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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해주 Mar 24. 2021

나는 사회성이 없는 게 아닙니다.

"너는 사회성이 없어"

다른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한다면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길 바란다.

자신이 바라는 '사회성'이란 대체 무엇인지 말이다.


성인이 되어서 집단 생활을 한다는 이유로 너무나 획일적인 모습을 강조하거나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우리 사회에 가득 들어찬 편견들 어드메에, '사회 생활을 하는 어른'이라면 이러해야 한다는 것도 포함되어있다고 말이다. 


자신이 어느정도 위계 우위에 있다고 해서 아랫 사람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쉬자'라고 말하는 것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자신은 쉬는 것일 수 있지만 상대방은 쉬는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은 지금 그 행동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지만 상대방은 당장 여유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혼자 하고싶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차를 마시는 일도, 담배를 피우는 일도 자신한테 즐거우니 남도 즐거울거란 자기중심적 생각을 버려야 한다.


상대방의 시간과 여유, 계획을 무시하고 손쉽게 내뱉는 가벼움

그것은 상대가 그 사람 나름의 맥락과 생각이 있을 수 있음을 무시하는 가벼움이다.

배려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적 없는 폭력적인 습관일 뿐, 그것을 사회성으로 보기좋게 담아내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내가 무섭다. 

내 위치가 너무나 당연해서,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행동할까봐 말이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에 대한 상상력을 져버리지 않길 바란다. 


나는 문을 벌컥 여는 것이 아닌 노크를 먼저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상대방의 의사를 아예 물어보지도 않고 밀어붙이는 안일함이 싫다. 

예민하다고, 사회성이 없다고 손가락질을 받을 지언정 나는 상대방에게 묻고 싶다.


우리 사회는 불편하다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사회성을 끊임없이 점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나는 내 사회성에 대해 반문하고 싶지 않다. 

내가 바라는 사회성은 상대를 동등한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나와 같은 사람이라면 저 사람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까먹을리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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