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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매 Jan 16. 2022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말자

상황마다 중요한 것을 파악하기

나는 4년 정도 해외영업을 하면서 매출이나 이익률 향상을 최우선으로 일했다.

고객이 네고를 하는 등 우리의 이익이 깎인다는 생각이 들면 상당히 불편해하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물론 영업 담당자로서 이러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내가 이처럼 네고 요청을 받거나 우리의 잘못이 아닌 일로 발생한 금액에 대해 처리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관리자급 상사에게 의견을 구하면 십중팔구는 "협상해보고 안되면 고객의 요청에 따르자"라는 조언을 받았다. 그때마다 나는 '이거 우리 잘못이 아닌데 왜 그렇게 하지' 아니면 '정해진 요율이란 게 있는데 왜 이렇게까지 고객에게 맞춰야 하는 거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보다 경험이 많았던 관리자급 상사는 대체로 금액이 큰 건 수주를 위해 정해진 요율보다 낮춰서 견적을 제출하거나 우리의 잘못이 아님에도 문제 처리를 위한 비용을 지불하며 업무를 처리했다.

나는 그럴 때마다 계산기를 두드려대며 떨어지는 이익률을 생각하며 불편해했다.


그러다 내가 인사담당자가 되고 다른 회사의 서비스를 받는 고객 입장에서 미팅을 하게 됐다. 나는 이러한 서비스를 받는데 필요한 예산 품의를 마친 상황이었으나 상대방은 자신의 회사 내규에 따르는 요율이 정해져 있다는 입장이었다. 기존에 나와 컨택하던 담당자는 3년 차 미만의 실무자로 보였고 그와 함께 팀장급이 왔다.

한참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요율 이야기가 나왔고, 실무자가 내 앞에서 팀장에게 본인 회사 내규 요율보다 우리가 요청하는 요율이 낮음을 이야기했다. 나도 영업해본 입장에서 최대한 양사의 입장을 고려하고 싶지만, 이미 서비스에 대한 예산 품의가 끝난 상황이었다. (물론 이렇게 세부적인 이야기를

 하진 않았음에도)  팀장은 마치  상황을  이해한다는  실무자에게 '요청하시는 요율대로 진행하라' 했다.

사실 그 금액이 큰 차이는 아니었다. 이 상황에서 숫자에만 집중하고 조금의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실무자의 모습이 나의 예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이 모습이 결코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 옆에서 나의 입장을 고려해주고 결단력 있게 협상해주는 팀장의 모습을 보며, 이전 나의 상사들이 괜히 이런 판단을 한 게 아니었구나. 한 마디로 '이게 경력에서 나오는 일종의 노하우구나' 하고 느꼈다. 그리고 그 팀장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다른 협상 건에 대해서는 그 회사의 입장도 배려해서 업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미팅은 내게 두 가지 가르침을 주었다.

첫째, 상황을 이해하고 중요한 것을 파악하자. 그리고 신속하게 판단하고 결단하자.

나의 상황뿐 아니라 상대가 어떤 상황인지, 그 상황에서는 어떤 판단을 내리는 게 현명할지. 그리고 판단이 섰다면 신속하게 결단을 내리자.

둘째,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말자. 큰 그림을 보자. 당장 계산기 두드려서 나오는 숫자처럼 작은 것보다는 길게 봤을 때 상대에게 양보하고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더 나을 때도 있다. 항상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첫 번 째에서 말한 것처럼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이러한 판단 능력은 경험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토대로 새로 알게 된 것을 받아들이고 공부해야 한다.

그러니 중요한 것을 파악하고, 그 외 사소한 것에는 목숨 걸지 말고 현명하게 판단하자.



이미지출처 : https://trainingindustry.com/articles/sales/sales-iq-how-to-win-a-negotiation-in-a-rec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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