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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Jun 14. 2021

생겨나는 것에 대한 기대와 소멸되는 것에 자연스러움

언제 있었냐는 듯 없어지고, 언제 생겨났는지 모를 새로움

라오스에서 현지인들에게 맛집이나 명소로 알려진 장소를 찾기 위해 핸드폰 지도를 켠다. 그리고 찾아가 본다.


그런데, 그곳엔 이미 그 장소가 없다. 코로나19로 관광객이 끊긴 이 시기에는 더더욱 그런 장소가 많다.

현지인들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진짜 현지 식당은 그래도 남아있으니 다행이다.


인터넷 지도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사라지는 속도가 인터넷 업데이트보다 빠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반면에, 길가를 지나가다 보면 새로운 가게와 상점이 생겨난 것도 쉽게 볼 수 있다. 커피숍, 식당, 상점들...


어떤 목적으로 지어지는지는 건물의 높이로만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짓다만 건물들은 길가에 조금은 흉물스럽게 자리해있다. 개인주택들 역시 마찬가지로 곳곳에 건축을 하다가 잠시 쉬면서 건축을 하는 것인지, 수개월째 그대로인 주택건설현장도 쉽게 볼 수 있다.


과거 방문객이나 여행객이 많은 나라와 도시는 신문물이 쉽게 들어와 개발이 빨리 되었다. 특히, 배가 쉽게 오갈 수 있는 무역항이 있는 도시는 더더욱 그랬다.

그래서 무역항은 그 도시에서 가장 빨리 발전하는 장소 중 하나이고 관광명소와 먹거리, 볼거리 등이 많이 있다.

비록 라오스의 비엔티안은 항구가 있는 도시는 아니지만, 외국인들이 방비엥이나 루앙프라방, 팍세로 이동하기 위해 찾는 도시이기에 많은 관광객들과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비엔티안에는 대부분의 외국인 사업가가 중국계열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국제기구에 관련된 업종의 외국인이 있다.
그래서인지, 중국음식과 제품, 그리고 문화를 볼 수 있다. 특히, 우리와 같은 설을 보내는 중국 설 기간에는 비록 라오스 인들이 맞이하는 새해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상점이 쉬는 것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중국 사업(가)들이 많다.




외국인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한나라의 수도이기에 라오스의 비엔티안 역시 라오스의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발전되어 있다. 아니, 계속 발전되고 바뀌고 있다.

매일, 매달, 매년 새로운 것이 생겨나고 있다. 어쩌면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발전 방식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겠다. 그런데, 가끔은 이런 일들이 너무 욕심스럽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비록 라오스가 메콩강의 풍부한 수력으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이 있다 하더라도, 라오스가 가지고 있는 역량과 한계를 생활하면서 체감한 경험으로는 조금은 과한 욕심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것이다.


주변국들의 지원과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라오스이기에 선택권이 많이 없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인지, 라오스에서는 새로운 것이 매일 생겨나고 있다.

2020년 신문에 발표되었던 라오스 스타벅스 1호점 내용이 생각났는데, 얼마 전 우연찮게 보게 되었다.

2021년에 라오스 스타벅스 1호점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직 맥도널드나 KFC 같은 프랜차이즈가 없는 라오스에서 새롭게 생기는 스타벅스 1호점은 의미가 있을 듯하다.

태국 브랜드의 피자 프랜차이즈, 롯데리아 등은 운영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기존의 것이 없어지고 있다. 개발이 되면 기존에 있던 환경과 자연이 없어지거나 훼손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오늘은 조금은 작은 부분에서 '없어짐'을 느꼈다.


길을 지나다가 몇 달 전 방문했던 한 식당 옆을 지나게 되었다. 비록 맛이 특별나게 좋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널찍한 공간이 마음에 들었고, 저녁시간이면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 있었기에 나중에 다시 한번 가봐야지 하던 곳이었다.

그런데, 지나는 가게 앞에는 모래와 시멘트, 그리고 철재 등이 쌓여있고 가게는 리모델링을 하는 것인지 공사현장이 되어 있었다. 기억하기론 새로 개업한 지 1년에 채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했기에 아마도 폐업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라오스에서는 쉽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비단 식당뿐 아니라 상점, 그리고 대형 건물까지도 말이다. SNS를 타고 인기를 끄는가 쉽다가도 옆에 비슷한 상점이나 새로운 상점이 생기면 금세 인기가 사그라든다.

또 다른 유행이 오면 다른 상점과 식당이, 그리고 상점을 폐업하거나 그 장소에는 또 다른 상점이 열리고 말이다.


먹고사는 문제고, 돈을 버는 생계와 경제의 문제이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것을 금세 들여와 받아들이고, 또 금세 없어져버리는 것에 대해 당연히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언젠가는 없어질, 그리고 바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되도록 오래도록 보고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것도 많다. 금세 '소멸되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다면, 다른 어떠한 것에도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이 들까 서운한 생각도 든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저것은 잠시 있을 뿐, 저것은 금세 없어질 것, 그리고 나도 금방 떠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까 말이다.


그래서 가족을 나를 지탱해주는 사람을 옆에 두고 싶어 하나 보다. 변하지 않는 것이 내 옆에 있다는 든든함이 있으니 말이다.


변함과 유지. 생성과 소멸. 새로움과 고전. 그리고 순간과 오램.


일전에 방문했던 작은 레스토랑이 없어지는 것을 보며 문득 드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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