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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Apr 26. 2021

라오스, 전 세계 코로나 팬데믹에서 빠질 수 없었다

사회주의 라오스. 정부의 강력한 공산주의 락다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다.

2020년 코로나 19로 전 세계가 팬데믹을 겪는 1년 동안, 라오스는 2021년 4월 초까지만 해도 60여 명의 확진자만 공식 발표한 전 세계의 몇 안 되는 코로나 19 청정국이었다.

공식적인 발표로 사망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로, 2020년 3월 말부터 강력하게 국경 봉쇄 정책을 실시하면서 외부로부터 유입을 차단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라오스는 동남아에서도 의료시설과 체계가 열악하기에 코로나 19 상황이 오게 되면 팬데믹 상황을 관리하거나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봉쇄정책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었다.


덕분에, 2020년 하반기부터는 라오스 국내는 비교적 안정적인 정세로 돌아섰고 실제로 몇 개월간 확진자가 발표되지 않아, 코로나 종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외국인으로 가득했던 방비엥과 루앙프라방, 비엔티안의 시내 곳곳에는 외국인 관광객 대신 현지인들이 찾아 유명 관광지의 현지화. 그들의 것으로 다시 돌아갔다 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한반도보다 1.1배가량 더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는 라오스지만 인구에 있어서는 약 730만 명으로 한국보다 훨씬 적다. 그리고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는 약 90만 명 정도의 인구가 생활하고 있다. 한 나라의 수도이기에 정부기관과 많은 국제단체 등이 상주해 있고, 경제, 정치 등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지만 타 국가에 비해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라오스는 4월에 새해 '삐마이'가 있는 나라이다. 이 새해 삐마이는 태국의 '쏭크란'처럼 서로에게 물을 뿌리는 물축제를 즐기는 라오스의 가장 큰 행사, 축제일이다. 최소 3일간 이어지는 이 기간 동안, 길을 가는 차량과 사람에게 물을 뿌리고 액운을 없애고 축복을 빌어준다. 그리고, 음악을 틀어놓고 맥주를 마시며 즐긴다. 물론, 길을 걸어가는 이방인과도 함께 축제를 즐긴다.


그런데, 새해 삐마이가 지나고 라오스에서 일이 터지고 말았다.


정부에서 모임과 축제를 하지 못하도록 지침을 내리긴 했으나, 소규모의 가족모임, 종교행사 그리고 일부 지역에서의 축제는 막지 못한 듯하다.


그리고, 태국에서 일을 하던 노동자들이 라오스로 이동했고, 그리고 메콩강을 통해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태국 사람들 등으로 인해 코로나 19가 라오스에 퍼지게 되었다.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태국과 라오스는 마주 보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 19 상황 이전에는 5분이면 건너는 '우정의 다리'를 통해 서로 간 왕래했다. 라오스와 태국은 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웠고, 라오스 사람들은 태국으로 생필품 구입과 쇼핑을 하기 위해 이동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태국에서 일을 하는 라오스 사람들도 많이 있다. 과거 역사에서도 태국의 북동쪽 지역은 라오스-태국이 함께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태국으로부터 온 밀입국자 남성들은 라오스 새해 삐마이 축제와 라오스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메콩강을 배를 통해 밀입국했다. 정상적으로 입국했을 경우 14일의 격리를 해야 하기에 밀입국을 하였다고 한다.

이들의 이동을 도운 현지인은 경찰에 잡혔고, 돈을 받고 이들을 도운 것을 자백했다.
그리고 현재, 불법 밀입국을 단속하기 위한 메콩강 순찰은 24시간 순찰을 할 만큼 강력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후, 밝혀진 그들의 동선은 클럽, 주점, 식당 등 수백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인 장소였고, 불안은 현실로 이어져 확진자가 수없이 늘어났다.

2020년 한국에서도 몇몇의 사람들로 인해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을 때 그 대상을 비판하고, 처벌하라는 목소리가 많았었는데 라오스도 마찬가지다. 라오스 사람들은 SNS를 통하여 이들과 동행한 59번 여성 확진자의 신상 정보를 조사해서 공개하고 비판하는 등 매일 그녀를 비난하고 있다.

