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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Mar 10. 2022

손잡고 걷는 아이들, 손 내미는 이웃 사람들

도움이란, 적선이란, 그리고 자비란

불교의 국가 라오스 답게 주말, 공휴일 그리고 아침 이른 시간의 사원에서는 기도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사원에서 뿐만 아니라 새벽 이른 시간 사원의 스님들은 탁발을 다니기에, 길거리에 무릎 꿇거나 앉아서 탁발 공양을 하는 라오스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렇게 공양과 사원에 기부하는 일들이 일상화되어 있는 라오스.


사실 코로나19 상황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밀고 기부를 하는 기업이나 단체, 그리고 개인의 활동이 SNS와 뉴스를 통해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기부활동이 경제가 나빠지는 속도를 커버하지 못하기에 라오스 주변 곳곳에는 여전히 어려운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일자리가 없어서, 농사지을 땅이 없어서...

장애가 있어서 그리고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지를 몰라서...



각각의 이유가 있겠지만, 라오스의 전통악기인 막켄을 켜면서 구걸하는 사람들, 그리고 차가운 길바닥에 하염없이 앉아서 그저 누군가 도움을 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사실 이런 풍경들은 사람들이 붐비는 공간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요즘같이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는 더욱더 말이다. 

아이들이 다가와 물건을 팔고, 

심지어는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조차 몰라 손을 내미는 행동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행동이 불쾌한 건지 아니면 라오스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일어나는 일들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거절한다.



"고기를 주기보다는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라"

이 말도 고기를 잡을 체력이나, 도구라도 있어야 잡는 법을 가르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이들에게 일해서 돈을 버는 방법이 아니라 당장 급한 쌀이라도 주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라오스 사람 속에서 길바닥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저 '라오스의 한 모습' 정도로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예전 어느 나라에서 국제 대회를 개최하면서 그 나라를 방문하는 나라들에게 '좋은 인상'만 심어주기 위해 대대적인 환경 정비를 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여기서 '환경 정비'란, 도움을 요청하는 '집이 없는 자들, 구걸하는 사람들, 길바닥에서 지내는 사람들' , 이런 사람들을 정부에서 국제 대회 기간 동안 한 장소에 가두는 것을 말했다.



그리고 국제단체나 인권 단체에서는 인권을 박탈하는 행동이라 말하며 정부를 비난했다. 당연히 규탄받아야 할 행동이었다.

그런데, 차가운 길바닥에 앉아있는,,, 제대로 먹지 못했을 것 같은 이들의 모습을 보니, 쉴 수 있는 공간이라도 있다면 더 나은 것인가 라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한다. 






언니를 따라 걷는 아이. 두 손 꼭 잡은 아이들.


저렇게 손잡고 걸으면 넘어질 일이 많이 줄어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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