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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매 May 05. 2020

삶에서 느끼는 장르의 전환


영화 '기생충'을 보다가, 초반에는 한없이 코믹스럽다가 어느 순간 스릴러로 전환되는 순간이 있다.

이후에는 이 영화가 같은 영화가 맞는가를 생각할 정도로 새로운 장르로 바뀌는 느낌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어떤 드라마를 보면서 혹은 어떤 음악을 들으면서 이러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내 삶에서도 많은 순간 장르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나는 수능을 망쳤다고 생각했다. 아니, 망쳤다.

수험생 시절,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었지만 수능 당일에는 국어영역 듣기가 안 들릴 정도로 긴장을 했었다.

이후에도 한동안 우울한 삶이 이어졌고, 나는 당시 나의 삶은 비극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정말 좋아했던 치즈 케이크를 먹을 때도 스펀지를 먹는 기분이었고,

머리를 감다가도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던가,

하교 후에는 방에 틀어박혀 잠만 자곤 했다.


그러던 중 운좋게도 수시2차 합격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 때 세상이 다르게 보이면서 또 한번의 장르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다시 치즈 케이크가 맛있어졌다.



이후에도 내 인생에 크고 작은 장르의 변환이 있었다. 항상 슬플 수도 없으며, 항상 기쁠 수도 없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다.

늘 평탄한 삶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때 내 인생의 서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아주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까 싶어서.

기쁠 때 기뻐하고 슬플 때 슬퍼하면서 감정을 느끼되, 인생 끝난 것 처럼 굴지 않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기억하며, 겸허한 마음으로 살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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