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수업'을 읽다가 성격이 급한 나를 되돌아보았다
나는 성격이 급한 편이다.
'잘되면 내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처럼, 나는 아빠를 보며 내가 성격 급한 것은 유전이라고 생각했다. (사실은 지금도..) 그 이유는 아빠의 이러한 특징 때문이다.
아빠는 걸음이 빠르다. 같이 걷다가도 늘 동행하는 사람보다 몇 미터는 앞서가 있다.
아빠는 운전하는 속도도 빠르고, 막히는 길을 극도로 싫어하신다.
아빠와 함께 외출을 하면, 나가기로 약속한 시간 전부터 재촉을 하신다. (옷 다 입고 소파에 앉아 기다리신다)
이러한 특성들을 보며, '아빠는 왜 이렇게 성격이 급하실까'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성인이 되고 나니, 정도만 차이가 있을 뿐 나도 굉장히 비슷하다.
물론, 성격이 급한 사람들만의 장점도 있긴 하다.
가령 이들은 대체로 시간 약속을 잘 지키고, 무언가를 미루기보다는 되도록 빠르게 처리하는 편이다.
다만 내가 생각했을 때 문제는 스스로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는 것이다.
얼마 전 패스트푸드점을 갔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내가 패스트푸드점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보다 '음식이 빨리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배달 포함 주문이 많이 밀렸는지 20분가량을 기다려서야 결국 주문한 햄버거를 받을 수 있었다. 나는 이 20분의 기다림의 시간은 내게 고통 그 자체였다. 맨 앞 테이블에 앉아서 직원들이 만드는 상황을 감시하듯 쳐다보고, 지금은 대기번호 몇 번이 나올 차례인지, 왜 늦어지는지 등을 생각하면서 짜증이 난 상태였다. 그리고 20분 만에 햄버거를 받고 나서도 같이 간 일행에게 왜 패스트푸드 점에서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투덜거렸다.
그리고는 문득 나의 이런 모습이 스스로 부끄러웠다. 내가 짜증을 낸다고 해서 음식이 빨리 나오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같은 20분을 기다려야 한다면 함께 간 일행과 대화를 하며 편하게 기다렸을 수도 있는데..
나는 괜히 기다리는 시간 동안 짜증이 나있었고, 같이 간 일행도 나 때문에 불편했을 것이며, 혹시나 홀에 있는 직원들이 내가 짜증 난 것을 알았다면(아마 알지 않았을까)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그리고 수전 제퍼스의 '자신감 수업'을 읽다가 이처럼 성격이 급한 나를 위한 조언을 얻었다.
순리에 따르자. 순리에 따르라는 말은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주든 의미를 창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절망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에 마음을 여는 것이다.
흐름에 맡겨라. 일상의 사소한 일을 연습해야 한다. 자동차의 계기판에 '순리에 따르자'라는 말을 써붙이면, 차가 밀려서 짜증이 난다면 자신이 순리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하게 될 것이다. 일단 자각하면 몸에 긴장을 풀고 그 시간에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즐기거나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를 느낄 수 있다.
- 수전 제퍼스 '자신감 수업' 중
어렵겠지만 이것을 해보려 한다.
책에서 말한 것처럼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이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는 게 맞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순리에 따르자', '흐름에 맡기자'는 생각으로 긴장을 풀고, 여유를 갖도록 하자. 서두르면 될 일도 그르칠 수 있다. 내가 성격이 급한 이유를 생각해 봤을 때, 나는 다소 결과 중심적이다. 얼마 전 어떤 강연자가 말한 것처럼 "실패와 성공은 모두 거기서 끝이 아닌 하나의 과정이다"를 기억해야겠다.
그러니 원하는 결과에만 몰두되어서 그 과정을 무시하거나 희생시키지 말자.
그리고 남 탓하지 말자.(아빠 미안!)
잊지 말자, 순리에 따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