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즈오 이시구로의 장편 소설
1부만 극찬을 받고 있어서 1부 만을 읽었다. 나머지 부분은 아쉽다는 평이 지배하고 있지만 추후 읽을 계획.
줄거리 :
-. 로사와 클라라는 멋진 삶(멋진 주인을 만나기를)을 꿈꾸는 로봇 가게의 AF(Aftificial Friend)라고 하는 로봇이다. 오늘도 내일도 언제나 좋은 생각을 하며 더 나은 내일을 꿈꾼다.
-. 클라라는 창가에서 조시라는 아이와 마주한다. 조시는 클라라에게 태양의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
-. 늦은 시간 로사는 창 밖의 세계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클라라도 궁금한 모양이지만 로사에게 크게 이입하지는 않는다.
-. 클라라와 로사는 동시에 창밖의 어떤 상황(택시 운전사)을 목격하지만 서로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면서 말다툼을 한다. 둘은 결국 서로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고 클라라가 그냥 대화를 포기한다. 매니저가 사람에 대한 이야기(사람은 행복과 아픔을 동시에 느껴)를 하는데 둘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 2주일 뒤에 조시가 찾아왔다. 이번에도 엄마와 함께 왔고, 조시는 클라라를 마음에 들어 하지만 지난번부터 엄마의 눈치를 보고 있다. 조시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털어놓고 클라라는 다 들어준다.
-. 클라라는 가게 중앙 자리로 옮겨지게 된다. 곧 쿠팅스 머신(굴착기로 추정되는 중장비)이 가게 앞에서 땅을 파고 연기를 뿜으며 태양을 보기 힘들게 만드는 공사를 시작한다.
-. 한 여자아이가 아빠와 왔는데 클라라에게 관심을 보이는 순간 매니저에게 더 나은 B3 모델을 추천받는다. 클라라는 아마도 더 낮은 모델로 보인다. 매니저가 나중에 하는 말이 마음 아프다. “아이들은 툭하면 약속을 해… 다시 오겠다고 하고… 안 오는 아이가 훨씬 많아…”
-. B3가 새로 입고되면서 로사는 안쪽 방으로 밀려 들어갔다.
-. B3가 클라라로부터 스스로 선을 긋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연출된다.
-. 어느 날 매니저는 클라라에게 창가로 옮겨질 기회(?)를 준다. 하지만 그저 아저씨와 개만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다.
-. 클라라는 다시 뒤로 옮겨지고 조시가 왔다. 조시는 엄마의 눈치와 실험에도 불구하고 B3보다는 B2인 클라라를 선택한다.
느낀 점 :
카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클라라와 태양'의 1부는 클라라라는 인공지능 로봇의 시점을 통해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클라라는 단순한 로봇이 아니다. 그녀는 어린아이들의 친구로 만들어진 인공지능 로봇, 즉 인공지능 친구(AI Friend)다. 하지만 그녀의 관찰력과 순수한 시각은 우리가 인간관계와 미래 사회를 새롭게 이해하게 만든다.
클라라는 가게의 진열대에 서서 세상을 바라본다. 그녀의 시선은 태양을 신성하게 여기는 순수함으로 가득 차 있다. 태양은 그녀에게 단순한 에너지 원이 아니라, 그녀의 존재를 유지시켜 주는 신성한 존재다. 클라라는 매일 아침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을 경외감으로 바라보며, 태양이 그녀에게 주는 에너지에 감사한다. 이 순수한 시각은 클라라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잘 보여준다.
가게 밖의 세상은 클라라에게 무한한 호기심의 대상이다. 그녀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들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사람들의 표정, 말투, 행동 하나하나가 클라라에게는 새로운 정보와 학습의 기회다. 특히 조시라는 소녀와의 만남은 클라라의 삶에 큰 전환점을 가져온다. 병약한 조시를 돌보기 위해 클라라가 선택되면서, 그녀는 새로운 역할에 대한 기대감과 책임감을 느낀다.
클라라의 시점에서 인간과의 상호작용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녀는 조시와 그녀의 어머니를 통해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배운다. 인간의 감정, 사랑, 희생은 클라라에게는 새로운 개념이지만, 그녀는 이를 이해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진다. 클라라의 순수한 시각은 우리에게 인간관계의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소설의 1부는 클라라가 가게에서 조시의 친구로 선택되어 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과정은 독자에게 기대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안겨준다. 클라라가 조시와의 관계를 통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그녀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 이는 단순한 로봇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성과 그 의미를 탐구하는 철학적 여정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미래 사회의 설정 속에서 이루어진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친구가 되고, 병약한 아이들이 존재하는 이 세계는 기술 발전과 그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상징한다. 우리는 클라라의 눈을 통해 미래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성과 기술의 조화를 고민하게 된다.
가장 좋았던 부분 :
단연 클라라가 창 밖의 태양과 각종 사물, 사람을 관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로사와 서로 같은 장면을 보면서도 서로 다르게 해석하며 말다툼을 하는 모습을 보며, 현실을 풍자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럼에도 중심을 클라라의 시점에 집중해서 클라라의 시점이 되어서 새롭게 사물을 보면 그럴 수 있겠구나 생각하며 읽었다. 중간중간 매니저가 클라라에게 해주는 다소 직설적인 뼈를 때리는 조언도 좋았다. 충분히 설득력이 있으며 매니저의 입장과 클라라의 입장이 둘 다 이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