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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매 Jun 01. 2020

나는 당신보다 모르고 있다

1. 직장에서 남들과 부딪힐 때 외워보는 마법 같은 주문


출근길에는 한숨부터 나오고, 퇴근 후에는 지쳐 쓰러져 있었다. 일 자체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업무를 하며 여러 사람과 컨택하다 보니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나는 해결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금요일 저녁, 힘들었던 한주를 마치고 하소연을 하다가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았다.

"업무 논의를 하고 있는데, 말이 잘 안 통하더라고. 그쪽 부서 입장 위주로 이야기하고, 나는 잘 모른다는 듯이 이야기하는 것 같이 느껴졌어."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하다가 깨달았다. 나는 내가 상대방보다 옳고, 상대방은 대체로 틀렸으며 잘 알지 못한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렇다, 당시 나는 오만하게 생각했다.

내가 상대보다 잘 알고, 내가 더 옳기 때문에 상대의 말은 거슬렸다. 상사가 나에게 지시를 내릴 때, 상사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것은 잔소리가 된다. 하지만 상사가 나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것은 조언이 된다. 동료와 대화를 할 때, 내가 더 잘 안다고 생각하면 동료는 미덥지 않아 보이고, 나는 내 의견을 밀어붙이기 바쁘다. 하지만 내가 모르거나 틀렸을 수 있다고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대화다운 대화를 할 수 있다.


이후 나는 누군가와 부딪혀야 할 때 스스로 한 가지 마음가짐을 세팅했다.


(적어도 어떤 부분에 있어서)
나는 당신보다 모르고 있다.

이 방법은 업무를 함에 있어서 뿐 아니라, 평상시에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도움이 되었다.



1. 상대의 말을 경청하게 된다.

내가 모르고 있다는 마음가짐은 내가 틀렸을 가능성을 언제나 열어두게 하였다. 그래서 우선 상대의 말을 들었고, 상대가 주장을 다소 강하게 밀어붙이더라도 함께 흥분해서 언성을 높이기보다는 '저 사람이 알고 보면 나보다 잘 알 수 도 있으니, 우선은 끝까지 들어보자'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상대의 의견이 실제로 틀린 쪽에 가까울 때에도 중간에 끊지 않고 끝까지 경청한 후에야 '이러한 부분은 다르게 생각하는데 어떠시냐'라고 물을 수 있다. 다 듣지 않고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것과 다 들은 후에 포인트를 집어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2. 차분하게 나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이전에 업무를 하면서 내 의견에 확신에 찬 나머지 다소 무례하게 들릴 수 있을 법한 말을 한 적이 있다. 결론적으로는 상대방의 의견이 옳았는데, 나는 아직도 그 당시에 조금 더 차분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틀렸을 거라는 생각을 배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말이 나왔던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틀렸을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상대를 밀어붙이거나 감정적으로 언성을 높이지는 않게 된다. 즉, 상대방을 감정적으로 대할 수 있는 위험과 그로 인해 관계가 어긋날 수 있는 위험을 막아준다.


3. 겸손한 태도로 임하게 된다.

직장뿐 아니라 실 생활에서도 이런 마음 가짐은 상대방의 결점보다는 배울 점을 찾을 수 있게 해 준다. 만약 단점이 10가지이고, 배울 점이 1가지인 사람을 대하더라도 그 배울 점 1가지를 내 것으로 흡수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배울 점이 없는 사람을 맞닥뜨리더라도 '적어도 나는 저렇게 행동하지는 말아야지'라는 교훈을 얻을 순 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진 뒤 나는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함으로써 용서받는 연습을 하고 있다.

예전에 업무 상 실수를 했을 때, 다른 부서 담당자가 화가 난 말투로 내게 연락을 했다. 나도 바쁘고 정신없어서 그랬다지만 변명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상대에게 "제가 급하게 처리하다 보니 그 부분은 놓쳤습니다, 제 실수입니다,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잘 챙기겠습니다." 따지는 어투로 말을 걸던 상대도 "네, 그럴 수 도 있죠. 알겠습니다."라고 하며 더 이상 그 일을 언급하지 않았다.

반대로 내가 맞고 상대가 틀린 경우에도, 나도 틀릴 수 있는데 혹은 나도 틀릴 때가 있는데 이 사람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며 포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결코 호구가 되자는 건 아니다. 대체로 돌아봤을 때 반은 내가 맞고 반은 내가 틀렸으며, 이런 겸손한 마음 가짐은 내가 맞거나 틀리거나 모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온다. 나와 상대를 위한 마법의 주문인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당신보다 모르고 있다"는 마음 가짐의 힘을 믿는다.



- 만족스러운 삶을 위한 1번째 글(이 글은 노란색 키워드와 관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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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표지): Readers dig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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