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잡아당기는..
자기 전에 유튜브를 틀었다.
사실 유튜브를 본다는 것을 되도록 피하고 지낸다.
특히 자기 전의 유튜브 같은 OTT 또는 SNS 하는 것을 되도록 참는다.
몇 년째 낮에도 스마트폰은 최대한 멀리한다.
전화기 본연의 기능적인 부분이 필요할 때만 사용하려고 한다.
그런 내가 자기 전에 유튜브를 틀었다.
정기적으로 유튜브의 음성만 듣는 시간이 있다.
식사시간.
눈과 입이 어느 때보다도 바쁜 시간이다.
눈은 먹을 것을 확인해야 하고,
입은 확인한 음식을 받아먹어야 한다.
물론 손이 제일 바쁘다.
어쨌든 귀는 매우 심심하다.
고요하지 못한 아파트는 바깥의 오토바이 소리만 들려줄 뿐이다.
심심한 귀를 달래기 위해 종종 뉴스를 틀고 음성을 듣는다.
그런 내게 유튜브는 눈길을 사로잡는 알고리즘을 보여줬다.
유튜브에게 당했다.
잊힌 개그맨 고명환 씨가 작가가 된 얘기였다.
하루 종일 글쓰기와 독서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다른 작가의 글쓰기와 독서 얘기는 언제나 듣고 싶다.
글쓰기와 독서는 외로운 행위예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언제나 외롭다.
그러던 중 반가운 뉴스 소식이 내 눈길을 잡아당긴 것이다.
역시 고명환 씨 얘기는 별것 없었다.
단, 두 가지 주제가 뇌리에 남았다.
독서는 시간을 압축시켜 준다.
우리는 도서관에서 압축된 시간을 해제할 수 있다.
끌려다니는 삶에서,
내가 잡아당기는 삶을 겪을 수 있다.
공감한다.
난 글쓰기와 독서를 하면서 내가 잡아당기는 삶을 산다고 생각한다.
시간적인 측면에서 이만한 가성비도 없다고 생각한다.
다음날 도서관에서 고명환 씨, 아니 고명환 작가의 책을 한번 찾아볼까 생각하며 잠을 청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