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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Jun 19. 2021

라오스 물가, 제철 열대과일 이야기

라오스의 제철 열대과일이 나를 붙잡는다

2021년 라오스에서도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강력한 락다운이 2달여간 시행되었다.

그로 인해 현지인들 뿐만 아니라 나 역시도 외부활동이 자제되면서, 살이 '확찐자'가 되어버렸다. TV에서만 보던 현상을 직접 경험하고 있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당연히 밀가루와 설탕 등이 들어간 음식을 줄이고 있다.


다행히 라오스에서도 코로나19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사람들이 외부활동을 조금씩 하고 있다.

최근 새로 생긴 탓 루앙 재래시장에는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라오스의 재래시장이야 다 비슷비슷하지만, 새로 생겼다기에 오랜만에 시장조사를 떠나본다.


물론 재래시장을 방문할 때의 마음가짐은 다이어트에 좋은 채소들을 위주로 구입할 것이라 다짐하고 나섰다.



동남아시아 여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저렴한 물가' 일 것이다.


일전에 돼지고기 가격 변동 등을 말하면서 라오스의 물가를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사실, 라오스는 동남아시아에서 저렴한 물가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아니다. 쉽게 생각해보면, 공장이 거의 없어서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해오고, 내륙국가로 기름 가격도 높고 그로 인한 수송비용이 높은데 어떻게 물가가 저렴할 수 있겠나?


그나마, 태국, 중국과의 교역으로 대부분의 많은 물품들이 태국과 중국으로부터 들어온다. 그래서 물건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좀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해서 라오스에서 비용이 저렴한 것은, '인건비, 라오스에서 나는 채소와 과일 등 농산품, 그리고 국수, 빵, 볶음밥 등의 탄수화물류의 음식' 정도가 대표적일 것이다. 그래서 여행객들은 이런 동남아 음식을 접하고, 마사지 등 인건비가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받으면서 물가가 저렴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 라오스는 찹쌀을 많이 생산하는 국가로 이를 이용해서 카오삐약 같은 국수류의 음식도 대중화되어 있다.
* 인건비가 저렴하기에 개인사업을 하며 라오스 사람들을 고용하며 일을 하지만 이내 사업자분의 생각과는 다른 일하는 스타일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차량 가격은 한국보다 약 1.5배는 더 비싸고, 유류비용도 물가에 비해 만만치 않다. 또 공산품은 말도 안 되게 비싼 것도 많고, 가격이 엉망진창이다 싶을 정도로 편차가 심하다. 그래서 많은 라오스 서민들은 상품의 '질' 보다는 가격이 싼 중국 물품을 많이 구매해서 쓴다.


'가격이 엉망진창'이라는 것은, 가격 편차가 심하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쓴 말인데, 다시 말하면 빈부격차가 심해서 아주 비싼 물건을 구입하는 부유층과, 아주 저렴한 물건을 구입하는 서민층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물가를 이야기하다가 라오스 경제 상황까지 와버렸다.


어쨌든, 동남아시아 라오스는 물가가 싸다, 물가가 비싸다 라고 단정 지어 말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으나, 적어도 적정한 생활을 위해 생활비가 드는 부분은 저렴하지 않다고 개인적으로 느낀다.


또 한 가지 단점으로는 주변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수요가 많아서 공급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라오스에서의 물품 가격은 오른다. 그리고 태국에서 물품 수입이 잘 이루어지지 않거나 물건 가격이 오를 경우에 라오스는 바로 반응해야 한다.

이러한 점들이 라오스는 언제나 물가와 생활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라오스 화폐인 '낍'의 가치가 요즘 들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것도 서민들의 생활과 물가가 안정적이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런 불안정한 물가 등의 단점 속에서도 라오스 생활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가격이 저렴한 '열대과일'과 '채소'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비록 태국에서 들여오는 열대 과일들이 많지만, 가격이 그리 비싸진 않다. 아니 많이 저렴하다.


위에서 말한 라오스 생활을 위한 공산품이나 차량과 같은 가격이 비싼 물품들이 있고, 주변 국가의 정세에 영향을 받는 육류와 해산물 등이 있다면,

열대과일과 채소는 라오스에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먹거리이다.

최근 중국에서 두리안을 많이 수입하면서 두리안 가격이 많이 올랐다. 이 역시도 주변국의 수요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이번에 재래시장을 방문할 시에는 다이어트를 위해 열대과일은 자제하고 야채만 사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시장을 나올 때 이미 양손 한가득 과일 봉지가 들려있었다. ㅠㅠ


1-2달 전부터 나왔던 망고스틴을 올해에는 오늘에서야 처음 맛보는 듯하다.

한국에서는 생과일로 맛보기 힘든 망고스틴을 여기서는 1kg에 10,000낍(1200-1300원)이면 맛볼 수 있으니 나처럼 과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없는 곳일 테다.


그래도 오늘은 다이어트를 생각해서 아보카도까지 구입했다.

아보카도 같은 경우에는 제철일 때와 그렇지 않을 때, 2-3배가량 가격차이가 나는 듯했다. 아보카도 역시도 1kg에 1200-1300원이라 '많이 먹어야지' 다짐하면 2kg 구입!


이것 사고 저것 사고 언제부터인지 어깨가 아플 만큼 봉지가 무거운 게 느껴지고 나서야 구입을 멈추고 재래시장을 떠난다.


제철 시기 먹는 열대과일과 채소들.


더 좋은 건?


이 시기의 제철이 끝나면, 다음 시기의 제철 과일과 채소들이 또 있다는 것!


그래서 언제나 나에겐 제철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조금은 우울하고 답답한 요즈음,

오랜만의 망고스틴으로 기분 좀 내고 있다.


다이어트는 언제나 내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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