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지방에 초정행궁이라는 곳이 있다.
최근에는 ‘나는 솔로’에서
짝을 찾는 남녀가 일주일간 머물기도 한 곳으로 유명하다.
한옥 숙박체험시설이 있는데 아마도 그곳을 이용한 것 같다.
사실 이곳은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121일간 머무르며 요양하던 곳이라고 한다.
세종, 그리고 세조가 이곳에서 발생하는 약수로 눈병을 치료했다고 한다.
바로 옆에는 초정약수가 있다.
그 약수는 늘 떠가려는 사람으로 줄이 길다.
나 또한 줄 서서 15킬로가 넘는 생수통을 채운 적이 있다.
물론 그 물을 마셔보기도 했다.
이것은 놀라운 맛이다.
자연에서 이러한 기가 막힌 탄산수의 청량한 맛이 나오는 게 신비롭다.
알아보니 미국 FDA에서 검증받은 세계적인 3대 광천수로 유명한 곳이었다.
한 번은 웹소설 에피소드를 이 초정행궁을 무대로 작성했다.
계획에 없던 에피소드인데 쓰다 보니 5천 자를 채워버렸다.
주인공이 행궁에 일찍 도착해 버려서 여유시간이 생겨서 약수터 앞으로 간다.
그곳에서 할머니와 아주머니의 충청도 사투리로 대화를 이어가는 내용이다.
사투리를 글자로 처음 표현해 봤다.
쉽지 않다.
충청도 사투리는
그저 뭐 했어유. 그랬어유.
이렇게만 하면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써냈는데,
나중에 퇴고하면서 보니
이게 영 전라도 말인지, 경상도 말인지 모르겠다.
그냥 정체 모를 외계어 같기도 하다.
올해 제주도에 가기 전에 읽은 ‘순이삼춘’이라는 소설책이 생각난다.
그 소설에서 현기영 작가는 제주도 사투리를 아주 기가 막히게 써놓았다.
사람들의 모든 대화가 제주도의 말이다.
과장해서 얘기하면 마치 내가 제주도에 있는 기분이다.
충청도에 거주한 지 생각보다 오래되었는데,
아직 충청도 사투리를 잘 모르는 것 보면,
어디 가서 충청도 사람이라고 얘기하기가 좀 그럴듯싶다.
찾아보니 충청도 사투리 관련 책도 있던데
찾아봐야 하나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