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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소유 Jul 12. 2024

속도 조절

조절의 미학..

연애 초보는 언제나 성급하다. 상대방의 마음을 빨리 확인하고 싶어 한다. 마치 미리 정해진 목표 지점에 빨리 도착하고 싶은 마라토너처럼. 하지만 그 속도가 상대방과 맞으면 상관없지만, 대부분 다른 속도로 마음이 움직여서 싸우게 된다. 연애는 두 사람이 서로의 속도에 맞추어 조율하며 나아가는 것이다. 성급함보다는 서로의 속도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의 마음은 마치 풍경을 감상하듯 천천히 바라보아야만 한다.


지나고 보니 회사 생활도 똑같았다. 선배와 후배, 상사와 부하 사이에는 생각의 속도와 업무의 속도가 서로 달라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선배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더딘 걸음을 걷고, 후배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품고 빠르게 달리고 싶어 한다. 상사는 신중한 결정을 내리고, 부하는 즉각적인 성과를 원한다. 하지만 누구도 틀린 게 아니다. 그저 속도가 다를 뿐이다. 서로의 속도를 이해하고 맞추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나은 협력과 성취를 이룰 수 있다.


독서 또한 마찬가지다. 작가의 속도에 빠르게 따라가면 좋겠지만, 억지로 따라가다 보면 나가떨어지기 쉽다. 그렇게 그 책에 질리게 된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급하게 먹으면 탈이 나듯이. 책 또한 천천히 음미해야 진정한 즐거움을 준다. 커피를 마시듯, 와인을 마시듯, 위스키를 마시듯, 천천히 음미하는 독서가 진정한 즐거움을 준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느껴지는 종이의 감촉, 문장을 읽으며 상상되는 장면들, 작가의 의도를 음미하는 시간이 독서의 진정한 맛이다.


글쓰기 또한 마찬가지다. 한 자, 한 자 천천히 쓰다 보면 어느 순간 100자, 1000자, 5000자가 되어버리는 마법을 겪게 된다. 글을 쓰는 과정은 마치 긴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하고, 때로는 새로운 길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발견하고 표현하게 된다. 속도 조절이 필요한 것이다.


인생의 여러 측면에서 속도를 조절하며 나아갈 때, 우리는 더 큰 성취와 만족을 경험할 수 있다. 연애에서도, 회사 생활에서도, 독서에서도, 글쓰기에서도 말이다. 중요한 것은 목표에 도달하는 속도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느끼고 경험하는가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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