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의 기술 / 개리 비숍> 북 리뷰
1월이 되면 의지에 불타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은 꾸준히 수행하여 습관이 되거나, 아니면 작심삼일에 그치기도 한다. 스스로를 '게으른 완벽주의자'로 생각해왔던 나는 후자가 더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게으른 완벽주의자'는 행동하지 않는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라는 생각을 한다.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리 머릿속으로 완벽한 계획이 있다고 해도, 결과적으로는 그저 '게으른 사람'이다.
이처럼 머릿속에 계획과 생각만 넘쳐나고, 막상 하려면 온갖 이유를 붙이며 행동하기를 주저하는 내게 필요한 책을 발견했다.
시작의 기술
저자는 '~할 것이다.'가 아닌 '~한다'는 단언으로 말해야 한다고 소개한다. 원서 제목은 "Unfuck yourself" 즉 "네 인생 좀 그만 망쳐"이다. 원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저자는 마냥 상냥하고 희망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야 됐고, 그냥 해!"라고 말해주는 책이다.
책은 크게 일곱 가지 단언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나는 의지가 있어
2. 나는 이기게 되어 있어
3. 나는 할 수 있어
4. 나는 불확실성을 환영해
5.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 나를 규정해
6. 나는 부단한 사람이야
7.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여
위 단언만 읽어보면, "뻔한 소리"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내용들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래서 나는 실천하고 있는가? 하면 그렇게 답할 수 없다. 내게 특히 와 닿았던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세상을 내가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내가 추구할 의지가 있는 것과 의지가 없는 것의 렌즈로 보기 시작하면 모든 게 훨씬 분명해진다.
마음속으로만 원하고 의지를 가지고 행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결과적으로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것 또한 결국 '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원하는지'가 아니라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는지'다.
이렇게 되면 스스로의 통제권을 가졌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나는 오늘 운동을 하기를 원하는가?' 보다는 '운동을 할 의지가 있는가?'로 생각해서 답이 YES라면 더 명확하게 와 닿고, 실천하게 된다. 그리고 의지가 생기지 않으면 진정 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한다. 정말 원한다면 의지가 생기고 행동하게 될 것이다.
감히 꿈을 꾸고, 감히 위험을 감수하라. 일상의 루틴을 흔들어라. 평소 같으면 하지 않을 일들을 하라. 당신의 인생이 깜짝 놀라 생기가 돌게 하라.
늘 가는 식당에 가고,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 늘 보는 콘텐츠만 보는 나에게 필요한 말이다. 물론 자기만의 일상 루틴이 있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루틴이라는 게 이유가 있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자극이나 경험을 통해 나를 깨우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면 어떨까.
예를 들면 늘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했다면,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해본다거나. 늘 정해진 사람 하고만 연락을 했다면, 오늘은 연락을 주고받은 지 오래된 지인에게 연락을 해본다거나.
매사가 당신 뜻대로 되기를 바라지 마라. 일어나는 대로 일어나기를 바라라. 그러면 모든 게 괜찮을 것이다.
이 책은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면 현재를 살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힘없이 삶에 순순히 항복하거나 목표 없이 헤매고 다니라는 말이 아니라,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하되 기대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래를 걱정하거나 과거를 부정하지 않고 현재를 살게 된다고. 계획에 대한 기대로부터 벗어나면 삶과 함께 춤을 출 수 있으며, 그저 계획을 실행한 다음에는, 일어나는 일에 대처하면 된다고.
나도 무언가를 시작할 때 기대에 들뜨다가도 "결과가 안 좋으면 어쩌지?" 걱정하며 시작조차 안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큰 기대하지 말고 우선 한 번 해보지 뭐, 결과는 그때 가서 생각해보고." 식의 아님 말고 마인드가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당신이 갖게 될 거라고 기대했던 삶이 아니라, 지금 당신이 가진 삶을 사랑하라.
의지가 없어 생각만 하고 변명하며 행동하지 않았던 나를 돌아보게 했다. 이 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보다는 오히려 그에 대한 마인드셋을 도와주는 책이다.
그래서 나는 뭔가 귀찮을 때 스스로에게 외친다.
그냥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