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던 던.. 혹은 무지했던..
1. 읽고 느낀 점
강렬하게 두뇌를 강타하는 철학책이자 인문학 책이다. 잘 몰랐지만, 알고 싶었던, 혹은 알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스토아학파에 한 발짝 가까워진 기분이다. 철인, 현자까지 되고자 하는 욕심은 없지는 그것에 가깝게 살고자 하는 개인 철학이 있다. 그 관점에서 책에서 소개된 에픽테토스의 52개의 화두는 그 철학을 단단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 책 번역가인 강분석 씨의 서문을 먼저 읽고는 저자의 의도와 역자의 생각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완독 이후에 서문을 다시 읽고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노예였고, 가난했으며, 절름발이였던 나 에픽테토스는 신의 친구였다.’라고 했던 그의 말이 그의 철학을 모두 설명했다고 본다.
또한, 역자가 남긴 에픽테토스의 가르침과 똑 닮았다고 하는 다음의 문장에는 완전히 공감하는 바이다. ‘어찌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겸허함을 주시고, 어찌할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를 주시고, 그리고 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소서.’
마지막으로, 본 철학서 대부분의 내용에서 4대 성인 중 조금 공부를 해본 부처, 공자의 향기를 느꼈는데 역자 또한 그것에 대한 소감을 밝혀서 반가웠다. 조금 과장하면 본 철학서는 현대 사회 전 세계의 인류에게 필요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2천 년의 시공간을 뛰어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2. 가장 좋았던 부분과 그 이유
전체적인 52개의 화두에서 말하는 겸손에 대한 일부 중복되면서 반복되는 주제는 조금 아쉽지만 대부분의 화두에 공감하며 읽었다. 3번 ‘사물의 본성을 보십시오’, 5번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죽음에 대한 관념 때문에 고통이 옵니다.’는 카뮈가 말하는 실존주의와 통하는 면에서 무척 공감하며 읽었다. 11번 ‘본디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14번 ‘자유를 원한다면 아무것도 바라지 마십시오. 는 무소유와 공을 말하는 부처의 동양철학이 생각나서 익숙했다.
3. 자신의 단상
16번 남의 고통에 대해서도 분별력을 잃지 마십시오, 17번 인생이라는 연극에서 주어진 배역에 충실하십시오. 33번 사람들과의 관계와 대화에서 일반적으로 지켜야 할 태도는 사회생활에서 처한 어려움에 대처할 나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좋은 철학들이다. 특히, 남의 사사로운 일에 관심을 갖고, 내 평판에 대해 걱정하는 나 스스로의 모습이 떠올랐다. 게다가,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겪었던 주된 어려움에 대해서 내가 지키지 못했던 태도가 문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33번은 어디 필사해 두고, 두고두고 읽어야 할 나의 취약한 약점이다.
에픽테토스의 ‘자유와 행복에 이르는 삶의 기술’ 33번째 화두는 사람들과의 관계와 대화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태도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에픽테토스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서 예의를 갖추고, 성급하거나 무례한 행동을 피해야 하며, 타인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대화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경청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자제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요약하자면, 에픽테토스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예의와 존중을 바탕으로 성급함을 피하고, 경청과 자제력을 바탕으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