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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매 Jun 14. 2020

언제나 본질을 기억할 것

초반 기획의도를 제대로 담아낸 나 혼자 산다 혼밤 라이프 편 리뷰


개인적으로는 혼자 밥을 먹을 때는 ‘나 혼자 산다’를 즐겨본다. 가볍게 보기 좋고 무엇보다도 혼자 사는 사람들이 나와서 사는 모습이 나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오는 공감이 혼밥의 쓸쓸함을 덜어주었던 것 같은데, 요새는 재미있긴 한데, 혼자 사는 라이프의 공감 포인트를 찾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이쯤에서 나 혼자 산다의 기획 의도를 살펴보자.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싱글족 세태를 풍자하여,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VJ 카메라 형식으로 담은 관찰 예능 프로그램


초반에는 출연자들이 혼자 뷔페를 가서 혼밥 하는 모습이나, 혼자 집에서 요리를 해 먹고 혼술을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물론 프로그램의 다양한 재미를 위해 기획 의도에 벗어나는 부분도 어느 정도는 허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늘 비슷한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가끔씩 시청자들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기획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출연자들끼리 박나래의 고향을 찾아갔던 여름 나래 학교나, 다니엘 헤니를 만나러  LA를 찾아가 투어 하는 LA 편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렇지만 언제나 이러한 특집은 말 그대로 특집일 뿐이기에, 때때로 기획 의도와 프로그램의 취지를 짚어주는 것 필요하다. 그리고 얼마 전 방영되었던 348회에서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해당 편에서는 손담비, 성훈, 유노윤호, 박나래 각 네 사람의 혼자 보내는 밤을 보여주었다. ‘이 프로그램이 다시 초기로 돌아가나?’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의 밤은 다소 쓸쓸하지만 각자의 소소한 즐거움이 있고, 공허하고 외롭지만 결코 절망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우리만 외로운 게 아니라 많은 것을 가진 것 같은 저 사람들의 혼밤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면에서 위안이 되기도 않다.



바로 전 편에서는 박나래의 집이나 소비를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번 편을 통해 아래와 같은 반응들도 나왔다.

‘저 사람 그냥 한 순간에 성공한 게 아니었지, 지금도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코미디 빅리그에서 분장을 하고 희극인으로 살고 있지. 그리고 그 무대 뒤에서는 고생도 하고 공허할 수 있겠구나.’

현대를 살아가며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법한 포인트를 통해 연대를 이끌어냈다.



이 프로그램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진솔한 라이프로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점점 연예인들의 이미지를 위해 연출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거나, 출연자들의 친목도모 위주로 구성되는 회차가 많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의견을 반영해 이번에는 혼자 사는 이들의 진솔한 모습을 기획한 듯하다. 그런 의도였다면 가히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번 편은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는 평을 받았으며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그리고 나는 이번 편을 보며 본질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깨닫는다.



본질이란 그것이 그것으로서 있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본질을 기억하는 것은 중요하다. 가끔 방향성을 잃거나 새로운 시도를 하더라도, 본질을 잃지 않을 때 오롯이 그 자체로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본질에 충실한 것들이 좋다.


재미있고 유익한, 기획의도에 충실한 콘텐츠

음식이 정말 맛있는 식당

발이 편하고 디자인이 예쁜 운동화


물론 본질에 충실했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성공한 어떤 것들은 기본적으로 본질에 충실하다.

그러므로 나 또한 어떠한 일을 하기 전에는, 그것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꽤나 길게 가진다.

그리고 중간에 방향을 잃지는 않았는지 점검해보고, 틀어졌다면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나 혼자 산다’는 중간에 방향을 잃다가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 프로그램이 때로는 혼자 때로는 같이하며, 가끔은 외로워도 잘 살아가는 싱글라이프를 보여주며 금요일 밤의 즐거움을 더해주기를 바란다.



이미지 출처

1. 표지 rabbisacks.org

2. MBC 나 혼자 산다 348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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