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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Mar 14. 2021

또다시 하루, 라오스 비엔티안에서의 주말은

다른 이름 같은 행사, 그들만의 페스티벌

라오스 비엔티안에서는 매주 새로운 행사가 열린다.


코로나 19로 인해 행사가 줄어들고, 관광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이텍과 비엔티안 센터, 나가몰 등에서 행사가 열린다는 홍보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매주 다른 이름의 행사이긴 한데...


대부분의 행사는 그전에 했던 행사와 비슷한,

먹거리와 생활용품, 기념품 등을 파는 행사이다.


오늘 또 속아보자 하고 아이텍에 가본다.

또 속았다. 그들만의 행사에!

듬성듬성, 지나가던 사람들은 앉아서 쉬면서 구경하고, 행사이긴 한데...


그래도 아이들은 바깥의 뜨거운 햇빛을 피해, 내부에서 놀이기구를 타면서 즐기고 있다.


실내에서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가 만석이다.

무슨 놈의 행사가, 매주 있는 일상에다가 플래카드만 떡하니 가져다 붙이는 것인지.


혹시나, 혹시나, 못 보던 것이 있나 살펴보고 살펴봐도, 지난 한 달간 봐왔던 것과 크게 다른 게 없다.

이런.


아!, 나오는 길 새로운 커피숍이 생겼다는 홍보를 하길래, 커피 한잔을 얻어먹었는데 꽤나 맛있었다.

친절한 주인분이 에스프레소를 대접해 주셨는데,

'투샷'으로 주시려는 것을 얻어먹는 주제에, '원샷'으로 마셨다.

새로 생긴 커피숍이었는데, 일본 회사와 함께 가구도 만들고 있으니, 커피숍에 들르고, 가구 살 일이 있으면 들르라고 하시며 커피를 대접해주신다.


구글에, 카페 가게 위치를 찍어놓고, 다음에 방문하겠노라고 인사드리고 걸음을 옮겼다.


그래도 사람 구경하고, 또 큰 행사일까 두근거리면서 먼길 온 기분을 생각하면 오는 동안은 두근거리지 않았는가!


그리고 오늘은 플랜 B를 가지고 나왔으니깐. 플랜 B로 이동해본다.


이동하는 길, 주말인데도,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건설노동자들을 본다.

일자리가 부족한 라오스에서는 주말이라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코로나 19 상황으로 많은 일자리가 없어졌을 테니깐 말이다.


플랜 B로 비엔티안에 있는 Chinese Association Temple을 방문했다.


라오스에는 중국자본이 많이 들어와 있어 중국인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리고, 사회 및 정치적으로도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기에 라오스 내에서 중국문화를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이다.


실제로 라오스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많은 원조를 받고 있고, 프로젝트 역시 중국에서 많이 진행하고 있다.

최근 방비엥-비엔티안 고속도로 건설 완공부터, 중국의 쿤밍에서 라오스까지 이어지는 철도도 건설 중이다.

그리고, 비엔티안에서의 큰 사업뿐 아니라 시골지역의 대단위 농장들도 중국인들이 많이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이 사원을 한번 방문해 보고 싶었는데, 오늘을 그날로 잡았다.


시내에서 많이 멀지 않은 장소에 위치해 있었고, 주차공간과 함께 좋은 위치에 자리해 있었다.

입구에서부터, 라오스의 사원과는 다른 분위기에 설레었다.



사원안에서는 무슨 기도 중인지,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소방대원들도 출동해 있는 것으로 보아, 중요한 행사인 것 같았다.

분위기가 다소 무거워 가벼운 차림으로 방문한 나는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고, 조금 더 관찰하고 사람이 없는 다른 사원으로 걸음을 옮겼다.


중앙 사원에는 사람이 없길래, 사원에 들어가 나름 불교 방식으로 '인사'를 드렸다.

느낌이, 예전에 읽었던 삼국지의 '관우 님'을 보는 듯했다.


라오스의 사원과는 다른 분위기, 왠지 조금 더 무겁고 압박감이 느껴진다고 할까.

조금은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동상 때문인지, 아니면 라오스 사원에 익숙해져 버려 이질감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나오는 길 낮잠 주무시는 고양이님들이 여기저기 계시길래, 걸음을 사뿐사뿐 조용히 나왔다.



라오스에서의 중국인들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라오스 현지인인들도 많이 느끼는 듯하다.


한 친구가 지난 설날에 이야기해준 것이 생각난다.


도로길을 가던 중, 한국의 설날(중국의 설날), 중국인들이 도로를 지나면서 시끄럽게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때 당시만 해도 라오스 정부가 소음공해에 대해서 밤 시간에 소음을 내지 말 것을 공표한 상태였다.

그런데, 설날 전후로 약 3-4일간, 폭죽과 함께 11시, 12시가 넘어가도록 시끄러운 소음이 비엔티안 도처에서 나타났다.


그 상황을 기억하며 현지인 친구가 이야기했다.

라오스 경찰은, 라오스인과 한국인, 외국인은 다 검문해.
그런데, 중국인은 잘 검문 하지 않아.


최근에는 캠콩 거리(여행자 거리)에 가로등이 있는 위치에 중국-라오스를 함께 나타내는 문양들이 세워졌다. 이를 보고, 라오스 거리인지 중국 거리인지 예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현지인 친구의 이야기도 들었다.


현지인 이야기의 사실 여부를 떠나, 웃픈 현실이다. 그만큼 라오스 내에서 중국인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라오스인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체제부터 경제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기에 상황이 이해가 되면서도, 아름다운 라오스가 중국에 의해 달라지는 것은 개인적으로 바라지 않는다.

물론, 라오스 인들의 삶이 나아진다면 다행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라오스의 또다시 주말. 속고 또 속고.

그런데 속였던 사람은 없었던 주말.


다음 주엔 어떤 행사에 속아볼까.


또다시 주말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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