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골목길 Mar 01. 2021

1부 다시 찾은 방비엥 그리고 고요로움 속 활기

현지인들이 다시 찾는 방비엥

코로나 19로 라오스의 상황은 많이 좋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국가 수입의 많은 부분에서 관광업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엔티안이나 방비엥, 루앙프라방에서 가이드와 관광산업, 식당 등을 운영하던 한국인 교민들도 많이 철수를 한 상황이다.

라오스 현지인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방비엥 역시, 라오스로 여행 오는 관광객들에게 액티비티의 천국으로 소개되는 마을이기에,

관광객이 없는 지금, 평범한 라오스의 시골마을의 모습일 뿐이다. 아니 어쩌면, 올라간 물가 때문에 상황이 더 안 좋을 수도 있겠다.


그래도, 다시 찾은 방비엥을 보는 나에게는, 

이전의 방비엥의 모습만큼 활기차진 않았다. 


아스팔트로 잘 깔린 구석구석의 길에는 사람이 다니기보다는 햇빛만이 내리쬐고 있었고, 

여기저기 맛집으로 소문이 났던 식당들에도 관광객이 식사하는 모습을 볼 수 없으니 말이다. 

이미 문을 닫아 영업을 중지한 식당들도 많이 있었다. 


특히, 관광상품이나 여행상품을 파는 여행사는 대부분 문을 닫고 있었다. 


한적한 방비엥 시내와는 달리, 남쏭강 주변은 음악소리와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카약킹과 남쏭주변에 자리를 마련해 가족과 친구 단위로 소풍인지 캠핑인지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두 팀이 아닌 남쏭강 주변으로 쭈~욱 늘어서 유명한 관광명소를 보는 듯했다.

카약킹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현지인이었다.


그동안 방비엥은 '한국인들 여행 마을'이라 불릴 정도로 한국인들이 많이 찾았다. 그래서 곳곳에서 한국어로 된 관광상품과 식당 메뉴판을 보는 게 너무나 쉽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한국인 관광객이 끊기면서, 관광산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런데, 최근 비엔티안-방비엥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근접성이 상당히 좋아지면서, 주말과 휴일 동안 방비엥으로 여행 오는 현지인들이 많아졌다. 


오랜만에 보는 한국인이 반가운지, 말을 걸어오는 현지인들도 있었고, 한 번 더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확인을 하기도 했다 (ㅡ,.ㅡ)


관광이 목적이 아니라, 그저 방비엥에 한번 오고 싶었다. 시끌벅적하고 한국인과 외국인으로 왁자지껄했던 방비엥의 모습을 떠올리며, 지금은 어떻게 다를까 생각하며 말이다. 

방비엥의 시내, 기념품을 파는 자판의 아주머니, 건물들은 그대로인데...

고요함이 좋기도 하면서도 방비엥의 모습이 아닌 것 같아 씁쓸했다.


마을을 돌아보는 길 배고픔에 방비엥의 유명하다는 반미, 샌드위치를 하나 사 먹었는데, 


1년 6개월 전 왔을 때는 못 느꼈던 물가와 반미 샌드위치의 맛을 오늘에서야 느꼈다. 

일단, 물가는 확실히 비엔티안보다 비쌌다. 반미 샌드위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음식 가격과 물가가 훨-씬 비쌌다. 관광지 물가라는 게 느껴질 정도로 ㅋ (이제야 느끼다니 ㅡ,.ㅡ;)

기름기가 너무 많아 튀김 샌드위치였다. 나에겐 역시 비엔티안 '반미(카오찌빠떼)'가 제일 맞는 듯하다.

배를 채웠으니, 오랜만에 만나는 방비엥을 다시 보기 위해 나서야 했다.


방비엥에 온다면, 쏭강을 방문하는 것이 그 첫 번째 시작이다. 잔잔히 흐르는 물 위에서 하는 카약킹은 방비엥의 대표 액티비티 중 하나이다.


쏭강을 바라보며 석양을 보기 좋은 레스토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본다.


가는 길 왠지 불안하다. 나무로 만든 다리는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지 오래돼 보였다.


결국, 도착해보니 식당은 폐업을 했고, 흔적조차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석양은 매일의 자리를 지켰다.

사실, 맛집이라는 곳을 방문하기 위해 이리저리 이름난 식당을 가보았으나, 대부분 문을 닫았거나 낮시간에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 많았다. 


그중에는 다시 관광객이 많아지는 날을 미리 준비하는 것인지, 공사를 진행 중인 곳도 꽤 있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방비엥에서 전혀 바뀌지 않은 한 가지가 있다면, 낮시간에 내리쬐는 강한 햇빛. 

목마른 고양이가 물을 마시는것을 보고 왜인지, 방비엥의 현상황이 떠올랐다.


석양이 서서히 지고 있다. 야시장이 오픈도 하기 전, 분위기가 어떨까 궁금해 걸음을 옮겨본다.

태국에서 들어온 카페 프랜차이즈 '아마존'이 보였다. 나는 왠지 프랜차이즈보다, 개인 카페에서 만들어주는 아메리카노가 더 맛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마존에서의 커피는 너무 맛있었다. 

일단, 커피가 진해서 좋고, 더운 동남아에서 에어컨이 빵빵해서 더 좋다. 



오늘 방비엥에 온 이후로, 처음 휴식다운 휴식이었다. 


20-30여 분간의 휴식을 하고, 다시 걷는 방비엥의 시내. 남쏭강변쪽으로 향했다.


일몰이 다가오는 시간에도 여전히 남쏭강에는 카약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고, 


강 주변에는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맥주와 함께 어우러져있었다. 


카약 장비를 정리하는 현지인들, 그리고 본격적으로 맥주를 마시려는 현지 관광객들.


여행객들의 저녁 준비와는 달리

아이들은 저녁은 조금 더 소박하다. 선선한 기온이 오는 짧은 시간 동안, 축구를 즐긴다.

변변한 장비 하나 없이 하는,

골대라고는 고작 간이로 만든 것이 다이지만,

그저 즐겁다.

내가 어렸을 적, 친구들과 뛰어놀던 때를 기억나게 한다.

그저, 또래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 즐거웠던 순간 말이다.


언제가 마지막이었을까 '그 순간' 만을 즐기던 때가 말이다. 과거의 일을 후회하고, 미래의 일을 걱정하지 않은.


방비엥에서의 오늘만이라도,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보고 싶다.


그렇게, 다시 찾은 방비엥,


현지인들의 밤은 준비되고 있다. 그리고 나는 내일의 방비엥을 만나기 위해 준비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라오스 비엔티안의 수호탑 탓담 That Dam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