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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퇴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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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매 Oct 25. 2022

퇴사를 하고 알게 된 것


"남의 평판에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 없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 말이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 말이기도 하다.

이토록 평판에 신경 쓰지 말자고 스스로를 되뇌는 것은, 어쩌면 그만큼 평판에 신경 쓰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나는 사회생활을 하며 눈치도 많이 살피고, 타인의 평판에 민감했다. 물론 이것은 때로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눈치를 많이 보는 만큼 상황을 빠르게 캐치해서 대처하기도 하고, 타인의 피드백을 잘 받아들여서 반영하기도 했다. 문제는 정도가 지나치면 스스로가 피곤해진다.


나는 퇴사를 앞두고 더욱 눈치를 많이 보곤 했다. 내 뜻을 오해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대로 흘러가서 나를 안 좋게 생각하는 것을 견디기 어려웠다. 퇴사 과정에서 상사가 나의 어떤 부분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상사는 내가 그것을 눈치챌 수밖에 없게 행동했다. 나는 마무리는 좋게 하고 싶어서 상사에게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의도치 않게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 죄송했다고 말씀드렸다. 그럼에도 상사는 마지막까지 차가운 태도를 보였다. 물론 내가 오해한 것일 수도 있지만, 퇴사를 하고 회사를 나오면서 마음 한편이 찝찝했던 것은 상사의 태도 때문이었으리라. 그날 밤에도 마음 한편에는 "나를 따뜻하게 대해줄 순 없었나" 하는 서운함이 있었다.


하지만 동료에게 퇴사 선물로 받은 책 '잘 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라는 책의 구절이 내 생각을 바꿨다.


"내가 신경 쓰지 않으면 누구도 어떤 말로도 나를 평가할 수 없다. 내가 잘 살아가고 싶고 잘 살고자 한다면 몇몇이 만들어내는 소용없는 평판으로 난 무너지지 않는다. 내가 잘 살면 그것으로 복수 성공이다"


그렇다. 생각해보면 내가 어떻게 해도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은 지지해주고, 나를 안 좋게 여기는 사람은 어떻게 해도 안 좋게 생각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내가 잘못한 상황이 아니라면 신경 쓰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리고 퇴사를 하고 일주일 정도가 흘러보니 알겠다. 타인의 부정적인 피드백에 마음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고마웠던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기억만 남겨두는 게 나를 위한 길이라는 것을.

나와보니 나는 내 삶을 살기 바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 바쁘다. 돌이켜보면 퇴사를 할 때 나를 응원해주고, 축하해주었던 고마웠던 사람들이 훨씬 많다. 몇 안 되는 부정적인 경험으로 좋은 기억을 덮는 건 억울한 일이다.


내 다음 사회에서도, 부정적인 평판에 휘둘리지 말고 좋은 것에 집중하자.

그리고 이를 위해서 나의 세계를 직장이라는 작은 사회에 가두지 말고, 나의 경험과 세계를 더 넓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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