들에 대해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얼마 전에는 강아지를 목줄에 매단 채 공중에서 빙빙 돌리고 때리는 학대를 하는 행위와 매일 상습적으로 강아지를 폭행했던 사건들이 이슈로 나왔던 뉴스가 생각난다. 



동남아에서는 나무에 오르는 원숭이를 훈련시켜 코코넛을 수확하는 데 사용하기도 해서 특정 코코넛 밀크 회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진행하는 단체도 있었다. 

* 원숭이 훈련과정이 학대이기 때문에.


어쩌면 그들에겐 반려동물이건, 애완동물이건 그리 중요하지 않고, '키우는 원숭이' 정도의 인식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목줄에 메인 원숭이 사진을 찍는 나를 이상하게 보는 현지 사람들. 


이런 것들조차 이들의 생활이고 문화이고 또 살아가는 방식으로 이해를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약간 혼란이 오면서...

여행 때 나를 위협하던 원숭이의 모습과는 다른 목줄이 매인 원숭이의 모습을 계속 보는 것이 조금은 껄끄러웠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것으로 유명한 라오스. 밀림과 자연 그리고 수많은 보호종이 있지만 정작 현지인들은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고 익숙하기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를지도 모른다. 

이런 것들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라오스에서 활동하는 동물보호단체들의 노력뿐 아니라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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