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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소유 Dec 19. 2024

골프

한때 골프 연습장에 등록해서 정말 열심히 연습을 했다.


골프의 경력을 얘기하는 구력은 8년은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중간에 쉬었던 기간을 제외하고 보면

열심히 연습한 기간은 3년이 될까 싶다.


아직도 필드를 못 나가봤다.

나가기에는 실력이 형편없다.


그저 실내연습장에 연습을 하거나,

가끔씩 지인들과 스크린골프를 즐긴다.


올해는 연습장도 거의 안 갔다.

그러다가 문득 형편없는 내 실력에 실망해서

연습장에 등록했다.


한 다섯 번 갔나.

내 몸에 맞는 타법을 깨달았다 싶더니,

다시 무너졌다.


이상하게 볼의 상단을 때리고 있어서

무릎을 구부렸더니 땅을 때리고 있다.


손목에 힘이 풀리는 것 같아서

손목에 힘을 유지했더니 볼이 왼쪽으로 날아가서,

볼 위치를 움직였더니 볼 상단을 때리고 있다.


너무 팔의 회전으로만 치는 습관을 고치려고

몸 전체의 회전을 줬더니 볼이 멀리 못 날아간다.


다른 사람들은 다들 잘 날리는데,

그렇지 못한 내 모습이 실망스럽기만 하다.


레슨도 무려 큰돈을 들여서 두 번이나 받았었다.

아쉽게도 두 번의 선생님은 나와 안 맞았다.

이쯤 되면 골프가 나랑 안 맞는가 싶은 생각도 든다.


독서와 글쓰기도 그런 것 같다.

누구나 익숙하지 않다.


인간은 동물이다.

그 어떤 동물도 읽고, 쓰는 행위를 하지 않으니

인간만 하고 있는 참 어려운 일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책을 읽으려니 고르는 게 우선 망설여지고,

기껏 골라냈더니 한 페이지를 넘기기 힘들다.

마음 같아서는 빨리 한 권을 읽고 싶다.

남들은 척척 읽어내고 요약하는 것 같아서,

스스로가 위축된다.


결국 에라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스마트폰을 켜서

자극적인 영상, 가십거리를 찾게 된다.


그러나 독서 근육에 힘을 줘서

한 페이지만 읽자,

두 페이지,

오늘은 열 장,

삼십 장.

이렇게 나아가면

어느새 독서를 즐기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글쓰기는 더 어렵다.

그러나 역시나

한 글자, 한 글자

단어에서 문장으로,

문장에서 단락으로,

타이핑을 하며 생각을 글로 정리하면

어느새 글자 수가

10자,

100자,

1000자가 넘어가버리게 된다.


골프가 아무리 안 맞는다고,

그냥 포기하기는 싫다.

나의 속도로 천천히 볼을 때려야겠다는 생각이다.

어디 가서 구력은 절대 말하지 않는다.

그냥 초보자라고 하면 된다.


난 독서와 글쓰기에도 여전히 서툴다고 생각한다.

그저 천천히 읽어내고

천천히 써나가고 있을 뿐이다.

마치 장거리 달리기를 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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