그리고, 라오스 정부와 태국 정부는 불법 입국한 태국, 라오스 인들을 코로나 19 치료 후 처벌할 계획이라 발표했다.




2021년 4월 20일까지만 해도 60명이었던 라오스의 확진자는 21일 28명, 22일 6명, 23일 65명, 24일 88명, 25일 76명 등으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검진수가 많지 않은데도 꾸준히 늘고 있고 지역 발생도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수도 비엔티안에서 발생하는 확진자가 대부분이지만, 지방의 경우 수도 비엔티안보다 의료시설이나 검진시설이 좋지 않기에 아직 확진자수가 많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경우의 수와 나쁜 경우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현재 라오스에서는 2,000명 까지도 확진자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경우 병상이 부족할 수도 있다.

아침에 먼저 발표되는 태국의 확진자 수, 그리고 오후에 발표되는 라오스의 확진자 수.

라오스와 태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맞다.


현재 타 국가의 확진자 수보다는 라오스의 확진자 수가 월등히 적지만,

검사수가 많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무증상자 감염자 등을 감안하면 그 숫자가 적지 않다.

그리고, 음압 병동이나 중환자실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백신도 국제단체의 지원에 의존하는 라오스 현실에서는 심각한 수준이다.


만약을 대비해 2,000여 개의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고 하지만, 병상의 질도 문제이거니와 의료인력이 부족은 단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걱정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수도 비엔티안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기는 하지만, 타 지역에서도 확진자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현재 라오스 거의 모든 지역이 락다운으로 이동이 불가한 상황인데, 추가로 더 강력한 락다운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라오스와 국경을 함께하는 태국, 캄보디아 상황이 심각한 이 시점에, 자체적으로 백신을 수급할 수 없는 라오스의 상황은 앞으로 더 긴 시간 코로나 19와 함께해야 하는 상황이 된 듯하다.


코로나 19로부터 잘 지내왔던 라오스. 이제부터 시작된 라오스의 팬데믹은 라오스를 더욱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2020년 3월 4월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창 일어날 때, 라오스에서는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았고 정부 발표도 없었다. 중국과 맞닿아있고, 중국인들이 많이 오가는 라오스인데, 그럴 리가 있나 라는 생각도 했다.

심지어, 북부나 일부 지역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면 뎅기로 인한 사망 또는 다른 질병으로 언론에 보도가 되었는데 사실인지 여부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라오스의 코로나 청정 상황에 대해 100퍼센트 신뢰하질 않았다.

그렇게 지내길 수개월, 라오스는 자연스럽게 청정 지역으로 인식되고,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이 안정되어가는가 싶었다.


어쩌면, 지금 발생되고 있는 라오스의 코로나 상황이 당연히 일어날 일이었나 싶기도 하다.

태국 입국자들에 대한 통제, 새해 삐마이 축제에 통제, 변이 바이러스나 조금은 안심했던 사람들. 모든 것이 지금의 위기를 가져오게 된 조금씩의 이유가 되지 않나 싶다.


한국도 확진자는 점점 더 늘어가고 있는데, 무뎌지는 것인지, 백신이 있어서 안심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한국을 못 간 지 오래되었다.

한국과 라오스. 나에겐 어느 한 나라만 괜찮다고 괜찮은 게 아니다. 그런데 둘 다 나쁘다. 이런.


다시 한번, 옛말과 어떤 말이 떠오른다.

경거망동하지 말자. 섣부른 판단과 행동은 언제나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왜 항상 불길한 예상은 틀린 적이 없나.


2주 전 라오스, 새해라며 길거리 가는 사람 붙잡고 맥주 주고, 물 뿌리더만. 불길했다 불길했어.


라오스 생활, 언젠가 다시 돌아볼 때 지금의 라오스 격리 생활이 생각날까. 이런 날도 있었다고 웃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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