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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소유 Oct 03. 2024

<불변의 법칙>

변하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가장 강하게 다가온 생각은 이 허탈감이었다. 우리가 무엇을 해도, 얼마나 고민하고 노력해도 세상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은 우리가 직면하는 진실이자, 결국 마주해야 할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애쓰며 사는 걸까? 이 책은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허탈감을 통해 우리의 시선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게 만든다. 그 답은 바로 '스토리'에 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인류학 책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그 내용을 보면 전혀 새로운 것도 없고, 기존 지식에 기여한 바도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많은 이들이 이 책에 열광했을까? 그 답은 스토리텔링에 있다. 매력적인 이야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필력, 복잡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는 능력. 그 모든 것이 합쳐져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이다. 이지영, 최태성, 설민석 같은 유명 강사들 역시 같은 이야기를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무언가 특별한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흥미롭게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결국, 우리가 세상에서 성공하고 승리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스토리가 필요하다. 그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에 닿을 때, 비로소 세상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공부하지 말고, 책도 읽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좋은 스토리텔링을 듣고, 읽고, 생각하는 것은 불변하는 세상을 주체적으로 이해하고 헤쳐나가기 위한 가장 가성비 좋은 방법이다. 그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세상을 알아가고,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선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


책의 에필로그에서는 우리가 예상하고 연구하는 모든 것들이 후행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세상은 불확실하고, 그 불확실성은 반복된다. IMF, 리먼 브라더스, 코로나19 같은 사건들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우리가 아무리 공부하고 노력해도 이런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결국, 불변하는 것은 미래의 불확실성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뒤를 보고 넓은 시야를 갖는 것'이다. 즉, 과거의 패턴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반복되는 것을 찾아내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불확실한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비다.


이 책은 또한 작은 변화들이 아니라 시간의 힘을 강조한다. 일상의 작은 변화가 큰 성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하루 꾸준하게 반복하는 것이 결국 거대한 결과를 가져온다. 바로 지수함수와 같은 원리다. 당장의 성과에 급급해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에 옮기는 것. 그것이야말로 불확실한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다. 그리고 나에게 그 방법은 바로 독서와 글쓰기다. 꾸준히 책을 읽고,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그 과정이 내 삶에서 변하지 않는 법칙을 지키는 길이라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책의 한 부분에서는 저자가 강조하는 요점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이는 각자의 해석이 다를 수 있는 지점이며, 그런 이유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불변하는 세상에서도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


변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변하지 않는 세상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반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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