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프로그램과 미드를 통해 생각되는 나의 생활
요즘 역사 티비 프로그램과 미드 시청이 부쩍 늘어난 나.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과는 별개로 혼자 있을 때면 조용한 것보다는 사람 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좋아하기에, 뉴스나 TV 프로그램을 틀어놓기도 한다.
그리고 영어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미국이나 영국 드라마를 시청하기도 하는데, 요즘 좀 달라졌다.
범죄 액션이나 스릴러, 영웅물, SF 판타지 등 장르를 크게 가리진 않았지만 여성이 주인공인 미드를 본 것은 많이 없었다. 편견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었지만 생각해보니 많이 없었던 듯하다.
그런데, 최근 본 '굿 걸스'를 시청하면서 미드를 고르는 취향이 달라졌다. 아줌마 3명이 주인공인 '굿 걸스'는 범죄와 코미디가 혼합된 드라마인데, 시즌 3까지 총 34편을 3-4일 만에 다 봐버렸다. 그러면서도 시즌4가 언제나 올까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넷플릭스를 두리번거리다가, 이번엔 '워킹맘 다이어리'가 눈에 들어왔다. 예전 같았으면 제목에서도 크게 흥미가 느껴지지 않았을 테지만, 어느새 클릭을 하고 있는 나.
더 웃긴 건,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는 내 모습.
'워킹맘 다이어리'역시 아줌마들이 주인공으로, 육아와 직장생활 그리고 여성으로서, 엄마로서의 생활 등을 코믹하게 다룬 것이다.
'대체 내가 왜!, 언제부터, ' 이런 장르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나이가 들면 여성호르몬이 나오면서 남성은 여성화, 여성은 남성화되어가는 부분이 있다던데.'
'아니면, 원래부터 나는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
'아냐, 코로나 블루 시대 코미디 드라마를 보면서 웃고 싶어 그런 걸 지도'
'어쩌면, 자꾸만 누군가에게 야단맞는 내 처지를 개선하고자 이성을 더 이해하고자 하는 나의 무의식의 노력?'
마지막 이유가 가장 멋지긴 한데,
이유야 어찌 되었든, 넷플릭스에서 '코미디, 여성 주인공, 아줌마, 드라마' 등으로 검색하며 시간을 즐기고 있다. 코로나 블루와 외로움을 이기게 해주고 있으니, 아마 내 기억 속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될 듯하다.
"코로나를 이겨내도록 나와 함께 한 작품"
예전 첫 해외에서의 생활에서 초반 6개월 동안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그때의 기억이야, 지금 왜 힘들었는지 머가 힘들었는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 당시 밤에 잠들기 전 웃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게 해 준 드라마가 있었으니, 바로 '오피스'였다.
그만큼,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의 재료는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로 한국이나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상황은 나를 조금은 지치게 하고, 조금은 외롭게 만든다.
보고 싶은 사람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은 압박이 되기도 하고, 근심거리를 주기도 한다.
미국이나 해외 드라마는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기에 자막을 보는 등 조금은 집중해서 보려 한다. 재미를 느끼려면 말이다.
그래서 다른 집안일을 하거나 멍하니 누워있고 싶을 때에는 한국의 TV 프로그램을 보기도 하는데, 언젠가 또 해외생활에서 즐겨봤던 '천일야사'라는 역사 TV 프로그램을 봤던 기억이 나서 찾아봤다.
그리고, 그 역사 속 이야기에 과거 양반이나 정승 등 고위 관료들이 잘못을 저지르고 수도에서 멀리 유배를 떠나는 장면을 보는데...
동병상련의 마음이 갑자기 든다.
'좁은 방에 틀어박혀 자유롭지 못한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이 옛날 우리나라의 유배와 같구나'
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웃어본다.
물론, '나 유배 온 거 같아'라고 말하니 웃기지 말라며 야단맞고 말았다.
좁은 공간 너무 조용한 분위기가 시작한 티비소리였는데, 어느새 TV 프로그램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바보상자가 친구가 되어주길 바라면서 시작했는데...
바보상자가 나를 생각게 해주었으니 되었다.
당분간만, 바보상자가 아닌 생각상자로 불러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