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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Mar 09. 2021

라오스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그리고라오스를 걱정해주는 사람들

예상치 못했던 2020년의 코로나 19.


모든 것이 순간적으로 스톱되던 그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살면서 락다운이라는 것을 처음 겪은 듯하다. 단어조차 생소했다.

'락 다운'


정말, 이동을 하지를 못했다. 마을에서 마을로 이동도 통제되었고, 락다운이 실시된다고 발표되고, 며칠 동안 대형슈퍼마켓에서 물건을 미리 사두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었다.


락다운이 실시되고, 마을에서 다른 마을로 이동도 금지된 적이 있었다. 이동 통제선이 설치되고, 고작 마을 이래 봤자 반경 5킬로도 될까 말까 한 구역인데, 그냥 집안에 있으라는 조치였다.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마을 이장의 서명을 받은 서류를 구비한 채로 검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또다시 마을 이장의 권한이 막강해졌던 순간이었다.


다행히, 나는 집 근처에 슈퍼마켓이 있었기에 필요한 물품은 걸어서 구매가 가능했기에 락다운에 의한 격리에 지루함을 제외하고는 어려움이 없었다.


라오스에는 제조공장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마스크를 만들 수 있는 제조공장도 없어, 베트남이나 태국,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는데 코로나 19 상황 초기에는 각 국가들에서 마스크가 부족해서 라오스에까지 올 만한 마스크가 없었다.



라오스에 왔었던 마스크라고는 베트남에서 사용한 마스크를 재포장해서 판매하기 위해 들어온 마스크뿐이었다. *뉴스를 통해 재포장 불법 마스크 유통이 문제가 되었었다.

마스크 가격은 라오스 노동자의 하루 일당보다 비싼 가격으로 페이스북에 판매되기도 하였다.


다행히, 락다운은 한 달 여정도 후에 풀렸지만, 이는 수도 비엔티 안내에서의 조치였다. 타 지역에서 지역으로 이동은 봉쇄를 이어갔고, 특히나 태국과의 국경은 봉쇄를 특별히 더 강하게 유지하는 지역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라오스와 태국의 이동은 코로나 19 이전에는 언제나 자유로웠고, 불법이동 역시 암암리에 이루어졌을 정도로 이동이 쉬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19 상황 이후에, 태국에서 일자리를 잃은 라오스 인들이 불법적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국경 봉쇄를 강화하기도 하였다.


라오스는 여전히 닫혀있다. 나가는 비행기도 들어오는 비행기도 정기적으로 있지 않다.


그래서 라오스에 와야 하는, 오고 싶어 하는 한국인들의 걱정 섞인 불평들이 나온다.


라오스는 관광으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이렇게 오랫동안 국경을 닫아놓고 있으면, 국민들은 어떻게 살라는 거야,
다른 나라, 특히 태국은 격리를 하더라도 관광객을 조금씩 받고 있는데 말이야



진심 어린 걱정인지, 라오스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라오스에 간절히 들어오고 싶은 마음이 전해진다.

*라오스에 가족이 있는 사람들, 사업이 중단된 분들, 사업체가 있는 분들, 그리고 여행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


그런데, 라오스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알고 있다. 라오스는 동남아 최빈국이자, 의료시설 자체가 너무나 열악해서 코로나 19 환자가 대량으로 생길 경우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사전에 막아야 한다는 것을.


그러면서도 관광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라오스 국경을 열어 관광객과 방문객을 받아야 한다는 외부의 사견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라오스에 있는 나는,

라오스 인들이 불평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적어도 코로나 19 때문에 말이다.

물론, 얼른 코로나 19가 끝나기를 바라고 기도를 드리는 모습은 본 적이 있지만 말이다.

그들에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정부의 봉쇄정책이 이어지거나, 코로나 19 대책에 대해 라오스 사람들은 잘 따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오히려, 라오스에서 관광산업과 요식업, 유흥 사업을 하는 외국인들이 더 안달 난 모습과 조바심이 난 듯해 보인다.

1년이 지난 현재, 그들은 대부분 철수했거나, 폐업을 했다.


라오스 정부는 1년 동안 매월 또는 적어도 2달에 한 번은 봉쇄정책에 대해 발표를 했고, 현재까지 크게 다르지 않은 강한 국경 봉쇄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라오스 인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기다리고 있다. 다시 코로나 19 상황 이전이 오기를 말이다.

어쩌면 그들은 매일 기도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제 작년 락다운 상황과 비교했을 때보다는 한숨 돌리고 있기에 1년 동안 라오스가 어떻게 지냈나 생각해볼 수 있는 듯하다. 여전히 국경이 닫혀있지만, 라오스 내에서는 우리들만의 리그로 행사와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비록 행사의 규모를 줄이고 진행되긴 하지만 행사에는 사람들이 몰려서 즐긴다.

그리고, 간간히 발표되는 코로나 19 확진자로 경계가 늦춰질 때쯤에 다시 강한 대책이 나오기도 하지만, 라오스는 타 국가에 비해서는 코로나 19 환자 발표가 적은 것은 확실하다.


앞으로는 모르겠다. 라오스에 있는 한 라오스 정부의 정책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라오스를 걱정해주시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라오스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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