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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매 Oct 29. 2022

우리가 환승연애에 열광하는 이유

환승연애2 과몰입러의 리뷰


친구가 '환승연애2'라는 프로그램을 영업했다. 처음에는 경악했다. 프로그램 이름부터 시작해서, ' 연인과 함께 합숙하면서 새로운 사랑도 한다고..?'

난 그런 프로그램은 관심 없다고 했지만, 귀가 얇은 난 쉬는 날 호기심에 1화를 봤고 그날까지 나온 에피소드를 모두 몰아보며 '환승연애 과몰입러'가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20화를 다 보고 나니 이제 무엇을 봐야 할지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뿐만이 아니라 주변에는 환승연애 과몰입러들이 많았다. 이렇게 높은 화제성을 가진 환승연애에 우리가 열광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이 글은 말 그대로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임을 먼저 밝힌다.


첫째, 연애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함께하는 특수한 상황

'사랑'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다. 게다가 연애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수 있는 특수한 상황이다. 사랑을 끝낼 수도, 시작할 수도 있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으며 오로지 그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전 연인과 재회하는 것도, 전 연인과 다시 한번 이별하는 것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도 자유롭다.


둘째, 특수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출연자들의 극적인 감정과 리얼리즘

위에서 말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모든 사랑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에서 많은 출연자들은 전 연인이 그립기도 하다가, 새로운 사랑에 설레는 양가감정을 경험한다. 새로운 사람과 즐겁게 데이트를 하고 숙소에 오면 전 연인을 보고 다시 마음이 흔들리는 상황. 현실에서는 결코 흔치 않은 상황이기에 롤러코스터 타는 감정이 드러나고, 그 안에서 질투하고 싸우고 눈물 흘리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특히, 어떤 커플의 사랑싸움(?)은 그 어떤 드라마에서도 보지 못했던 다툼의 리얼리즘 그 자체였다.


셋째, 출연자들에게서 얻은 공감

개인적으로 가장 응원했던 출연자는 해은, 현규 그리고 나연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솔직했던 출연자가 아니었다 싶다. 나포함 많은 시청자들이 이들을 응원했다는 것만 봐도 사랑에 있어 '감정에 솔직하고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질투가 나면 질투가 난다고, 재회하고 싶으면 재회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냈던 출연자들에게 유독 공감이 많이 됐다.


누군가는 표현에 서툴고 상처받기 두려워 마음을 숨기기도 한다. 그리고 세상을 살면서 지나친 솔직함이 마이너스가 되는 순간도 있다. 나 또한 표현이 서툰 것을 성격 탓해본 적이 있고, 사랑에 있어 감정과 표현을 아낀 적도 있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감정에 지나치게 솔직한 것은 미숙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다 보고 나서 알게 되었다.


더 많이 사랑하고 감정에 충실하며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성숙한 사랑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사랑을 솔직하게 드러낸 용기 있는 출연자들이 멋져 보였고, 끝내 사랑을 쟁취한 것에 박수를 보냈다. 그렇지 않은 출연자들은 후회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원빈의 일기의 구절 '이곳에서가 내 전부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상처받지 않는다'처럼, 출연자들이 방송을 통해 상처받기보다는 더 성장했기를 응원하는 마음이다.

나 역시 때로는 지수였고, 원빈이었으며 해은이었고 규민이었을 것이다. 프로그램 덕분에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며 성장한 기분이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고,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하고,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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