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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Jun 07. 2021

라오스, 메콩강과 함께하는 사람들. 주말을 서성이는 나

찾았다. 코로나19 방역지침거리두기 야외활동. 그들의 생활 하나

라오스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정부의 락다운 방역지침이 6주간 진행된 뒤에도 2주가 더 연장되었다.

세계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이동제한의 경험을 라오스에서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안 그래도 놀이문화나 여가활동 선택의 폭이 많지 않은 라오스 비엔티안의 거리는 계속해서 한산하다. 주말이지만 거리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도로를 다니는 차들은 꽤나 보이는데 다들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 아니면 답답한 마음에 드라이브를 나가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코로나 19로 인해 라오스 비엔티안의 여행자 거리 야시장은 문이 닫힌 지 오래되었다. 메콩강변 바로 옆의 공원과 야시장은 현지인들에게도 밤마다 산책과 여가를 즐기는 장소 중 하나로 언제나 사람이 붐볐다.


한동안 가지 않았던 메콩강변의 길을 따라 가본다.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멀리 태국의 집들이 보인다. 얼마 되지 않는 강을 건너면 바로 태국이거니와 지금은 국경이 닫혀 가지 못하니 더욱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다리 하나를 두고 버스로 10분이면 라오스에서 태국으로 국경을 건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국경을 자유롭게 다니지 못하게 된 것이 벌써 1년 6개월이 다되어 간다.


메콩강변에는 역시 사람이 없다. 그런데 길가에 주차된 오토바이가 보이는 것이 특이해, 오토바이가 있는 강변을 바라본다.

잠시 메콩강변의 공기도 쐬고 말이다.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날씨가 아주 덥지가 않다.


날씨가 더운 라오스의 여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트나 쇼핑몰 등 실내 장소에서 시간을 보낸다. 40도를 왔다 갔다 하는 낮 온도에 길거리를 걸어 다니는 것은 열사병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같으니 말이다.


조금은 선선한 날씨의 메콩강변을 살짝 걸으며 태국 국경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밑에는,

메콩강 옆에 자리 잡은 집인지, 낚시터인지 알 수 없는 무리가 있다.


멀리서 바라봐도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구나 싶다.

이렇게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었나!

대충 봐도 많지 않은 사람들이라 대단위의 모임은 아니거니와 사회적 거리두기 1m 이상은 되는 듯하다.


저렇게 파라솔인지 우산인지를 펴고, 어머니의 강 메콩강에서 자연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한쪽에선 어업이 생업인지, 전문적인 낚시도구를 사용해 물고기를 잡는 모습도 보였다.


이렇게 보면, 물 위에 마련된 건물들은 메콩강에서 생업을 하고 있는 현지인들이지 않을까 싶다.

사실, 여행자 거리가 활기찬 모습을 보일 때에는 야시장의 끝자락을 넘어 이곳까지 오는 일은 거의 없었고, 또 낮시간의 더운 날씨 때문에 이곳을 일부러 찾지는 않았다.

그런데, 한쪽에서 생업을, 그리고 한쪽에서 여가를 즐기는 듯하게 느껴지는 물고기 잡이를 보니, 각기 다른 이유로 자리한 메콩강의 물고기 잡이 모습이 그려졌다.


또 어딘가에선 코로나 19로 인해 지친 현지인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은 즐기고, 조금은 여유롭게 지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식당이지만, 집이기도 한 많은 소규모의 식당에는 손님이 앉아있어 물어보면, 가족이나 친척 또는 친구가 집에 와서 식사하는 것이라 말하고선 손님을 받진 않는다. 

* 코로나 19 방역기간 동안 정부지침으로 식당 내 취식금지 구역이 있다.

그렇게,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주어진 여건에서 생활해가고 있다.



돌아오는 길, 라오스의 멈춰버린 시간을 보여주는 듯, 1년이 넘게 지어지고 있는 건물이 보인다.

'곧 완성되겠네' 하고 작년 이맘때 건물을 보면서 생각했었는데...

곳곳의 건물이 지어지는 속도가 늦다. 가끔씩 자본 부족으로 오랫동안(몇 해 동안) 멈춰있다가 다시 건물이 지어지거나, 아니면 아예 반 정도 지어진 건물이 매매로도 나온다.

비가 오는 우기에 잠시 멈추거나, 종교 행사 때문에 멈추거나, 자본 때문에 멈추거나, 정책이나 이해관계 때문에 멈추거나.

여러 가지 상황이야 있겠거니 하며, 이제는 대수롭지 않게 보며 지나간다.




주말이지만, 주말 같지 않은 라오스의 하루에서 오늘은 무언가 변화가 있을까 길을 나서보며 서성이지만 지난 6주간 같은 모습의 라오스 비엔티안 거리이다.

그래서 음식이라도 새로운 것을 먹어보자는 생각으로 길거리에 멈춰서 두리안을 사본다.

라오스에서도 현지 물가에 비해 다소 비싼 가격대의 열대과일이지만 오늘은, 오늘은, 좀 다른 것을 먹으면서 '다른 하루였다' 고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코로나 19로 인한 변함없는 풍경에 지쳤는지도 모르겠다. 평소의 라오스 비엔티안에도 딱히 새로운 것은 없었지만 변함없는 것들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몇 가지 있었던 것과 비해서 지금은 너무나 고요하니 말이다.


그나마 이놈의 두리안은 너무 달콤하다. 냄새조차도 달콤해서 입안에서 부드러운 크림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을 준다. 집에 돌아와 한입 물고서는 그 맛에 반해서 다 먹어버렸다.

앞서 길거리를 나가 돌아본 것보다 이 한 움큼의 두리안이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래서 열대과일의 여왕 두리안이라고 하나보다. 지금까지 내가 먹었던 두리안은 품질이 오늘 것보다 좋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라오스를 찾는 관광객들은 이런 말을 많이 했다.

아직 변하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있는 나라 라오스라고.


여전한 라오스다. 많은 것에서.

메콩강에서의 생활과 여가, 그리고 맛있는 두리안. 오늘 나에게 작은 즐거움을 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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