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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매 Jan 01. 2022

새해 목표를 '그러려니'로 정했다.


새해가 되면 번호를 매기며 여러 가지 목표를 정하곤 했다. 

그렇지만 올해 목표는 심플하게, 한마디로 '그러려니'로 정했다.


그러니까 어제, 2021년 12월 31일에 전화로 사주풀이 상담을 받았다.

선생님이 가장 많이 해주신 말씀은 '그러려니' 하고 흘러가는 대로 두고 스트레스받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괜찮은'척' 하며 살지만, 타고나기를 예민하고 생각이 많은 성격이다.

사주나 심리검사를 하면 대부분 "옳고 그름이 분명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예전에는 이렇게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올곧은 사람이고, 누군가가 내 기준에서 옳지 못한 일을 하면 '대체 어떻게 저럴 수 있지?' 하며 판단했다. 이러한 성격 때문에 친구들에게 '소나무', '선비'라고 불리곤 했다. 이런 면은 어떤 면에서는 분명 장점이 맞다. 하지만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듯이, 나는 내 기준에서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들면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따지고 들었다. 


다시 사주상담으로 돌아와서, 너무 정확하고 예민하면 스스로가 피곤하니, 누군가가 실수해도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라고 하셨다. 물론 타고난 기질은 바꾸기 어렵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1월 1일 키보드를 두드리며 다짐해본다. 세상에는 무조건적으로 옳은 것은 없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누군가에게는 빨간색이 누군가에게는 녹색일 수 있다. 

'개인주의자 선언'이라는 책에서 읽었던 구절이 생각났다. 말을 하기 전에 다음과 같이 생각할 것.


그것이 참말인가, 필요한 말인가, 친절한 말인가


내 말이 참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필요한 말인지 생각해보고, 마지막으로 친절한 말인지 생각해보기.

새해에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타인에 대한 판단을 줄이고 웬만한 일에는 '그러려니' 하자. 사랑하는 사람들과 논쟁해서 이겨서 뭐가 좋겠나.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옳음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는 것일 텐데.


그리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나의 성격은, 이럴 때 써야지. 

누가 봐도 도덕적으로 악한 행동을 해서 누군가 피해를 크게 봤을 때, 강자가 약자를 괴롭힐 때. 이럴 때 목소리를 높이도록 평소에는 누군가를 판단하는 에너지를 아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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