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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Mar 02. 2021

2부 다시 찾은 방비엥 특별함 속 특별을 찾는 어리석음

고요한 방비엥 나는 여전히 이곳에서 특별한 것을 찾아 발버둥 친다.

낮 시간의 고요한 방비엥과는 달리, 저녁시간이 되니 여기저기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비록 예전에 사람 소리가 음악소리보다 더 컸던 것과는 다르게 지금은 사람 소리보다 음악소리가 더 크지만 말이다.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왜인지 공허한 울림으로 들리기도 한다.

마치 '방비엥의 밤은 꼭! 활기차야만 해!'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떻게든 지나가는, 매일의 밤처럼 그렇게 방비엥의 밤은 스리슬쩍 지나갔다.

새벽에 아직도 떠 있는 달을 본다. 밤 시간이 아쉬웠나 아직도 떠 있는 달은 천천히 넘어가려 한다.

달이 지고, 해가 뜨길 기다리면서, 나는 방비엥에서 아직도 아쉬운 것이 남았는지 특별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웃긴 건, 그 특별함이 무엇인지, 또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체 말이다.


날이 밝은 대로 길을 나서본다.


다행히, 비록 행색이 약간 초라하지만, 귀여운 녀석을 만난다.

사람 손을 많이 탔던 녀석인지, 크게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다.

* 비엔티안의 길거리 개들과는 다르게 방비엥의 개들은 여행객들의 많이 만나서인지, 짖는 개들이 많이 없었다.

여행객이 많았다면 충분히 더 많은 귀여움과 보살핌을 받았을 녀석임이 틀림없을 텐데 말이다.


방비엥의 아침은 간밤의 시끄러움이 무색할 만큼 조용했다.



조금씩 장사를 준비하는 가게와 나처럼 일찍 일어나, 무언가를 찾는 사람들.


그 사람들 틈에 끼여, 무엇을 찾는가 관찰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현지인들이 길거리에 자판으로 아침 시장을 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인 중에는 라오스 민족의 하나인 라오룸, 라오텅, 라오숭 등 각기 다른 민족들이 물건을 팔고 있음을, 외모와 옷차림으로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해산물은 쏭강에서 잡아온 물고기 들이며, 방비엥의 손님들에게 인기가 있는 듯했다.


상인들은 물건을 잘 팔기 위해, 상품을 매만지고, 정리하면서도

거부감이 드는 호객행위를 하지 않는다. 그것이 그들임을 알고 있다.

내가 라오스에서 지내면서 이네들의 조용한 수줍음임을 조금은 알고 있으니 말이다.


작은 아침 시장이라도, 상인들과 손님들이 식사를 할까 싶어서인지 한편의 식당에서는 따뜻한 빵과 아침식사를 준비 중이다.

이것이 동남아 여행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어디서든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면서 여행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작은 오토바이 하나가 라오스에서는 생활필수품이자, 이동수단이자 또 물품 운송수단이다.

여기, 얼마나 많은 바게트 빵이 오토바이에 실려있는지, 생활수단으로써의 오토바이를 볼 수 있다.



오토바이 무겁겠다. 잠시 생각하며, 하늘을 올려다보니,


방비엥에 이제는 잠시 액티비티가 없겠지. 하고 생각했던, 벌룬이 보였다.

반가웠다.

비록, 나는 탈 생각이 없지만 말이다 ^^;



아침부터 바빴던 건 나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언제나의 아침처럼, 탁발을 다녀오신 스님들도 보인다. 오늘도 공양받은 음식들을 모으며, 공양을 해준 주민들을 위해 기도를 할 것이다.

탁발 공양을 마치고 돌아온 스님들


이왕 방비엥의 아침 시장을 본 것을,


조금 더 큰 시장을 찾아가 방비엥을 더 보고 싶어 졌다. 현지인의 삶을 바라보는 것이 현지 공부의 첫걸음 아니겠는가.


멀지 않은 곳에 방비엥 로컬 시장이 있다.


몬도가네 시장



내부와 외부시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외부시장이 아침에만 열리는 시장으로 보였다.


라오스의 여느 시장처럼 정육, 채소, 과일, 해산물 가게가 한데 어우러져 있지만, 사실은 그들만의 구역으로 잘 나누어져 있는 것이다.


이곳 시장에서도 맛있어 보이는 바비큐가 있다.

* 저 바비큐는 맛있어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삼겹살을 캠핑에서 먹는 것처럼 '겉빠속촉' 정도로 맛있다.



외부 아침 시장은 한정된 시간 동안 열리기 때문에 조금 더 분잡 하다. 필요한 물건을 얼른 사고, 또 판매자들은 뒷정리도 한다.


비엔티안의 시장보다 규모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조금 더 유니크(?) 한 식재료들도 보였다.

먼저, 다양한 식재료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겠다.

단백질 공급원이 부족한 라오스에서는 식용곤충과 쥐, 박쥐, 뱀, 도마뱀, 개구리 등이 그들에겐 좋은 식재료이다.

그러하기에, 라오스 여행 시 다소 생소한 식재료를 보더라도, 꺼리는 모습보다는 웃으면서 식재료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이들은 웃음으로 화답해줄 것이다.

* 물론 나에게도 여전히 생소한 식재료들이고,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시장을 돌아보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외국인인 내가 현지 로컬 시장에 나타나니, 외국인을 자주 보지 못했던 소수민족 아이들은 신기한 듯 쳐다보기도 한다.


한편에서 대량으로 판매되고 있는 양배추와 배추를 보고서는, 가격이 너무 싸서 눈을 의심하고 판매자에게 다시 물어보기도 했는데, 이 가격이 맞다고 한다.


배추 큰 한 봉지가 우리 돈으로 1800원, 양배추 큰 한 봉지가 1200원. 혹해서 살 뻔했지만, 오히려 너무 많아서 사질 못했다.


이쁜 가방 메고 오신 손님이 보여, 브랜드 여쭤보려다, 유니크해서 사진만 훔쳤다.


언제나 재래시장 방문은 즐겁다.

그냥 보는 것이 아닌, 여기는 무엇이 유명한가, 그리고 현지인들은 어떤 생활을 하나, 생각게 해주어서 말이다.


어쩌면, 나는 오늘도 현지인들의 삶과 비슷하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는 안도감을 가지기 때문에 좋을지도 모르겠다.


시장을 돌아보고, 이제 비엔티안으로 떠나는 길을 준비하려 나선다.


비엔티안으로 가기 전, 코로나 19 상황의 블루라군을 돌아보려 가는 길,


길가의 소떼들을 만나 앞을 가로막아본다.

녀석들이 알아서 피해 가는데, 도로 중앙으로 가길래, '아차, 내가 실수했네'라고 생각하며 얼른 길을 비켜주었다.


아침 시장을 나오는 길. 이제 막 떠오르는 해.


방비엥의 아침은 다시 또 시작된다. 언제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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